생각을 쓰는 시험, 프랑스 바칼로레아

2016.08.03 09:3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요약] 나폴레옹 때 만들어져 무려 200년 간 전통을 유지해온 프랑스판 수능바칼로레아(Baccalauréat, Bac). 시험문제 자체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 시험이 끝난 후 각 언론매체나 사회단체들은 유명인사와 일반 시민들을 모아놓고 각종 토론회를 열 정도로 국민적 관심사가 되기도 합니다. 생각을 쓰는 시험 바칼로레아에 대해 알아봅니다.

 

대학 진학을 위해 봐야하는 시험, 수능수능에 대해 여러분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고 혹은, 주입식 교육의 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수능에 대한 각기 다른 주장이 나올 때면 어김없이 거론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 수능 바칼로레아입니다.

 

 

#바칼로레아(Baccalauréat)

 

바칼로레아 역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치러지는 시험입니다. 다만, 한국의 수능과 다른 점은 복잡한 지문이 없고 짧은 한 문장으로 된 철학 시험이라는 점입니다. 철학 문제는 주로 그 시대의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문제를 보면 역사를 알 수 있는 셈입니다. 1989년 중국 천안문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는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가?’라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2006년 이민자 폭동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특정한 문화의 가치를 보편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정치인 탈세와 온갖 비리가 부각되었던 2013년에는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고도 도덕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위의 문제들은 그 해 바칼로레아에 제시된 질문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 철학 문제가 하나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질문은 총 세 개가 제시되고 수험생은 그중 하나를 골라 4시간 동안 답을 작성합니다. 철학 과목을 포함한 15개 과목 모두 주관식 논술로 객관식은 하나도 없습니다. 바칼로레아는 단 하루에 끝나는 수능과 달리 일주일간 진행되며 20점 만점에 10점 이상이면 시험에 통화하게 됩니다. 통과한 학생들은 점수에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국공립대학에 입할 할 수 있습니다. 10점 이상 합격자는 수험생의 80%이상, 응시자 다섯 명 중 네 명이 합격한다고 합니다.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은 어떻게 될까요? 그들에게는 재시험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못하는 학생을 가려내고 탈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학생을 합격시켜 더 많은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칼로레아의 목적인 겁니다.

 

바칼로레아가 있는 날 풍경은 수능 날 모습과 매우 다릅니다. 수능을 치는 친구 혹은 자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학교 앞에 서있는 것과 달리 프랑스 국민들은 시험이 끝난 후 철학 문제가 공개되기만을 기다립니다. 철학 문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기 위해서 말이죠. 정치인들은 TV에 출연해 바칼로레아 문제에 대한 본인의 답안을 발표하기도 하며. 학자와 시민들은 빈 강당에 모여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자발적으로 시험을 치르는 것이죠. 그렇게 매년 프랑스 국민들은 문제에 대한 을 함께 생각하며 찾고 있습니다.

 


바칼로레아의 문제, 한 번 생각해보세요.

 

아래는 바칼로레아 문제로 알려진 질문들입니다. 몇 개를 골라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생각해보시는건 어떠세요?

 

*1장 인간(Human)

Q1-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Q2-꿈은 필요한가?

Q3-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Q4-지금의 나는 내 과거의 총합인가?

Q5-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Q6-사랑이 의무일 수 있는가?

Q7-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Q8-타인을 존경한다는 것은 일체의 열정을 배제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Q9-죽음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 의미를 박탈해 가는가?

Q10-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Q11-행복은 인간에게 도달 불가능한 것인가?


*2장 인문학(Humanities)

Q1-우리가 하고 있는 말에는 우리 자신이 의식하고 있는 것만이 담기는가?

Q2-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Q3-철학자는 과학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Q4-역사가는 객관적일 수 있는가?

Q5-역사학자가 기억력만 의존해도 좋은가?

Q6-역사는 인간에게 오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에 의해 오는 것인가?

Q7-감각을 믿을 수 있는가?

Q8-재화만이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Q9-인문학은 인간을 예견 가능한 존재로 파악하는가?

Q10-인류가 한 가지 언어만을 말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3장 예술(Arts)

Q1-예술 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운가?

Q2-예술없이 아름다움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가?

Q3-예술 작품의 복재는 그 작품에 해를 끼치는 일인가?

Q4-예술 작품은 모두 인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가?

Q5-예술이 인간과 현실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4장 과학(Sciences)

Q1-생물학적 지식은 일체의 유기체를 기계로만 여기기를 요구하는가?

Q2-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Q3-계산, 그것은 사유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Q4-무의식에 대한 과학은 가능한가?

Q5-오류는 진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Q6-이론의 가치는 실제적 효용가치에 따라 가늠되는가?

Q7-과학의 용도는 어디에 있는가?

Q8-현실이 수학적 법칙에 따른다고 할 수 있는가?

Q9-기술이 인간조건을 바꿀 수 있는가?

Q10-지식은 종교적인 것이든 비종교적인 것이든 일체의 믿음을 배제하는가?

Q11-자연을 모델로 삼는 것이 어느 분야에서 가장 적합한가?


*5장 정치와 권리(Politics&Rights)

Q1-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Q2-자유는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 획득해야 하는 것인가?

Q3-법에 복종하지 않는 행동도 이성적인 행동일 수 있을까?

Q4-여론이 정권을 이끌 수 있는가?

Q5-의무를 다하지 않고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가?

Q6-노동은 욕구 충족의 수단에 불구한가?

Q7- 정의의 요구와 자유의 요구는 구별될 수 있는가?

Q8-노동은 도덕적 가치를 지니는가?

Q9-자유를 두려워해야 하나?

Q10-유토피아는 한낱 꿈일 뿐인가?

Q11-국가는 개인의 적인가?

Q12-어디에서 정신의 자유를 알아차릴 수 있나?

Q13-권력 남용은 불가피한 것인가?

Q14-다름은 곧 불평등을 의미하는 것인가?

Q15-노동은 종속적일 따름인가?

Q16-평화와 불의가 함께 갈 수 있나?


*6장 윤리(Ethics)

Q1-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반드시 자신의 욕망과 싸운다는 것을 뜻하는가?

Q2-우리는 좋다고 하는 것만을 바라는가?

Q3-의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Q4-무엇을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하는가?

Q5-일시적이고 순간적인 것에도 가치가 존재하는가?

Q6-무엇이 내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 지를 말해 주는가?

Q7-우리는 정념을 찬양할 수 있는가?

Q8-종교적 믿음을 가지는 것은 이성을 포기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Q9-정열은 우리의 의무 이행을 방해하는가?

Q10-진실에 저항할 수 있는가?

Q11-진리가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 진리 대신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환상을 좇아도 좋은가?

 



[참고 기사]

국민일보, “프랑스 부럽다” 정답 쓰는 한국 수능, 생각 쓰는 바칼로레아, 2014.11.10.

탑스타뉴스, 비정상회담이 던진 사교육 문제점과 바칼로레아 질문 64가지, 201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