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상업화가 교육-디지털 격차 악화시킬 수도”

2019. 7. 17. 12:30해외 미디어 교육

 

 

유네스코 모바일 러닝 위크 국제 콘퍼런스

 

 

 

‘유네스코 모바일 러닝 위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기술 융합교육 분야 정책
담론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교육목표 달성’이란
주제로 지난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9년 회의의 주요 토론 내용을 소개한다.

 

 서종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책임연구원)

 

 


 

 

유네스코 모바일 러닝 위크(Mobile Learning Week)’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교육 분야 정책 담론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로서 UN지속가능발전목표(SDG)1) 달성을 위한 국제적 연대 및 다자협력을 위한 이론적인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 회의는 34~8일 유네스코 본부가 위치한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됐다. 주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속가능한 교육목표(SDG4-교육 2030) 달성이었으며 기조발언을 한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세드릭 빌라니 프랑스 하원의원을 비롯해 전 세계 석학, 각국 정부의 고위급 정책결정자,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그룹 전문가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AI의 잠재력과 문제점

 

인공지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지고,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사회 각 분야에 미칠 수 있는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하기 위한 열띤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특히 교육 분야에 있어서 ‘SDG4-교육2030’2)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망을 논의했는데, 주요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디지털 정보 격차 확산,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소외계층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적 대안 마련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IoT),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테크놀로지의 확산과 함께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들 테크놀로지 간의 융합은 사회적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 테크놀로지와 매체를 활용해서 교육 접근성을 확대하고, 학습자별 개인화된 학습 분석을 통해 학습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윤리, 인권, 프라이버시 등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에 따른 잠재적인 문제가 지적됐으며 인공지능의 상업화는 디지털 격차와 함께 이미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소득 및 사회적 격차, 학습 불평등 등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는 우려 또한 제기됐다.

인공지능의 확산은 인류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이에 따라 파생될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도전 과제와 문제점이 예상되므로 윤리, 철학, 도덕적 측면의 고찰이 필요하다. 상호이해 부족, 차별 및 편견, 효율성만을 우선시하는 합리주의, 인간성 파괴, 디지털 격차가 초래하는 불평등성이 향후 극복해야 하는 주요 도전 과제로 제기됐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혜택을 극대화시키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논의를 중심으로 모두를 위한 공평하고 높은 교육의 질 달성이라는 전체론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주목을 받았다.

유네스코3), OECD4)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활용 사회 혁신에 대한 전문가 워킹그룹 운영, 정책보고서 발간 등이 추진 중에 있다. 특히 OECD는 회원국 정부가 참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정책 제안 보고서를 준비 중이며, 향후 전 세계에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정책 대안 마련이 중요한 정책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공지능 기반 기술, 법률, 제도 등과 관련된 국가 간 상호 호환성 문제, 다자간 협력 등도 주목받는 의제로 등장했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대부분의 회원국에서는 인공지능의 확산은 글로벌 이슈이므로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주의, 국제간 연대, 글로벌 공동 규범(norm) 및 원칙(principle)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공지능의 확산은 인류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의 혜택을 극대화시키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모두를 위한 공평하고 높은 교육의 질 달성이라는 전체론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주목을 받았다.

 

 


 

 

AI 관련 제도장치 마련 시급

 

과거와 달리 인공지능은 테크놀로지 관련 공학 전문가뿐 아니라 경제, 사회, 교육, 환경, 언론 등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영역으로 부각되고 있다. 인공지능의 확산은 기회이자 위기임을 인식하여 각 분야에서 책임을 느껴야 하며, 인간과 기계의 특징을 살려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한편 인공지능의 발전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인공지능의 등장은 인간의 실존주의적 관점에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은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자가발전을 하지만 스스로의 규범을 가지고 조종(steer)하는 존재가 아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이 지속되어도 인간의 역할과 존재의 중요성은 남아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인간과 기계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인공지능의 기술적 발전과 함께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윤리적, 법적 제도장치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은 테크놀로지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담론과 논의보다는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주어야 할 시점이 도래했다. 이와 관련해 전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인공지능부처를 설치한 아랍에미리트는 범국가적 차원의 인공지능 거버넌스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중국 정부도 인공지능과 관련된 사회적 윤리를 법제도화하는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 중임을 밝혔다. 일본 외교부 차관은 일본 총리실 주도로 인공지능과 관련된 사회적 지침(Social Principle)을 준비 중에 있으며 올 6월 일본에서 개최 예정인 G-20 정상회의의 공식 어젠다로 채택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인권과 규범 확립을 위해서 어느 한쪽 이해 당사자만의 역할이 아닌 범지구적 차원의 연대(solidarity)가 강조됐다. 인공지능은 어느 누구의 소유물이 아니라 사회적 공공재(social goods)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확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논의와 관련해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은 디지털 기술 역량이 매우 부족하며 현재 대부분의 인공지능 논의는 선진국 중심이고 현실적으로 개발도상국에 적용이 어려운 논의들이 대부분이다. 유네스코는 디지털 시민성(Digital Citizenship) 프레임 워크를 개발했고 한국, 베트남, 피지, 방글라데시 4개국을 대상으로 국제비교 시범 연구를 추진했다. 유네스코가 규정한 디지털 시민성은 디지털 리터러시5), 디지털 안전 및 회복탄력성6), 디지털 참여 및 에이전시7), 디지털 감성 지능8), 디지털 창의력 및 혁신9) 과 같은 5가지 세부 도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4개국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 국제비교 시범 연구 결과 국가 간 디지털 접근성, 활용도, 인식도에 대한 격차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여 년간 국제사회 공동의 가치로 노력했던 디지털 격차(digital devide)가 심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많은 정책 담당자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데이터 리터러시

 

저널리즘과 미디어교육에 미치는 인공지능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한 언론의 편향화, 가짜 뉴스 노출에 따른 사회적 가치 훼손 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었으며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인공지능에 도출되어 있다. 데이터 공개 및 활용, 보안 등 국민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는 정책 캠페인 등 공공 인식 제고(public awareness)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 확산을 주도하고 있으나, 프라이버시, 데이터 세트 개발, 보안, 사회적 공감대 형성, 교육적 활용 등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의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 OECD에서는 미래교육 2030 의제를 개발하기 위한 국제 워킹그룹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존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뛰어넘어선 데이터 리터러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향후 미디어교육, 디지털 리터리시 교육에서도 데이터에 대한 해석, 활용과 관련된 역량을 가르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유네스코는 포용적인 지식사회 구현을 위한 핵심으로 표현의 자유와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별히 인공지능 시대 도래를 대비하여 기존의 미디어 리터러시, 정보 리터러시 교육을 뛰어 넘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시민성에 대한 조명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UNESCO (2018). Artificial intelligence in education: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for sustainable development. Paris:

UNESCO

 

UNESCO (2013). Transforming Education: The Power of ICT Policies. Paris: UNESCO

 

UNESCO (2014). Reading in the Mobile Era: A study of mobile reading in developing countries. Paris: UNESCO

 

<웹사이트>

UN 홈페이지 :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UN, 1948)

http://www.un.org/en/universal-declaration-human-rights

 

Paris Declaration 홈페이지 :

http://www.unesco.org/new/fileadmin/MULTIMEDIA/HQ/CI/WPFD2009/OER_declar

 

유네스코 홈페이지 : https://en.unesco.org/mlw

 


 

1) SDGs 지속가능한 지구의 발전'을 위한 국제적인 약속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필요를 채우면서도

미래 세대가 자원을 사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구체화시켜

2015 UN회원국들이 모여 합의한 17가지 목표를 의미.

 

2) 유엔이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 중 4번째로 모두를 위한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보장 평생학습 증진’.

 

3) 유네스코는 2018년부터 T/F를 구성해 인공지능 적용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음.

 

4) OECD는 인공지능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인공지능에 대한 혁신·적용·신뢰를 촉진하는 원칙과

정책 제안을 준비하는 단계에 있음.

 

5) ICT 리터러시, 정보 리터러시.

 

6) 학습자 권리에 대한 이해, 개인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평판, 건강과 웰빙 보호 및 증진, 디지털 회복 탄력성.

 

7) 상호공유 및 협력, 시민 참여, 네티켓, 문제 진단 및 해결력.

 

8) 자아인식, 자아규제, 자아 동기부여, 대인능력, 공감.

 

9) 창의적 리터러시,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