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나라의 책을 볼 수 있는 다문화 도서관 찾아가 보니

2011. 10. 7. 13:06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도 ‘다문화’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거주하며,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 사회’가 되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그들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구성원이라는 생각보다는 편견을 가지거나 낯설음을 느껴 거리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시선들 때문에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들은 스스로 움츠러들거나 마음을 열지 못하는 일이 많다고 해요. 그래서 그들도 우리와 같은 것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내 • 외국인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우리’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소통방식 중 하나로 ‘책’을 들 수 있습니다. 비록 언어는 다르더라도 책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나라가 다르더라도 같은 것을 느끼고 생각한다는 점을 알게 된다면 결국은 같은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겠죠?

서울시 동대문구에는 이런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다양한 문화와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 도서관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입니다. 작은 도서관이지만, 사랑과 정이 가득한 아름다운 도서관 <모두>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지구촌 12개 나라의 책세상이 펼쳐지는 곳




이곳 <모두>에는 국내 도서 1만 2천여 권과 네팔, 몽골, 러시아, 베트남, 일본, 중국 등 우리와 가까운 나라들의 국외도서 7천여 권. 무려
1만 9천여 권의 도서가 다문화가정의 아이들과 부모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와 어울려 하나되는 아이들, 책에서 꿈과 희망을 발견해 행복한 세상을 꿈꾸게 한다는 목적으로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은 ‘푸른시민연대’라는 시민 단체에서 설립하고 ‘STX’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많은 기업과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다양한 문화가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도서관에는 국내 도서들 사이에 여러 국가의 언어로 된 책들도 많이 보입니다. 다문화 가정의 경우 엄마가 외국인인 경우가 많은데요. 엄마와 아이가 함께 도서관에 방문해 엄마 나라의 말과 글도 접해볼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
 






또한 평소 언어의 장벽을 가진 부모들이 이곳에서 함께 어울려 내국인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지며 서로의 차이를 털어내며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도 하면서 한국문화를 배우기도 하고, 내국인 부모들 역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워 나갈 수 있는 사랑방과 같은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나누는 사랑의 책 바자회

지난 10월 4일 도서관을 방문했던 이날은 마침 ‘책 바자회’를 하는 날이었어요. 도서관 밖에서부터 부모들과 아이들이 책 구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맘에 드는 책을 고르면 정해진 금액 없이 기부하듯 모금함에 책값을 내는 책 바자회였는데요. 어린이 도서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들도 많아서 주변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답니다. 

오늘만큼은 조용한 도서관이 아닌 즐거운 놀이터로 변한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니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리면서 마치 책 시장에 온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아이들을 위해 풍선을 불어 모자를 만들어주기도 하면서 엄마와 아이들 모두 정말 즐거운 시간이 됐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바자회는 도서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행사라고 하는데요. 이곳에서 바자회 진행에 구슬땀을 흘리던 ‘모두지기’ 성지연 씨는 “도서관의 규모는 작지만 도서관 안에는 워낙 많은 책들이 있어서 이런 바자회를 통해 사람들에게 책을 나눠주고 있다”고 합니다. 

4시부터 시작 된 바자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요. 도서관 앞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솜사탕도 만들며 마치 축제를 즐기는 듯 온 거리가 흥겨운 마당으로 변해있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함께 즐겨나가는 도서관

모두지기 성지연 씨는 “이곳 ‘모두’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이 소통하고 함께하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른나라의 전통의상도 체험하고, 전래놀이도 하고, 먹거리도 체험하며 다문화에 대해 알아가는 ‘다국의 날’과 다문화 축제 등 내,외국인이 하나가 되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한국어 교육 등 모두가 함께 소통해 나갈 수 있는 즐거움을 주고 있답니다. 




다문화 가정의 경우에는 언어의 장벽과 내국인들과의 만남의 기회가 그리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겠죠? 

그리고 도서관에 방문하는 모든 이들은 이곳 모두지기들과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게 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런 바자회나 여러 이벤트의 도우미를 자처하기도 하고, 함께 준비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찾아오는 도서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에서는 이렇게 책을 통해 모두가 행복하고, 하나되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함께 문화를 공유하고 세상과 소통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매개체 중 하나가 책에도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책의 힘을 느낄 수 있지 않으세요?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익히고, 좋은 도서를 이웃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모두>에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렇게 책으로 따뜻해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도서관이 우리 주변에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 이용안내

문 여는 시간 – 월~금요일: 아침 10시 ~ 저녁 6시(주말은 4시까지)
쉬는 날 – 법정공휴일
홈페이지www.modoobook.org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