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리터러시> 2018 겨울호 기획회의 참여 후기

2019. 2. 19. 12:00수업 현장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10월 5일부터 12일간 <미디어리터러시> 웹진 주제와 미디어교육 신규 사업 아이디어를 얻고자 이용자 참여 이벤트를 진행했다. 필자는 이벤트를 통해 시민기획자로 선정되어 지난 10월 29일 <미디어리터러시> 2018 겨울호 기획회의에 참가했고, 그 경험을 나누고자 참가 후기를 정리했다.



오정원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미디어리터러시>를 구독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갑니다. 학과 팀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료를 검색하다 처음 방문한 <미디어리터러시> 블로그는 이제 노트북을 열 때면, 가장 먼저 접속하여 새로운 게시글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미디어교육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신문방송학부에 지원할 당시에는 어린이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PD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수업을 들으면 들을수록 아이들에게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큼이나 ‘비판적인 해독 능력을 가지고 주어진 정보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힘’을 길러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대학교 3학년 때 구체적으로 미디어 교육자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리터러시에서 중요한 ‘비판적 해독 능력’과 ‘창조적 제작 능력’ 이 두 가지를 균등하게 배우기 힘들었고, 다른 이들에게 가르칠 기회 또한 적었습니다. 두 가지 중 창조적 제작 능력은 비교적 배우고 가르칠 기회가 많았습니다. 영상 촬영과 편집은 학부 동아리를 통해 선배들에게 배울 수 있었고, 봉사 활동에서 어르신들과 어린아이들에게 이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반면 비판적 해독 능력은 배우는 것도, 그리고 가진 지식을 나누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학부 수업을 통해 미디어교육에 대해 배울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을 가르치기에는 부족했으며, 많은 기관이 이론보다 실습 위주의 수업을 원했습니다.

이때, 부족한 미디어 해독 능력을 보충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곳이 바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미디어리터러시> 블로그입니다. 분기별로 나오는 웹진, 수업 후기와 해외 사례는 제가 직접 경험하기 힘든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나’의 아이디어로 더욱 풍성해지다

<미디어리터러시> 블로그에는 구독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제가 쉽고 흥미로워 미디어리터러시에 관심과 애정이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10월에 올라온 ‘내가 만드는 <미디어리터러시>, 겨울호의 시민기획자가 되어주세요!’ 이벤트가 제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겨울호에서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주제 혹은 신규 미디어교육 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시민기획자’로서 기획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니! 그간 제가 수업을 들으며 더 심층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었던 것들과 교육 봉사를 하면서 풀리지 않았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저는 두 가지를 겨울호 기획 주제로 제안하였습니다. 첫 번째는 10대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실태 조사입니다. EBS에서 FD로 일했을 때 아역배우들이 촬영 대기시간에 항상 보고 있던 것이 바로 유튜브였습니다. 특히 10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인기가 많았는데, 한 아역배우는 크리에이터로서 다수의 팬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현재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크리에이터에 대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늘 궁금한 사항이었습니다. 대부분의 10대 크리에이터는 부모님과 함께 영상을 만드는데, 아이들이 직접 관여하는 부분은 얼마나 되고 또 자신들의 영상에 대한 이해와 비평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다루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는 청소년, 노인, 다문화, 장애인 등 ‘정보 소외 계층’의 미디어교육입니다. 이들이 미디어리터러시를 체계적으로 배우기엔 한계가 있고 접할 기회도 부족합니다. 때문에 민간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국내의 공교육과 민간 기관에서 미디어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 실태를 조사하고, 계층별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좋은 사례를 소개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마침내 당첨자 발표 날, ‘오*원 님이 시민기획자로 선정되었습니다’라는 기분 좋은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10월 29일, 기대와 설렘을 가득 안고 <미디어리터러시> 겨울호 기획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프레스센터 12층에 있는 회의실로 갔습니다. ‘언론진흥재단’이라고 하여, 딱딱한 분위기를 예상했지만, 예상과 달리 예쁜 간식을 내어 주며 편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8명의 작은 규모의 회의였지만 자리에 앉아 건네받은 겨울호 기획안을 보고 나니 시민기획자라는 타이틀의 책임감이 더욱 막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긴장으로 온몸이 굳어왔고, 전문가와 함께하는 회의인 만큼 ‘말실수를 하면 어쩌지?’, ‘잘못된 이야기를 꺼내면 어떻게 하지?’ 등 여러 가지 걱정이 들었습니다. 회의 시간이 다가오자 한 분 두 분 기획위원이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 굳어있는 제게 관심을 가지며, 질문도 하고, 고민도 들어주셨습니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기획회의가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대화, 시너지 ‘톡톡’

회의는 특집, 수업 현장, 포럼, 해외 사례에 대한 논의 후 마지막에 제가 제안했던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미디어리터러시> 겨울호 주제에 관한 여러 가지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이니 서로의 생각에 다른 이의 생각이 더해져 내용이 풍부해졌습니다. 미디어와 콘텐츠에 관련된 책임과 권리,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허위 정보 등 다양한 주제가 제시되었으며, 제가 제시한 주제들 또한 기획위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훨씬 더 구체화되었습니다. 특히 10대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실태 조사는 좋은 평가를 받아, 후에 특집으로 기획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동화를 이용한 뉴스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이야기 또한 평소 제가 가지고 있던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허위 정보와 관련된 수업을 만들다 보면, 항상 생기는 큰 문제가 바로 예시 선정이었습니다.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지 않고, 아이들이 흥미를 가져야 하며, 확실하게 가짜라는 점이 드러나는 뉴스 사례를 선정하는 것은 항상 고민거리였습니다. 박미영 한국 NIE 협회 대표님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화를 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동화 내용에서 허위 정보를 파악하고, 대안을 세우는 과정에서 뉴스 리터러시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현재 대학교에서 미디어교육과 관련한 교과목이 많이 개설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자각시키기 위한 수업이 많이 개설되어 있지 않습니다. 개설된 소수의 수업마저도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로 폐강이 된다는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시민기획자로 참여하여 평소 궁금했던 점도 해결하고, 알고 싶었던 주제를 전문가와 이야기할 수 있었던 이번 기획회의는 앞으로 제가 미디어 교육자의 꿈을 이루는 데 있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벤트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매 기획회의에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기획자가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이와 대학생, 어르신 등 각자가 경험한 미디어교육에 대한 시각이 있을 것입니다. 전문가와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함께한다면 진정으로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깨닫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시민기획자로 다시 참여할 기회가 생긴다면 주저 없이 지원할 것입니다. 그때까지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발전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언론진흥재단 또한 시민기획자와 함께하는 기획회의를 계속해서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