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7. 11:18ㆍ포럼
2019년 한국인터넷윤리학회 추계 학술대회
뉴미디어 시대 새로운 차원의
윤리 문제와 대응
2019년 12월 6일 서울 고려대 하나스퀘어에서
한국인터넷윤리학회 추계 학술대회가
‘뉴미디어와 인터넷 윤리’라는 제목으로
개최됐다. 학술대회의 주요 발표 내용을
소개한다.
글 오태원 (경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한국인터넷윤리학회 부학회장)
뉴미디어 시대에는 결코 한 분야,
한 집단의 노력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인문학,
공학, 교육학, 법학, 행정학 등
범학제적 논의와 학계, 정부,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고민해야 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인터넷윤리학회는 지난 2019년 12월 6일, ‘뉴미디어와 인터넷 윤리’라는 제목으로 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술대회는 플래너리 세션(1, 2부)과 6개분야 세션(교육학, 공학, 인문학, 행정과 법 제도, 방통위 특별, NIA 특별), 그리고 논문 공모전 수상작 발표 세션으로 구성됐다.
미래 세대와 유튜브, 유튜버
먼저 플래너리 세션 1부는 ‘미래 세대와 뉴미디어’라는 제목으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미디어미래연구소의 전주혜 팀장은 ‘유아 스마트폰 과의존 이용 실태와 윤리 교육’에 대해 발표하면서, 실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아의 스마트폰 이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과의존 예방을 위하여 스마트폰 이용에 대한 생활윤리 정립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키즈 크리에이터 현황과 윤리 교육’을 주제로 발표한 CJ ENM의 안정기 과장은 현장에서 키즈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과정에 대한 경험을 상세하게 발표함으로써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었다. ‘키즈 크리에이터 수익 문제와 규범적 분석’을 발표한 오태원 경일대 교수는 키즈 크리에이터의 수익 문제,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의 아동학대 문제 등을 다루었다.
특히 유튜브가 키즈 콘텐츠에 대한 정책을 바꿈으로 인하여 키즈 콘텐츠 시장이 변화하게 될 상황을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구윤희 교수(한림대 HMRI), 김형준 수석(한국정보화진흥원), 조동관 법률조사관(국회도서관)은 유아 스마트폰 생활윤리 교육의 필요성과 가능성, 현실적 문제, 키즈 크리에이터 수익 관리를 위한 해외 사례 등에 대해 논의했다.
플래너리 세션 2부는 ‘미디어 크리에이팅과 윤리’라는 제목으로 미디어 제작에서 논의되어야 할 윤리적 문제를 다뤘다. 미디어미래연구소의 천혜선 센터장은 ‘글로벌 스트리밍 시대의 내용 규제와 쟁점’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뉴미디어 환경에서 음란물 등 규제 대상이 되는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지만 이를 한 가지 방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제작자의 윤리, 유통 및 관리자의 노력, 정부의 규제가 융합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대 최진원 교수는 ‘1인 미디어 창작자와 저작권’을 주제로, 실제 유튜브에서 저작권이 문제 됐던 사례들을 소개하며 미디어 창작자에 대한 저작권 교육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표시영 박사(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연구소)는 내용 규제의 필요성과 실질적 어려움에 대해, 김현경 교수(서울과학기술대)는 미디어 창작자에 대한 저작권 교육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토론했다. 특히 이 세션에서는 정아김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토론을 통하여 아프리카TV 진행자 및 유튜버로서 겪은 경험을 공유했고, 유진희 부장(팔콘미디어 전략기획본부)은 유튜버 등 미디어 창작자 관리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현장 경험을 들려주었다.
디지털 세대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교육학 세션은 ‘뉴미디어와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제목으로 3인의 발표와 3인의 토론으로 구성됐다. ‘디지털 시민성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의 설계와 적용’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의 전정화 박사는 국외 디지털 시민성 교육 사례를 소개하고 자유학기제 활용을 위한 디지털 시민성 교육과정을 제안했다.
전남대 류지헌 교수는 ‘디지털 세대의 이해를 위한 뉴미디어 시대의 교수법’에 대해 발표하면서 이른바 Z세대라 불리는 세대의 특성을 분석하고 마이크로 러닝 등 그에 맞는 교수법에 대한 논의를 전개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최미애 박사는 ‘민주 시민 육성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방안 연구’에 대해 발표했다.
민주 시민 역량으로서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의 개념과 교육에 대해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고 수업 적용 방안 및 정책에 대해 제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문호 교사(백석초), 강용철 교사(경희여중), 김성수 이사(테크빌교육)는 현장에서의 경험과 의견을 중심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과 문제점에 대해 토론했다.
공학 세션은 ‘뉴미디어 속 검색 추천 기술과 윤리’라는 제목으로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검색 추천 기술과 윤리적 문제에 집중했다. 먼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조정문 수석연구원은 ‘사이버공간 설계를 통한 인터넷 윤리 함양’의 발표를 통해 미디어 플랫폼이나 프로그램 설계에 의해 디지털 소통의 방향성이 조정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기술을 통한 보다 윤리적인 사이버공간 설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주대 소프트웨어학부의 윤대균 교수는 ‘인터넷 검색 기술과 알고리즘’에서, 검색 결과를 ‘줄 세우기’ 하는 것이 본질인 서비스에서 검색 기술의 중립성에 대한 논란을 과연 잠재울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인터넷 콘텐츠 추천 기술과 이슈’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한 알티엠의 박진우 이사는 인터넷 콘텐츠 추천 기술 방식과 현황, 그리고 방향성에 대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논의를 전개했다.
이명진 교수(고려대), 최항섭 교수(국민대), 김태현 교수(서울시립대)는 토론자로서 검색 기술이나 미디어 추천 기술은 기술 자체로는 중립적일 수 있으나, 사회적 효과, 윤리적 측면에서 중립적이지 않을 수 있으며, 따라서 기술을 통한 공간 설계에 있어서 윤리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인문학 세션의 주제는 ‘미디어 변화, 뉴미디어의 철학적, 사회적 의미’였다. 먼저 동국대 박민미 박사는 ‘뉴미디어와 진실의 에토스’ 주제 발표에서 미셸 푸코의 비판적 주장에 기반해 뉴미디어의 설득력과 신뢰도에 대한 철학적 분석을 소개했다. ‘개혁기 중국의 사회 관리와 스마트도시 건설: 뉴미디어를 이용한 ‘격자망화 관리’를 중심으로’를 발표한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박철현 교수는 정보기술을 이용한 사회 관리의 정밀화가 가능해졌음을 중국 상하이의 사례를 중심으로 지적했다.
광운대 정일권 교수는 ‘인터넷이 청소년을 망친다는 주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 주제 발표에서 부모 세대와 인터넷 세대인 자녀 세대가 인식하는 규범의 차이가 존재하며, 부모의 규범을 따르지 않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승준 박사(광운대), 윤종석 박사(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유용민 박사(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는 뉴미디어와 인터넷의 철학적, 사회적, 규범적 의미와 가치에 대해 토론했다.
허위 조작 정보 규제는 어떻게?
행정과 법 제도 세션에서는 ‘부정확한 정보, 가짜뉴스, 여론 조작과 윤리’를 주제로 진행됐다. 광운대 정동훈 교수는 ‘난 너를 믿었던 만큼, 동영상도 믿었는데: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이 만든 잘못된 만남, 가짜뉴스 확산’이라는 재미있는 제목으로 발표하며, 동영상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신뢰의 위험성과 유튜브의 연관 동영상 추천으로 인한 문제점을 분석했다.
‘유튜브와 허위 조작 정보’에 대해 발표한 최종선 박사(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가짜뉴스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현황을 분석하고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규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최진응 입법조사관은 ‘인터넷 가짜뉴스 규제에 대한 국회의 입법 논의 및 개선 과제’에서, 국회에서 논의됐던 가짜뉴스 관련 규제안에 대해 소개하고, 개념 및 규제의 타당성과 적절성에 대한 논의를 전개했다.
강보라 박사(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이혜정 교수(도쿄 이과대), 손지원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는 가짜뉴스의 문제점과 규제의 타당성 및 가능성에 대해 토론했다.
방송통신위원회 특별 세션은 ‘기술적 접근을 통한 신뢰 기반 인터넷 환경 조성’을 주제로 진행됐다. 미디어오늘의 이정환 대표는 ‘로봇 저널리즘과 악의적 의도의 조작된 정보’에 대해 발표하면서 기술의 발전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가짜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딥페이크에 대응하는 인공지능 기술 현황’을 발표한 테크프론티어의 한상기 대표는 새로운 차원의 가짜뉴스를 분석해내는 인공지능 기술의 필요성과 현황을 소개했다.
토론자인 최수진 교수(경희대), 임주현 기자(한국방송공사), 김위근 연구위원(한국언론진흥재단)은 새로운 차원의 가짜뉴스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면서, 기술적, 사회적, 제도적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 토론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정보화진흥원(NIA) 특별 세션에서는 ‘신뢰 가능한 인공지능의 부상’이라는 제목으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공공 부문 신뢰 가능 AI의 영향 예측 및 정책 방향’을 발표한 장준희 선임연구원(한국정보화진흥원)은 OECD AI 권고안을 소개하고 신뢰 가능한 AI를 위한 우리나라의 정책에 대해 제안했다.
김동현 수석연구원(한국정보화진흥원)은 ‘공공 부문 인공지능 위험 감소를 위한 고려 사항과 사회적 통제를 위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주제로, 공공 부문에서 인공지능을 도입함에 있어서 신뢰 가능한 인공지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고려 사항과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정지선 수석연구원(한국정보화진흥원)은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로 본 인공지능 사회 이슈와 과제’에 대해 발표하면서, 지능화 사회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공감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인공지능 사회 구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 세션은 특별히 토론자를 정하지 않고 참석자 전원이 종합적으로 토론을 진행했다.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한국인터넷윤리학회의 2019년 추계 학술대회는 가히 미디어의 빅뱅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미디어와 윤리 문제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으고 변화를 마주하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미디어 크리에이팅의 문제를 비롯해 미디어 리터러시, 검색 및 추천 기술, 딥페이크, 인공지능 등 다양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를 통하여 뉴미디어 시대에는 결코 한 분야, 한 집단의 노력으로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인문학, 공학, 교육학, 법학, 행정학 등 범학제적 논의와 학계, 정부, 산업계, 교육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고민해야 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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