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 17:04ㆍ웹진<미디어리터러시>
written by. 계간 <미디어리터러시>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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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다가
음료수의 병뚜껑과 컵라면 패키지,
두통약 포장지의 오돌토돌한 점을 보신 적이 있나요?
여러 가지 형태로 인쇄된 이 특이한 점들은
바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입니다.
색깔은 없지만 도톰하게 만들어져 손으로 더듬으면
그 형태로 글을 읽을 수 있게 만들어졌지요.
주로 엘리베이터의 버튼이나 화장실, 지하철의 역명 표시판 등에서
흔히 발견되던 점자는 최근 식음료 제품이나,
의약품, 화장품의 패키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는 11월 4일은 제97돌 한글 점자의 날입니다.
한글 점자의 날은 송암 박두성 선생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6점식 한글 점자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을 기념해 제정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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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 박두성 선생은 맹인들에게도 평등한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항상 배움을 강조했고 이어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를 따라
훈맹정음을 만드는 데에 이르렀는데요.
일전 한국에서 사용되던 4점 점자는
미국에서 사용하는 점자의 한 종류를 변형해 만든 것이었기에
한글의 여러 가지 소리를 표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4점 점자는 한글의 받침을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어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거나 그 뜻이 잘못 전달되기도 했지요.
그러나 세로 3개, 가로 2개로 구성된 6점 점자가 만들어지면서
오독의 우려가 훨씬 줄어들었고 시각장애인들도 책과 신문을 통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도서관 및 여러 콘텐츠 플랫폼에서도 음성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이 각종 정보와 콘텐츠에 보다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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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각장애인들이 PC 사용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면읽기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보이스오버(화면을 말로 읽어주는 기능), OCR(광학 문자 인식기능) 등
다양한 방면으로 접근성이 향상된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점자에 대한 지식이나 공간적 제약 없이도 시각장애인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디지털 기기 사용이 힘든 고령층이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여전히 점자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점자 콘텐츠의 보급률도 중요하지만,
점자 습득을 할 수 있는 기회와 교육자료의 양과 질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대한민국 시각장애인의 92%는 후천적 요인으로 시력을 잃는 경우가 많아,
시력을 상실한 이후 점자를 습득해야 하는 경우가 다수인데요.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점자 교육 교재의 수도,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기관과 인력의 수도 더 많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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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의 보편적 보급은 물론, 디지털 기기의 보급과 디지털 역량 교육을 통해
정보 소외계층도 디지털 격차 해소를 넘어
정보를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소비할 수 있는 능력,
또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더 많은 사회구성원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오늘 근처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점자가 있는 제품을 한 번 만져보고,
직접 점자를 읽어보면 어떨까요?
참고문헌
1. 이동석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기획3] 장애인 디지털 격차 현실 및 격차 해소를 위한 제언”, 월간 <복지동향> 296호, (2023년 6월), 참여연대사회복지위원회
2. 한화저널, “알아두면 재미있는 TMI 점자 편”, 2020.11.10.,https://www.hanwha.co.kr/media/discover/view.do?seq=3725, 접속일자 : 2023.10.27.
3. 김혜일, “[김혜일의 접근성 브런치] 시각장애인은 휴대폰을 어떻게 사용할까?”, 2020.11.11., https://theindigo.co.kr/archives/11540, 접속일자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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