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교사도 미디어 리터러시 배우고 싶어요!

2020. 4. 29. 14:15포럼

‘교육대 미디어 리터러시 강좌 확대’ 제안

 

이미지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학교 현장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미래 교사를
위한
대학 내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강좌가

충실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대 학생들이 학교 측에
직접
미디어 리터러시 강좌의
확대를
요청했다고 한다.


김현희·심현지·임선형·조수빈
(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학생)

 

 


 

 

“초등교사가 됐을 때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능력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교육대학교 과정 중에는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된 강의가 
적어 
대다수 학생이 이를 알고 
적용해 
볼 능력을 기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미디어 리터러시 강좌 확대 편성제안은 현대 사회의 연구라는 강의의 사회 참여 과제에서 출발했다.

 

사회 참여 시작 전 해당 강의에서 가짜뉴스의 법적 규제에 대한 찬반토론을 진행한 적이 있다. 토론 과정에서 가짜뉴스의 법적 규제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지만, 공통적으로 합의되는 부분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었다.

 

이렇게 모두가 입을 모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상황을 보며 우리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사회 참여의 키워드 또한 미디어 리터러시로 정했다.

 

 

턱없이 부족한 미디어 리터러시 강좌

 

가짜뉴스라는 이슈가 아니어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충분히 논의될 필요가 있는 주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실시한 ‘2018년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3세 이상 인구 중 91.5%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학교 교육 대상자인 10대의 인터넷 이용률은 99.9%에 이른다.

 

이처럼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인터넷을 비롯해 다양한 미디어와 밀접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실제 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하지만 신문을 활용하는 NIE 수업 이외에는 별 다른 사례를 찾기 어려웠고, 실제 학교 현장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아직까지는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학교 현장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확대되고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비 교원으로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런 역량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됐고, ‘초등교원 양성 기관인 교육대학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얼마나 가르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직접 경인교대의 커리큘럼을 찾아보았다. 그 결과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강좌는 디지털 매체와 의사소통이라는 선택 교양 강좌와 미디어교육론이라는 국어교육과의 심화전공 강좌, 두 가지가 전부였다. 그러나 두 강좌 모두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다.

 

, 4년간의 교육대학교 커리큘럼 속에서 많은 학생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이 졸업하게 된다. 이렇게 예비 교원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는 걸 알게 된 후, 우리는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키워드를 좀 더 구체화하여 예비 교원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강화를 주제로 잡고 사회 참여를 진행했다.

 

특히나 예비 초등교사이면서 경인교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서 우리를 비롯한 학우들이 느끼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과,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키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학교 측에 알리는 것에 중점을 두고 제안서를 준비했다.

 

이미지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설문조사와 홍보 활동

 

먼저 예비 초등 교원들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고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미래에 교육을 책임지게 될 교육대 학생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이해 정도를 조사하고, 관련 강좌 확대 편성에 대한 인식을 사회 참여 활동에 반영할 수 있도록 설문조사 질문을 구성했다. 5가지 질문을 네이버 폼의 형식으로 배포했고, 재학생 77명이 응답했다.

 

1번 질문 귀하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알고 그에 대한 역량을 갖췄다고 말한 사람은 11(14.3%)이었다. 나머지인 66(85.7%), 즉 대다수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충분한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음으로 해석할 수 있다.

 

2번 질문 귀하께서 현재 경인교육대학교에 개설된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강좌를 알고 계시다면, 강좌명을 적어주시길 바랍니다의 질문에 대해 1학년 교양 선택과목인 디지털 매체와 의사소통’ 1개를 대답한 사람은 30, 4학년 국어교육과 심화 선택과목 미디어교육론까지 2개를 복수 응답한 사람은 단 2, ‘모름이라고 답한 사람이 42명이었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사회적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이를 위해 교사가 준비해야 할 역량을 가르치는 과목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대부분의 학생들이 모르고 있었다.

 

이어서 3번 질문에서 현재와 같이 미디어 관련 교육을 받지 못한 예비 교원들이 교육 현장에 나가 원활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해낼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92.2%의 학생이 직접 교육을 하게 될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으며, 경인교육대학교 교육과정 내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강좌 확대가 필요한가라는 4번 질문94.8%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이어서 개방형으로 어떤 강좌의 확대를 바라며,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더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미디어 비판적 분석 능력 및 뉴미디어와 권력 분산’, ‘실천적 적용과 현장에서 알맞게 발전시킬 수 있는 내용등이 답변으로 나왔다.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서술해준 답변에서는 디지털 세대인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유튜브 등의 여러 디지털 매체에 노출되고 있다.

 

처음 교사들은 유튜브나 아프리카 방송 등의 유해성을 우려하고, 그에 따라 금기시하기도 했으나 이제 지금 세대의 아이들 특성을 인정하고 알맞은 교육을 적절히 시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현재 예비 교사인 우리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매우 필요하고, 이에 따라 해당 교육을 좀 더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임용고시를 본 후 초등교사가 됐을 때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능력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교육대학교 과정 중에는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된 강의가 적어 대다수 학생이 이를 알고 적용해 볼 능력을 기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홍보 활동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상에 따라 방법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학교에는 제안서를 제출하고, 학생들에게는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물을 제공했다. 설문조사 결과상 미디어 리터러시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학생들이 46.8%였기 때문에 미디어 리터러시란 무엇이고 이것이 왜 예비 교원에게 필요한지를 함축하는 한두 줄의 문장과 시각적 요서를 포함한 홍보 포스터를 제작한 뒤, 교내 정수기, 학과 게시판, 학교 건물의 엘리베이터 내부 등 학생들의 시선이 닿는 곳곳에 부착했다.

 

교내 곳곳에 붙어 있는 단순 동아리 공연 홍보 외에 교육적 요구, 학생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포스터는 흔하지 않기에 학생들이 더 눈여겨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교대생 스스로도 미디어에 노출되는 빈도를 생각한다면, “미디어를 제대로 보는 힘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힘입니다라는 포스터 문구를 통해 그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문가 인터뷰

 

강좌 확대 제안인 만큼 교내의 관련 교육 현황은 어떠한지 알아보고 앞으로의 바람직한 교육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이신 국어교육과의 정현선교수님을 찾아갔다. 교내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강좌 2개 모두 정 교수님께서 담당하셨기에 강좌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디지털 매체와 의사소통1학년 교양과목으로 미디어 환경과 그 속에서의 의사소통 관련 현상을 이해하는 강의이고, ‘미디어교육론은 국어교육과의 전공심화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방법과 내용에 대한 강의이다. 모두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는 있지만 1학년 교양과 4학년 전공심화라는 점에서 교내 다수의 학생이 접할 기회가 없다.

 

강좌 현황에 이어 지난해 9월 정현선 교수님과 다른 여러 과 교수님들이 설립한 경인교대 내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소 관련 이야기를 들었다.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다양한 연구와 활동은 없었지만, 지난해 시행한 전시연계 융합교육을 시작으로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임을 알게 됐다.

 

전시연계 융합교육의 일환으로는 지난해 10~11월 교내에서 ‘Media Sensibilia 감각의 소통: 미디어 아트전시가 열렸다. 이 전시회는 관객을 예술에 참여시키고, 그 과정에서 사유하게 함으로써 우리들이 미디어 환경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이 외에 현명한 콘텐츠 소비자가 되도록 하는 알고리즘 리터러시 교육,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인천 시청자 미디어센터와의 연계,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석사과정 설립 등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거나 진행 예정에 있다. 이 답변을 통해 우리는 교수님들께서도 미디어 리터러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교육에 힘쓰고 계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시대에서 예비 교원들이 갖춰야 할 역량과 교육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을 여쭤보았다. 이에 대해 교수님은 미디어가 우리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그 영향을 미치는 대상, 즉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며 예비 교원들이기에 디지털 미디어 이용 문화와 현상을 나타내는 렌즈의 초점을 학생들에게 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셨다.

 

또한, “교육대학은 예비 교원들이 미디어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지 학습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수단으로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통해 예비 교원을 양성하는 교육대학은 예비 교원이 미디어 자체뿐 아니라 미디어가 어떻게 의미를 생산해내고 사회의 현상을 탐색하며, 문제 제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셨다. 더불어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강좌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에도 동의하셨다.

 

이렇듯 미디어 리터러시 전문가이자 학생을 가르치시는 교수님의 의견을 통해 우리는 제안서 내용의 질과 당위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었다.

 

 

드디어 제안서 제출

 

조사 내용과 여러 활동을 종합해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도 할 수 있는 교내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강좌 확대 편성에 대한 제안서를 작성해 학교 측에 제출했다. 제안서는 크게 사회 변화, 교내 현황, 구체적 방향 제시의 목차로 이루어졌다.

우선 문헌조사를 통해 파악한 국내 사회 변화와 교육과정 변화에 대해 알리고, 이에 더하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국제적 흐름은 어떠한지를 첨가해 해당 제안의 사회적 필요성을 나타냈다.

 

그 후 교내 관련 강좌 현황과 재학생 설문조사 결과, 정현선 교수님 인터뷰 내용까지 포함해 교내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강좌 확대의 필요성을 알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방향 제시를 통해 현실성을 높였다. 새로운 강좌 편성이나 지나친 확대 편성 제안은 현실적으로 시행되기 어렵다고 생각해 현재 있는 강좌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그 방향을 제시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디어 리터러시 기초 역량 강좌 확대 편성.

둘째, ‘미디어교육론’ 전체 편성

 

이를 통해 소수의 학생들에게 집중됐던 강좌가 다수의 학생들에게로 확대되고,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기초 역량과 교육적 역량 함양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가짜뉴스 방지법과 관련된 토론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고 그러한 교육을 담당할 예비 초등 교원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교육대 내에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현선 교수님과의 면담을 통해 경인교대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소와 관련된 정보, 미디어 리터러시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 것인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교육대에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등 유익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교내 학생들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서 현재 교대생들의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파악할 수 있었고, 홍보물을 교내 곳곳에 부착하면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경인교대 국어교육과에 미디어 리터러시 강좌 개설을 요구하는 제안서를 제출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답을 받을 수 있었다.

 

 

희망을 보다

 

우리의 활동을 통해 미디어 리터러시 강좌가 확대 개설됐다는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진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지만 강좌 확대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예비 교원으로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알게 됐고, 학우들에게도 이러한 필요성을 홍보하고 인식시킬 수 있었다.

 

또한 공부하는 학생에서 한 걸음 나아가, 목표로 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해석하고 직접 제안서를 작성하는 등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직접 참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경험들이 훗날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의 민주 시민으로서의 사회 참여 능력을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KATOM)가 창립되고, 경인교대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소도 설립되는 등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만큼 교육계에서 이에 따른 노력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들의 활동과 같은 작은 규모의 움직임들이 지속되고 더 큰 규모로 성장한다면,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심을 갖게 되고, 미디어 리터러시를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