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찾는 미디어교육 맛집! ‘학교 도서관’

2021. 10. 13. 17:02웹진<미디어리터러시>

믿고 찾는 미디어교육 맛집! ‘학교 도서관’

학교 도서관과 교과가 함께 하는 미디어 수업

현대의 도서관은 그야말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종이책뿐 아니라 이미 디지털화된 수많은 자료를 소장 중이며,

사서는 이용자의 정보 탐색과 활용을 도울 수 있는 훈련된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다음 글을 통해 학교 도서관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본다.

심하나 (양청중 사서교사)

학교 도서관의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은 특정 교과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교과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각 교과목별로 미디어 영역이 있고 교과 교사와 사서교사 간 미디어 수업 전략이 잘 짜여 있다면

전 교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미디어(media)와 리터러시(literacy)의 합성어 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고 미디어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며 미디어를 적절하게 생산,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미디어의 구조, 기능, 기술의 발전 과정과 체계 등을 이해하는 한편 미디어의 기술적, 사회적, 문화적 쟁점과 사실 및 가치 판단을 통한 글쓰기를 개발하여 최종적으로는 책임 있는 온라인 공동체 참여와 디지털 시민성을 개발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 학교 도서관인가

학교 도서관에서 이뤄지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중요한 이유, 강조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미디어는 미디어별로 고유의 텍스트와 맥락이 존재합니다. 미디어 언어는 여러 가지 기호와 이미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어 미디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텍스트를 ‘읽어’내려가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학교 도서관에서는 이미 인쇄 매체의 독해, 비평을 통한 글쓰기 교육, 토론을 통한 의사소통 능력 함양 교육을 실시해왔습니다. 여기서 좀 더 확장해 다양한 미디어 독해,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미학적 성찰을 통한 글쓰기 능력, 미디어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고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소통 능력 등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교육 현장이 바로 학교 도서관입니다.

둘째,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별도의 교과목을 현재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교과 통합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 도서관의 역할과 책임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교사의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의 성찰에서부터 시작해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이며, 교사는 학생들이 즐겁게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입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수업은 이와 비슷한 구성주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즉, 학교 도서관은 이미 미디어교육을 실시하는 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과별 수업 사례

학교 도서관의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은 특정 교과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교과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각 교과목별로 미디어 영역이 있고 교과 교사와 사서교사 간 미디어 수업 전략이 잘 짜여 있다면 전 교과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하위 영역 설정1)에 따르면 미디어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지닐 수 있는 역량은 여섯 가지(접근과 선택, 분석과 평가, 구성과 생산, 공유와 참여, 감상과 향유, 디지털 미디어 관련 행위에 대한 성찰)이며, 교과와 학교 도서관의 연계 수업을 통해 충분히 학습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양청중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과-학교 도서관 간 미디어 수업 사례입니다.

∙ 중국어

양청중학교 미디어교육은 신문 읽기 즉 뉴스 리터러시로 시작합니다. 신문 읽기야말로 미디어 공부의 가장 기본 바탕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어 시간에 중국과 관련된 역사, 예술, 정치,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접해보고 정리하도록 합니다. 한 나라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중국 관련 뉴스 한 편을 골라 읽고 해당 뉴스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을 요약해봅니다. 그 뉴스를 통해 내가 알게 된 사실과 더 알고 싶은 내용을 정리해보고 중국에 대한 나의 인식 변화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적어보게 합니다. 신문 읽기가 끝나면 읽은 내용을 토대로 중국과 관련된 책 읽기(깊이 읽고 이해하기) 수업이 시작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중국 관련 가짜뉴스를 접해보기도 하고 그동안 중국에 대해 잘못 알았던 사실을 바로잡기도 합니다.

∙ 도덕

도덕 교과에서는 <성과 사랑> 단원 중 ‘사랑에 대한 나의 정의 내리기’ 학습 과제를 뮤직 비디오 분석을 통해 해보았습니다. 뮤직 비디오를 선택한 이유는 아이들에게 가장 친숙한 미디어이고 책이나 다른 미디어에 비해 진입 장벽이 매우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뮤직 비디오는 다양한 서사를 담고 있기에 아이들이 개인 취향에 맞는 뮤직 비디오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좋아하는 가수의 뮤직 비디오를 실컷 감상하되 진지한 자세로 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과제에는 정답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아이들은 이 수업을 통해 뮤직 비디오의 역사, 특성, 산업뿐 아니라 뮤직 비디오를 구성하는 음악과 영상 간의 관계, 그리고 유튜브라는 거대한 플랫폼과의 연관성 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 음악

음악 교과 중 음악 산업을 다루는 단원에서는 음악 방송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 친구들과 공유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사연과 함께 음악을 선곡해서 대본 작성 및 촬영까지 실제 방송국에서 이뤄지는 일련의 방송 제작 과정을 경험해봄으로써 미디어의 제작, 생산, 공유의 과정을 통해 미디어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도 있습니다.

올 2학기에는 미술 교과와 함께 ‘우리 동네 요모조모’ 프로젝트 수업을 구상 중입니다. 수업에 활용할 미디어 광고로 요즘 우리 시대의 큰 화두인 ‘환경’을 주제로 설치 광고(옥외 광고)나 지면 광고를 제작한 뒤 SNS에 게시하여 사람들의 동참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이 수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 미디어를 통한 공유와 참여입니다. 소셜 미디어의 특징인 끼리끼리 문화를 십분 발휘하여 문제의식을 함께 나누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또한 공유해보려 합니다.

 

 

사서교사를 미디어교육 전문가로 키우자

교과 교사와 수업을 함께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학교 도서관은 누구나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보장된 곳입니다. 학교 도서관만큼은 지역별, 학교급별 시설 격차를 줄여야 합니다. 미디어교육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구축해서 누구나 제대로 된 미디어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시도교육청에서 개설하는 사서교사의 역량 강화 미디어 연수를 통해 앞으로 사서교사가 미디어교육 전문가로 양성될 수 있는 길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둘째, 교과 교사와 학교 도서관이 함께 하는 미디어 수업을 위한 연구와 연대의 문제입니다. 학교 도서관은 교과 독서 교육을 위한 최적의 장소이고 사서교사 역시 독서 전문가, 미디어 전문가로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도서관에서 이뤄지는 교과 수업이 미미한 편입니다. 제도적 보완 마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가장 좋은 방안은 교과 교육과정 안에 학교 도서관을 통한 미디어교육을 포함시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셋째, 매스 미디어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소셜 미디어의 시대가 왔습니다. Z세대인 청소년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수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결국 소셜 미디어의 확대로 인한 집단지성과 연대, 참여 방식의 변화를 인지하고 이를 올바르게 이끌어낼 수 있는 수업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앞으로도 학교 도서관이 미디어교육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의 제도적 뒷받침과 교원의 역량 강화가 필요합니다. 이제까지 잘 해왔듯 학교 도서관의 저력을 믿습니다.

 

도덕 교과 <성과 사랑> 단원 중 ‘사랑에 대한 나의 정의 내리기’ 과제를 위해 뮤직 비디오를 분석하기로 한 뒤 뮤직 비디오에 대해 설명 중인 심하나 사서교사. <사진 출처: 필자 제공>
학생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뮤직 비디오를 본 뒤 사랑의 정의에 대해 발표해 보았다. <사진 출처: 필자 제공>

 

 

 

 


1) 장의선 외 (2021). 학교 미디어교육을 위한 교과 교육과정 개선 방안 연구. pp. 6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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