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올바른 팩트를 나누다!

2025. 5. 21. 10:00웹진<미디어리터러시>

글. 박은교, 박서현 (제6회 청소년 체커톤 대회 대상 수상팀 ‘나눔지기’)

‘청소년 체커톤 대회’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하고,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국내 유일한 청소년 팩트체크 대회로,

팩트체크 활동에 관심있는

학생 ‘팩트체커’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

함양을 위한 자리다.

2019년을 시작으로

어느새 6회차를 맞이한

청소년 체커톤 대회가

올해 4월부터 진행되었다.

올해 체커톤 대회의 주제는

‘경제 팩트 탐험대-

허위조작정보로부터 살아남기’로,

경제와 관련된 팩트체크 주제를

자유롭게 정하여 참가할 수 있었다.

초등, 중등, 고등, 대학교로

교급을 나누어 총 20개팀이

본선에 진출했고,

그 중 대상격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나눔지기팀의 박은교, 박서현 학생의

약 6개월에 걸친 흥미진진한

체커톤 참여 여정과

수상 소감을 함께 들어본다.

팩트체크 마라톤을 시작하다

평소처럼 인터넷 기사를 읽던 중, 하나의 논제에 대해 상반된 가치판단이 공존하는 것을 보며 이 정보가 과연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정보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속에는 허위정보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정보 또한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진실처럼 인식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우리를 ‘팩트체크’라는 도전에 이르게 했고, ‘나눔지기’라는 이름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특히 이번 주제인 ‘경제’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경제적 의사결정은 우리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최근 ‘경제학원론’ 수업을 수강하며 다양한 경제 현상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경제와 관련된 정보를 팩트체크하는 일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나아가 단순히 경제 현상을 검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확한 경제 정보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우리는 ‘체커톤’이 단순히 정보를 검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팩트체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정보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검증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제시하여, 허위정보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데 일조할 수 있길 희망하며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제6회 청소년 체커톤 대회 포스터 (출처: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팩트체크, A to Z

팩트체크에 첫 발을 내디딘 후 가장 처음 마주한 난관은 바로 ‘주제 선정’이었다. 시의성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하여 최근 화제가 된 수많은 인터넷 기사를 읽었으나, 주제에 적합한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원점으로 돌아가, 우리의 일상생활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현상으로 시선을 옮겼다. 우리 지역의 사회 문제에 주목하니, 그 현상이 일상생활 속에서 더욱 가까이 체감되어 주제 선정이 한층 더 수월해졌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매일 지나다니는 캠퍼스 앞 상권에 관심을 가졌고, 많은 고민과 수정 끝에 ‘줄어드는 지방대 학령인구, 부산대 상권 쇠퇴의 원인인가?’라는 주제를 선정했다.

다음으로는 어떤 방법으로 팩트체크를 진행할지 계획했다. 우선 객관적인 수치와 관련된 정보는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신뢰성 있는 자료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부동산원, 부산교통공사, 한국은행, 통계청 등을 자료원으로 선정했고, 필요에 따라 가공하여 사용하기로 했다. 또한 수치만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질적 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관련 분야의 전문가인 교수를 인터뷰하기로 했다. 다음으로 우리는 ‘상권 쇠퇴’와 관련된 주제를 선정했기에, 지역민이 현장에서 겪는 경험도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해당 상권 근처 자영업자 인터뷰를 비롯하여 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계획했다. 마지막으로 주제에 대한 기존의 다양한 견해를 수집하기 위하여 인터넷 기사와 논문을 참고하기로 했다.

나눔지기팀의 팩트체크 리포트 일부 캡쳐 (출처: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철저하게 팩트체크 계획을 세운 후, 본격적인 자료 수집을 시작했다. 먼저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양적 자료부터 수집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료의 신뢰성을 위해 공공기관이 공개한 자료들 위주로 수집했고, 출처 또한 정확하게 기재했다. 그 결과, 한국부동산원에서 공실률 및 임대료, 부산교통공사에서 부산대역 유동 인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및 가계대출 금리, 통계청에서 소비자 물가를 조사했다. 그리고 수치 자료를 수집할 때는 조사 기간, 조사 대상, 조사 방법을 면밀히 검토했으며, 팩트체크 과정에서 현상의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가능한 한 최근 5년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교수님 인터뷰는 먼저 인터뷰 요청 메일과 함께 사전 질문지를 전송하여 관련 내용을 미리 공유해 드렸다. 이후 대면 인터뷰를 통해 사전 질문지를 바탕으로 질의를 진행했으며, 현장에서 필요한 추가 질문을 이어 나가며 심도 있는 답변을 얻었다. 이때 한 분야 전문가의 의견에만 의존하는 것을 피하고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인터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도시공학과 부동산학을 연구하시는 교수님 두 분을 인터뷰했다. 두 교수님 모두 공통으로 ‘부산대 상권에는 유동 인구를 유인할 요소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주셨다. 다만, 해결 방안으로 도시공학 교수님은 도시재생을, 부동산학 교수님은 상가 규제 개선을 제안해 주셨다. 이렇게 여러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함으로써 우리의 보고서는 더욱 풍부해질 수 있었다. 이 외에도 학교 인근 자영업자분들을 인터뷰하여 상권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학령인구 감소를 체감하는지, 경제적 어려움을 얼마나 실감하는지, 그리고 가게 운영에 있어 가장 부담되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구글폼을 통해 지역 대학생들의 의견을 수집하여, 주로 즐겨 찾는 상권과 소비 습관 등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자료 수집을 완료한 뒤, 지방대 학령인구 감소가 부산대 상권 쇠퇴의 원인인지 인과관계를 따져보기에 앞서 실제 부산대 상권이 쇠퇴하고 있는지를 먼저 팩트체크했다. 타 상권과 공실률을 비교해 보고, 부산대역 지하철 승하차 인원이 감소하는 것을 보아 ‘부산대 상권은 쇠퇴하고 있나?’가 사실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후 최근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원인 중 하나인 지방대 학령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가 그 원인인지 확인해 보았다. 먼저, 부산대 학령인구 감소는 부산대 상권 쇠퇴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음을 밝혔다. 다음으로,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 침체와 같은 경제적 요인은 상권 쇠퇴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나, 근본적 원인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찾아냈다. 마지막으로, 높은 임대료 역시 상권 쇠퇴 가속화 요인으로 작용하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우리는 기존 조사 자료와 추가 자료를 종합하여, 부산대 상권 쇠퇴의 근본적인 세 가지 원인으로 ‘소비자 트렌드 변화’, ‘핫플레이스 부족과 대안 상권의 흡인’, ‘정보통신기술의 발달 및 이동 수단의 다양화’로 결론지었다.

메타버스와 함께 달렸던 홍보
 
‘대학가에서 살아남기: 변화에 맞서라!’ 게임 화면 (출처: 나눔지기 제공)

 

처음에는 가장 보편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우리가 팩트체크한 정보를 알리고자 했다. 그러나 이 내용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었기에 대중들의 관심과 흥미를 이끌만 한 방식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메타버스 플랫폼 ‘젭(ZEP)’을 발견했고 이 플랫폼을 이용해 우리의 팩트체크 보고서 내용을 담은 RPG 형식의 게임 ‘대학가에서 살아남기: 변화에 맞서라!’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게임 제작은 약 한 달간 이루어졌는데, 게임 시놉시스 구체화부터 제작, 피드백 및 수정 단계를 거쳐 진행됐다. ‘부산대 상권 쇠퇴’가 우리 팩트체크 보고서의 주제였기에 게임 배경 역시 대학가 상권을 배경으로 정했다. 그리고 게임 방식은 방탈출 형식으로 총 4가지의 미션을 완수하면 엔딩을 맞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각각의 미션에 중요한 팩트체크 결론을 담아내고자 했고, 그 부분과 관련된 내용을 바탕으로 미션을 구성했다.

예를 들면, A ZONE에는 ‘고금리, 고물가와 같은 경기 침체는 가게 운영의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나, 부산대 상권 쇠퇴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는 결론을 시사하고자 했다. 따라서 이번 미션의 배경은 ‘고물가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햄버거 가게’, 미션은 ‘가게 텃밭에서 직접 식재료 조달하기’였다. 그리고 이 미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팩트체크 내용을 담은 카드뉴스를 읽고 퀴즈를 풀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처럼 B, C, D ZONE에서도 각 결론과 연관 지어 배경과 미션을 설정하고, 미션 완수 과정 중에 카드뉴스 읽기와 퀴즈 풀기를 삽입했다. 그리고 게임이라는 미디어 콘텐츠 특성에 맞게, 게임적 요소를 풍부하게 해줄 배경 음악,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대사 등을 추가했다. 다만 이 게임의 주 목적은 흥미와 재미 유발 이전에 정보 전달임을 잊지 않고자 했다. 따라서 사람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중간중간 넣되, 팩트체크 카드뉴스를 삽입해 올바른 정보를 배워갈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어 나갔다.

나눔지기팀에서 제작한 SNS용 홍보자료 (출처: 나눔지기 제공)

 

미디어 콘텐츠 제작이 완성된 후, 해당 게임과 팩트체크 보고서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홍보했다. 먼저, 이번 활동의 핵심이 담긴 팩트체크 리포트를 알리고자 ‘팩트체크 리포트 요약본’을 제작했다. 요약본의 책자 표지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 수 있는 주제 선정 이유를 담았다. 그리고 본론에는 총 4가지의 소주제를 팩트체크하는 내용을 실었으며, 1장에 각 1개씩의 소주제를 요약하고 결론으로 마무리하는 구성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해당 요약본은 온·오프라인에 모두 게시됐다. 오프라인의 경우 인구 유동성이 높은 부산대학교 교내 게시판 2곳에서 소책자 형식으로, 온라인의 경우 나눔지기의 공식 SNS 계정인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블로그에서 3부 시리즈 카드뉴스 형식으로 게시됐다.

나눔지기팀에서 제작한 SNS용 홍보자료 (출처: 나눔지기 제공)

 

 

다음으로 미디어 콘텐츠 ‘대학가에서 살아남기: 변화에 맞서라!’ 게임 확산을 위해 약 1주일간 게임 접속 및 플레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게임 접속 화면(접속 이벤트) 또는 플레이 화면(플레이 이벤트) 캡처본을 구글폼으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으며,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추첨을 통한 각종 기프티콘 증정도 함께 진행됐다. 그리고 해당 이벤트 홍보를 위한 포스터와 카드뉴스는 ‘팩트체크 리포트 요약본’과 동일하게 부산대학교 교내 게시판과 SNS 공식 계정에 게시됐다. 또한 이벤트 기간 중 공식 SNS 계정인 인스타그램과 네이버 블로그에 직접 녹화한 ‘게임 플레이 화면’ 영상을 릴스로 만들어 올렸다. 이처럼 최대한 게임과 관련된 홍보물을 많이 노출시켜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고자 여러 방식의 홍보 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 처음 도전하는 게임 제작이었기에 많은 걱정과 위기가 뒤따랐지만, 함께 머리를 맞대고 부딪히며 원하던 수준의 콘텐츠가 나와서 매우 뿌듯했다.

체커톤 완주 성공!
그리고 우리의 다음 도전
제6회 청소년 체커톤 대회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나눔지기팀 (출처: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예선 준비부터 본선 제출까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체커톤에 몰두했던 탓인지, 지나온 순간들이 매우 길게 느껴지는 듯하다. 그만큼 우리에게 그 어떤 경험보다 값진 배움을 선물해 준 활동이기도 하다. 팩트체커로서 활동하며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수동적이었는지 알게 되었고, 이러한 과거의 자신을 반성하며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는 팩트체크의 필요성을 체감했다. 또한 팩트체크 자체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그 과정 속의 핵심을 깨달았다.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다고 모두 비판적인 사고 과정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정보를 그저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질 줄 아는 것.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올바르게’ 찾아가는 것. 이 ‘올바름’을 아는 것이 팩트체크의 핵심이고, 우리가 체커톤을 완주하며 가장 많이 배워가는 것이다.

체커톤은 우리에게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떠한 정보의 원인과 결과가 있을 때, 그 결과가 과장 없이 분석되었는지, 원인과 결과 간 실제 상관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원인으로 지적되는 요인이 근본적 원인이 맞는지 등을 생각해 보는 사고 과정을 깨우쳤다. 또한 우리가 탐구하고 알아낸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방법과 영상 외에도 대중들에게 정보를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 콘텐츠가 있다는 것 역시 배웠다. 팩트체커로서의 수많은 도전과 경험은 앞으로 우리가 정보와 데이터 홍수 속에서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뛰어넘어 자신을 성장시키고 정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렇게 많은 배움을 얻어가는 체커톤을 완주함과 동시에 우리에게 하나의 과제가 다시 생겼다. 바로 우리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진실한 정보를 찾는 힘을 기르도록 이끄는 선도자가 되는 것이다. ‘나눔지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앞으로도 꾸준히 사람들에게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고, 올바르게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도 나눌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팩트체커로서의 활동을 지지해 주고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지켜준 체커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며, 이 말을 끝으로 체커톤 완주를 마무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