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21. 11: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요약]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이 배터리 결함으로 전량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기업입장에서 쉽지 않은 리콜 결정, 그러나 어떤 리콜이냐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뒤바뀌기도 합니다. 전화위복에 성공한 리콜사례와 소 잃고 외양간 고친 리콜사례를 소개합니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10개국에서 판매한 갤럭시 노트 7 250만 대 전량을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기로 했습니다. 100만 대 중 24개꼴로 불량 배터리가 확인됐으니 불량률은 0.0024%. 그 대가가 혹독합니다. 매출 기준 250만 대 교환 비용이 2조5000억 원, 유통 마진 등을 고려한 실제 리콜 비용은 1조∼1조5000억 원 수준으로 짐작됩니다.
기업 입장에서 선택하기 쉽지 않은 ‘리콜’, 해외기업의 리콜사례를 소개합니다.
#적극적 리콜로 '전화위복'에 성공한 존슨앤드존슨
리콜이 기업에 악영향만을 남긴다고 바라보는 것은 지나치게 편향적인 시선입니다. 유수의 기업들은 적극적인 리콜을 통해 회사 운명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미국의 다국적 기업 존슨앤드존슨입니다.
▲존슨앤드존슨
지난 1982년 미국 시카고 지역에서 존슨앤드존슨이 생산하는 타이레놀을 복용한 7명의 시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조사 결과 사망자가 복용한 타이레놀에 청산가리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시카고 지역에 판매된 제품에 대한 리콜명령을 내렸습니다.
궁지에 몰린 존슨앤드존슨 경영진은 리콜 대응팀을 구성해 '미국 내 모든 제품 수거'라는 극단조치를 내렸습니다.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복용하지 말라'는 소비자 경보까지 발령했습니다. 또 존슨앤드존슨은 모든 약품의 제조과정을 공개하고 약 2억4000만 달러를 들여 출시한 제품 전량을 회수해 폐기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추후 이 사건은 외부인이 타이레놀에 고의로 청산가리를 투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의혹에서 벗어난 존슨앤드존슨은 리콜이라는 강수를 둔 탓에 투명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게 됐습니다. 존슨앤드존슨 리콜 사건이 성공적인 리콜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이유도 초기에 발 빠른 대응을 했기 때문입니다.
또 기업 입장이 아닌 소비자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본 점 역시 성곡적인 리콜사례로 만든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車 업계
일본 자동차 업체 미쓰비시는 지난 2002년 과오를 범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주행 중이던 미쓰비시 트럭 바퀴가 빠져나가면서 길을 지나던 29세 여성이 타이어에 치여 숨지고, 두 아들이 크게 다친 것입니다. 미쓰비시는 자체 조사를 벌여 트럭 바퀴 축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습니다. 리콜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미쓰비시 자동차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미쓰비시 트럭의 구조적인 문제 가능성을 제기했고 결국 은폐 사실이 드러나, 12만대의 버스·트럭에 대한 리콜을 선언했습니다. 일본 4위 자동차업체였던 미쓰비시는 이 사건 이후 좀처럼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콜 자체보다 차량 결함을 은폐하려 했던 것이 결정적인 치명타로 작용한 탓입니다.
미국의 자동차 업체 포드 역시 1972년 '핀토' 모델의 결함을 알고도 리콜을 거부해 기업이미지 추락을 자초한 적이 있습니다. 한 번의 쓰디쓴 경험을 맛 본 포드는 지난 2000년 파이어스톤 타이어 펑크 관련 리콜 당시에는 빌 포드 회장이 직접 TV광고에 출연하는 등 신속한 대응으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리콜 결정한 삼성전자, 어떻게 평가될까?
미국 최대 경제매거진 ‘포춘’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리콜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놔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기관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공식 리콜을 발령한 직후 제기됐습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은 16일(현지시간) 게재한 기사에서 “비평가들은 틀렸다. 삼성은 갤럭시 노트7 리콜을 잘 처리했다(Critics are wrong: Samsung handled Galaxy Note 7 recall just fine)”라고 평가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삼성이 리콜 처리를 매끄럽게 하지 못했다는 지적들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체적으로 삼성전자는 매우 주의 깊게 이 위기를 처리해왔으며, 감히 말하자면 소비자들의 마음먹기에 따라서 갤럭시 노트7으로 인한 상해의 위험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한 달 정도 지나면 리콜을 처리하면서 삼성의 평판에 입은 손상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포춘은 “이번 리콜이 삼성전자에 주는 문제는 수십억달러의 (금전적) 손해와 평판의 손실을 가져온 배터리의 문제였지, 리콜을 처리한 과정은 아니었다”라고 평했습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출처 : 삼성전자)
12일 美 IT전문 매체인 안드로이드폴리스에 따르면 4일부터 누리꾼 1만1760명을 대상으로 이번 리콜 사태가 삼성 브랜드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결과 39%가 ‘영향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36%는 ‘삼성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에 신뢰도가 오히려 더 높아졌다’고 응답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응답자의 75%는 삼성에 대한 인식이 오히려 개선됐거나 바뀌지 않았다고 답한 셈입니다.
반면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신뢰도가 다소 낮아졌다’는 비율은 13%, ‘신뢰도가 크게 낮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11%였습니다.
삼성전자의 ‘리콜’결정. 추후 판매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활용자료]
한국경제TV, 해외 리콜 사례 `GOOD & BAD` 2016.09.10.
국제신문, [도청도설] 리콜 승부수 2016.09.02
동아일보, 美 IT전문매체 ‘갤노트7 리콜 이후’ 온라인 투표 201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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