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27. 18:42ㆍ수업 현장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11월 20일 사서교사 53명을 대상으로 <2018 사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연수>를 진행했다. 이 연수는 기존 학교 중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서 다양한 교육 주체로의 확장을 목적으로 열렸다. |
편집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11월 20일 실시한 전국 사서교사 대상 <2018 사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연수>는 학교 중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서 보다 다양한 교육 주체로의 확장을 도모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해당 연수에는 53명의 사서교사가 참여했으며, 주민정 구산중 윤리교사와 이연희 청평중 사서교사의 강의를 중심으로 다양한 뉴스 리터러시의 수업 사례와 미디어교육의 필요성 등을 소개했다.
아이들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첫 강의를 맡은 주민정 구산중학교 윤리교사는 ‘학생 활동’ 중심 교육을 강조하면서 네임텐트 활용 수업을 소개했다. 네임텐트는 종이를 세모꼴로 접고, 종이 위에 ‘나’를 설명하는 글을 쓰는 활동이다.
< 네임텐트 만들기 > 1. 윗부분은 조금 접고 나머지는 3등분하여 같은 방향(안쪽)으로 접기 2. 맨 앞면에 형용사로 자기 이름 완성하기 예) ‘행복한 삶’을 꿈꾸는 주민정 |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은 주 교사의 권유에 따라 다 함께 네임텐트를 만들고,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를 채워 넣었다. 그다음 모두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책, 미래에 갖고 싶은 직업 세 가지, 취미, 오늘 연수에 참여한 이유와 동기 등 미리 제시된 질문에 대한 답을 적고, 발표했다. 네임텐트 활용 수업은 오로지 학생의 참여와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주 교사는 “오늘의 체험을 수업에 적용해 보기를 바란다”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할 때는 생각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연습이 선행되어야 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진다면, 교사중심의 수업보다 더욱 풍성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어서 뉴스 리터러시 수업의 실제 교육 사례도 소개했다. 주 교사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뉴스 리터러시 교육에서는 먼저 뉴스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학습자들이 큰 틀에서 ‘뉴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영화, 드라마, 앵커 브리핑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올바른 뉴스의 방향은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할 수 있다.
‘왜?’를 가르치는 것 중요
무작정 뉴스를 보라고 하는 것과 뉴스를 왜 봐야 하는지 설명하고 보게 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아이들은 실천력이 강하기 때문에 ‘왜?’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의 주도로 수업을 진행하기보다 학생의 동기를 자극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민이 꼭 봐야 할 기사 찾기’ 활동을 통해 ‘왜 선택한 기사를 봐야 하는가?’ 생각해보고 다양한 질문과 대답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단 하나의 기사에서도 깊이 있는 생각을 나눌 수 있게 된다. 주 교사는 이러한 간단한 활동 속에서도 “분석, 이해, 재해석을 통해 뉴스 리터러시 역량을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뉴스 리터러시 활용 수업의 실제’를 주제로 강의한 주민정 구산중학교 윤리교사
뉴스 리터러시 교육은 뉴스를 그냥 보고 믿는 것이 아닌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다. 때문에 단순한 기사 읽기에서 벗어나 학습자가 뉴스를 다양하고 깊이 있게 해석하며, 재생산해 내는 능력을 ‘스스로’ 키워나가는 것에 방점을 둔다.
아이들은 세상의 이야기가 어떻게 뉴스가 되는지 깨닫고, 그 정보를 나누면서 뉴스 교육이 왜 중요한지, 저널리즘이 왜 중요한지를 스스로 알게 된다. “왜 뉴스 교육이 중요한지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뉴스의 필요성을 깨닫고, 세상을 바꾸려는 실천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주 교사의 말처럼 뉴스 리터러시 교육에 다양한 학습 방법을 활용하는 것보다 그 의미를 먼저 교육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주 교사는 마지막으로 ForME와 e-NIE, 원격 연수 등 뉴스 리터러시 수업 구성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사이트를 참가자들과 공유하며 강의를 마쳤다.
개정 교육과정 속 미디어 리터러시
두 번째 강의는 이연희 청평중학교 사서교사가 ‘학교 도서관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제로 진행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들어서면서 정보 환경과 교수학습이 변해가고 있다. 이 교사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 속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부분이 다양한 정보원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도서관 교육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의 정보와 지식을 처리·활용하면서 지식정보처리 역량을, 이러한 정보를 융합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창의적 사고 역량을, 이를 바탕으로 의사소통하고 협동하면서 공동체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매체를 통한 지식정보처리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를 활용한 재생산을 포함한 모든 과정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미디어 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이루었다. 이에 따라 가짜 뉴스, 사이버 폭력 등의 문제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어, 미디어교육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중 정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다. 이 교사는 해외의 사서교사들과 교류하며 알게 된 다양한 정보를 참가자들과 공유하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있어, 하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줄 기관이 필요하다. 또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 이를 교육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학교 도서관과 사서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4차 산업 시대를 대비하는 교육에서 주입식 교육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분석적·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창의적 인재 양성 교육이 필요하다. 때문에 사서교사는 자료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인쇄 및 온라인 자료의 독해 전략을 길러주는 수업 지원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 리더가 되어야 하고, 교수 협력자, 교사, 정보 전문가, 도서관 운영자가 되어야 한다. 학교 도서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있어, 사서교사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과연 사서교사는 학교 도서관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이 교사는 학교 도서관 교육의 근거 이론 두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구성주의적 관점이다. 이 관점에서 학생은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스스로 지식과 의미를 구성한다. 즉, 정보와 아이디어는 주관적으로 구성되며 한 가지 정답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때 교사는 학습자가 자신의 지식을 풍부히 쌓아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의미 있는 학습이다. 의미 있는 학습은 학습자가 새로운 정보를 주입식으로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해서 체계화하는 것이다. 즉,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에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교사는 의미 있는 학습을 위한 세 가지 조건으로 학습자의 선행 지식, 의미 있게 구성된 자료, 학습자의 의도를 제시했다. 여기에서 ‘지식’은 학년별 수준이 바탕이 되는 과정을 말하고 ‘자료’는 교과서나 학습지, ‘의도’는 교사의 교수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 교사는 “학교 도서관은 정보 활용 교육과 학습활동을 아우르는 이론적 도구를 개발하고 적용해야 하며, 사서교사는 교과교사와 함께 이러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도서관 교육 내용의 변화에 따라 정보 활용 능력과 학습은 따로 구분하여 생각하면 안 된다. 정보 활용에 대한 교육은 학습과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이어 그는 “매체 교육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매체는 정보 활용에 영향을 미친다. 정보 활용 능력을 가르친다는 것은 매체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이고, 이는 곧 미디어 리터러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정보 활용 모형을 활용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
미디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고민하는 교사도 많다. 이 교사는 “미디어가 정보를 담고 있는 수단과 매체라고 한다면, 그래프 하나, 책 하나, 사진, 쪽지, 글 그리고 인터넷 속 모든 정보를 미디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디어를 정의했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보다는 실질적으로 어떻게 꼭 필요한 미디어교육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학교 도서관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제로 강의한 이연희 청평중학교 사서교사
이 교사는 이것의 방안으로 마이크 아이젠버그 교수의 Big6 정보활용모형을 실정에 맞게 4단계로 압축한 ‘4단계 정보활용모형’을 소개했다. 기존의 ‘과제 정의-정보탐색전략-정보 소재파악 및 접근-정보 이용-정보 종합-정보 평가’의 여섯 단계를 ‘문제 구체화-정보사냥-정보 종합 설계-종합 평가’의 네 단계로 압축한 것이다.
이 교사가 말하는 4단계 정보활용모형의 문제 구체화 단계에서는 문제를 개념화하고, 우선순위를 매겨 최종 문제를 정하도록 한다. 다음으로 정보사냥 단계에서는 탐색전략 수립, 정보의 수집 및 분석 활동을, 정보 종합 설계의 단계에서는 정보 구성 및 종합 설계를 실행한다. 마지막 종합평가에서는 구성·종합된 정보에 대해 표현하고 평가하게 된다. 교육이 이루어진 후에는 표어나 포스터를 만드는 등 작은 활동을 통해 마무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교사는 위 모델을 활용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수용적으로만 받아들였던 미디어를 분석하고, 이를 뉴스에 대입해 자기 생각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지속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활동 속에서 아이들은 뉴스가 특정 이슈에 대해 양쪽의 주장을 다 담고 있는지, 사실은 무엇이고 의견은 무엇인지 구별하는 능력을 길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교사는 “그래픽 오거나이저(Graphic Organizer, 개념과 지식, 정보를 시각적인 체계로 구조화하는 것)를 통해 정보활용모형 활용 수업이 일반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미디어교육과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이루어지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 본다.
"2018 사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연수, 어땠나요?" - 참여자 한 줄 소감 "도서관에서 활용 가능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개념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실제 사례와 활동 중심으로 이루어져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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