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프랑스인이 가장 많이 읽은 신문은?

2012. 7. 4. 13:44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2011년 프랑스 인쇄매체산업 결산이 발표되었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에서는 여러 산업 분야의 전년도 실적이나 총결산 내역이 3월이나 4월경에 공개되는데, 인쇄매체 분야에 대한 결산 역시 최근 두 전문기관을 통해 발표되었다. 첫 번째는 신문사 편집인이 주축이 된 기관인 Audipresse가 실시한 신문 독자에 관한 조사이고, 두 번째는 신문 발행을 인증하는 기관인 OJD의 인쇄 매체 발행부수 조사이다. 




매일 신문 읽는 프랑스인이 43%


2011년 한 해 동안 약 3만 6,000명의 프랑스인을 대상으로 여론조사기관인 Ipsos, TNS-Sofres가 실시한 조사를 기반으로 하여 신문 구독자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 Audipresse에 따르면, 매일 약 43%의 프랑스인이 일간지를 읽고, 약 53%의 프랑스인이 최고 한 권의 잡지를 읽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구독자 수로 유료 일간지 중 1위를 차지한 ‘르파리지앵(Le Parisien)’과 ‘오주뒤엉프랑스(Aujourd’hui en France)’를 읽었다고 응답한 프랑스인이 240만 명 정도였다. 스포츠 일간지인 ‘레퀴프(L’Equipe)’가 220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매년 1위를 차지했던 레퀴프가 발행부수 5.5% 하락과 함께 구독자 수도 2위로 내려간 것은 놀라운 변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터넷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인터넷을 통해 전자 신문 형태로 읽는 독자도 조사되었는데, ‘르몽드(Le Monde)’는 전체 유료 일간지 독자 수로는 약 196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지만, 이 중 약 25%는 인터넷판만 구독하고, 35%는 종이 신문과 인터넷판을 모두 읽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르몽드가 전자 신문 부문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신문으로 나타났다. 또한 르몽드는 소위 고위직에 가계 소득이 높은 독자만 조사한 경우에는 독자 수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르몽드는 프랑스 내에서 유력 정론지인 동시에 다소 어렵고 문학적인 표현이 많은 신문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주간지 부문에서 압도적인 독자 수를 확보한 것은 역시 TV 편성표와 프로그램을 주로 다루는 TV 매거진이었다. 보통 시사 주간지의 경우 1위를 차지한 ‘파리마치(Paris Match)’의 독자 수가 370만 명인 것과 비교해 ‘TV마가진(TV magazine)’은 무려 1,550만 명이 읽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Audipresse의 신문 구독자 조사에 따르면 2011년 프랑스인이 가장 많이 읽은 신문은 ‘뱅미뉫(20 minutes)’이었다. 뱅미뉫은 무료 신문으로 프랑스에서 통상적인 평균 출퇴근 시간인 20분을 신문 이름으로 채택한 만큼 주로 아침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하는 사람을 겨냥하여 지하철역에서 배포되는데, 약 430만 명의 프랑스인이 매일 읽는다고 응답하였다. 그 뒤를 이어 역시 300만 명의 프랑스인이 ‘메트로(Métroe)’를 읽었고, ‘디렉트마탕(Direct Matin)’을 읽은 프랑스인은 약 270만 명이었다. 이 숫자들은 유료 일간지 1위를 차지한 르파리지앵과 오주뒤엉프랑스의 구독자 수를 웃도는 수치이다. 이로써 무료 신문은 등장한 지 10년 만에 프랑스인이 제일 많이 읽는 신문의 자리에 올랐다. 현재 프랑스의 대표적인 무료 신문인 메트로, 뱅미, 디렉트마탕은 각각 70만 부에서 100만 부 정도를 발행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둔 무료 신문이라고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무료 신문은 종류만 해도 세 가지나 되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재정적인 부분도 문제다. 전체 지출의 70%가 종이 구입, 인쇄, 배포 등에 소요되고 수익은 100% 광고에 의존하는 무료 신문은 물가가 상승하면서 비용은 느는데 경제 위기로 광고 수익은 증가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메트로는 프랑스에서 1년 3천만 유로의 매출을 올리지만 그것의 10%에 해당되는 3백만 유로의 손실이 예상된다. 프랑스 최대 민영 방송사인 TF1이 사들인 메트로 프랑스 측은 2년 내 이러한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신문형태를 작게 바꾸는 동시에 소비/실용 섹션을 새롭게 마련하고, 기사를 종이 신문과 인터넷판에 모두 송고하며, TF1의 양질의 기사의 도움을 받는 등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또한 현재 프랑스 내 16개 도시에서 배포하는 것을 36개 도시로 확대하여 광고주에게 지리적인 장점을 어필할 예정이다.다른 두 신문 역시 무료 신문 시장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뱅미뉫은 처음부터 인터넷판에 주력한 결과 인터넷판이 총 수익의 4분의 3을 차지할 정도다. 그 덕분에 세 무료 신문 중 유일하게 수익을 내고 있다. 디렉트마탕은 주요 도시의 발행 부수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무료 신문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역시 인터넷과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다.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에서 모바일 기기와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무료 신문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양질의 기사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올해는 하락세 멈출까


불안한 미래 전망은 비단 무료 신문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몇 해째 지속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지만, 이는 인쇄매체산업 전반에 걸친 하락세라는 것이 이번 OJD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일간지 부문에서 2.04%, 전국 신문이 1.36%, 지역 신문이 2.28%, 잡지 부문이 3.11%씩 하락하는 등 인쇄매체의 모든 분야에서 전년도와 비교해 발행부수가 하락했다. 세부적으로는 약 7.59%로, 스포츠 매체의 하락이 가장 두드러졌다. 뒤를 이어 경제전문 매체가 4.57%, 청소년 대상 매체가 4.65% 정도 발행 부수를 줄였다. 반면 시사 주간지는 0.76%의 하락으로 거의 안정세를 보였다. 


발행부수의 하락과 더불어 신문 판매부수 역시 하락했는데, 2006년과 2011년 사이에 무려 20%나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정기구독보다는 그때 그때 개별적으로 신문이나 잡지를 구입해서 보는 프랑스의 특성상 신문 가판대나 판매소가 점점 줄어든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정기구독률은 큰 변화 없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된 두 기관의 2011년도 프랑스 인쇄매체 산업 결산 내용은 다소 부정적인 것이 많았다. 특히 발행부수 인증기관인 OJD의 조사는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프랑스 인쇄매체산업의 하락을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한편 관련업계와 전문가들은 프랑스 대통령 선거라는 정치적 이벤트와 런던 올림픽, 유럽 축구 리그 등 세계적인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되는 2012년에는 광고산업의 활성화와 이에 따른 인쇄매체산업의 상승을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2012년에는 프랑스 인쇄매체산업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2012년 5월호 중 파리 2대학 박사과정 최지선 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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