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열 권 읽는 독서토론 참여해보니

2012. 7. 9. 10:23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며칠 전 친구들에게 ‘한 달 전에 읽은 책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어?’란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당황했던 친구들은 곧 읽은 책의 줄거리를 설명해 줬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은 뒤의 생각이나 느낀 점에 대해 말해줄 수 있어?’란 질문에는 하나같이 단답형으로 밖에 대답 하지 못하더라고요. 이처럼 우리는 꽤 시간을 들여 책을 읽지만, 책을 읽는 뒤에는 그것을 제대로 기억하거나 활용하지 않는 셈입니다. 책을 혼자 읽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읽은 책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독서토론모임이 좋은 해결책이 될 거 같은데요. 그래서 신촌책모임에 직접 참여해 운영자들을 만나 봤습니다!








책을 읽은 뒤 여러 사람과 생각이나 느낌을 공유하면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고 무심코 지나쳤던 내용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생각의 폭과 어휘력 향상 등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책과 신문 등의 텍스트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독서토론모임은 수준 높은 취미활동으로 주목받고 있죠. 더더욱 ‘신촌책모임’에 참가하여 모임을 진행하는 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분위기를 전해보자! 라고 생각하게 됐죠. 신촌책모임 '책이랑' 운영진들은 독서토론모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함께 이야기 들어볼까요?




'책이랑 책으로' 신촌책모임 운영진과의 만남


Q. 본인 소개를 해주세요. 

김문경 -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에서 정보통신분야 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신촌책모임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문경이라고 합니다.


김순호 - 안녕하세요. 저는 광고회사에서 기획과 카피라이터 업무를 맡고 있으며 이번에 ‘여행’이란 주제로 독서토론모임을 진행하게 된 김순호입니다.




▲(왼쪽부터) 신촌 독서토론모임 '책이랑' 모임진행 김순호, 운영자 김문경




Q. 독서토론모임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또 모임을 진행하게 된 취지도 알고 싶어요. 

김문경 - 2007년 5월 15일 이후로 지금까지 매주 주말에 1~3회 정도 독서토론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문, 고전, 시, 소설, 수필, 심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으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으며 편식하는 독서, 항상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독서력을 높이고자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순호 - 저희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하나의 ‘책’을 선정하고, 참여 신청을 받아 선정된 책에 대한 여러 생각을 토론하는 방식입니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이, 하나의 책을 읽어도 각자 느끼고 공감하는 바가 다르므로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비교하고 공감하며, 토론을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지적 성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Q. 신촌 독서토론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김순호 - 회사생활 10년 동안 그렇게 지내다 보니, 하나의 책을 읽어도 깊이 사색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별로 남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어느 순간 책을 멀리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찾은 곳이 바로 이 ‘책이랑’ 클럽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눈으로만 참여하다 제가 좋아하는 ‘그림’에 관한 독서토론모임을 진행한다는 공지를 보고 어떻게 운영되나 궁금함에 용기 내서 신청을 하게 된 것이 ‘책이랑’ 독서토론모임 매력에 푹 빠져 지금까지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Q. 독서토론모임에 대해 어떻게 느끼세요? 또 각자 생각하는 모임의 장점도 말해주세요.

김문경 - 독서토론모임은 한 권의 책을 다양한 관점과 시각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만 읽어서는 발전되는 분야도 시야도 한정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다른 사람과 토론을 통해 의견을 나누다보면 관심 없던 분야까지 사고를 넓힐 수 있어요. 또 의견을 나눈다는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도 크고요. 


김순호 - 처음에는 낯선 장소에서 서로 어색해하던 사람들이 어느새 내 생각에 눈을 반짝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반응합니다. 모임이 끝날 때가 되면, 우리는 마치 오랜 시간부터 알고 지냈던 친구가 되어 서로의 등을 토닥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독서토론모임은 상대가 누구든 책 한 권으로 마음의 거리를 좁혀갈 수 있는 징검다리와 같은 존재입니다. 독서토론모임을 하면, 다양한 사람을 얻고, 다양한 마음도 얻고, 무엇보다 삶을 희망차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사람’만이 책을 쓸 수 있고, ‘사람’만이 보고, 느끼고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 그 속에는 힘이 되는 책이 있습니다. 








Q. 독서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요. 

김문경 - 악순환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난이도가 있는 책이나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다들 공감하지만, 막상 읽으려고 하면 번역의 문제와 본인 독서력에 맞지 않고 또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과 생각보다는 유명한 책을 읽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금방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점점 독서와 멀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독서라는 즐거움을 맛보기엔 너무 어려운 사회구조 때문에 독서에서 멀어지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교과과정에서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서 문학 계간지나, 시집, 인문학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만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Q. 책을 읽고 독서토론 모임을 갖는 것과 갖지 않는 것의 차이가 뭘까요?

김문경 - 책을 혼자서만 읽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만 보게 되고, 내 관점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에, 독선과 아집에 빠지기가 쉽습니다.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가 지나친 부분을 볼 수 있게 하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주며,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각(창의성과 창조성)나게 만들어주고, 무엇보다도, 읽은 책을 서로 공유한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공감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Q. 마지막으로 모임을 통해 느낀 것들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김문경 - 단순히 혼자서 책을 ‘읽었다’는 느낌도 좋지만, 읽은 책으로 타인과 서로 ‘공유’를통해서 ‘공감’을 느끼게 되고, 더불어, 창의적이고, 창조적, 건전한 비판의식을 만들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발표력, 표현력, 읽기, 쓰기 등을 동시에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체계적인 독서를 한다면, 본인 스스로 다양하고도 훌륭한 자기계발을 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김순호 - 한번 보고 금방 잊어버리는 패스트푸드와 같은 글보다는 작가의 정성 어린 손 때묻은 책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한 번 읽고 책장에 넣어두는 것보다는,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들을 수 있는 독서토론모임이 열 권의 책을 읽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이랑’ 독서토론모임은 글을 읽을 수 있는 누구에게나 오픈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에 관한 당신의 느낌, 생각을 나누어보세요. 더 큰 감동과 힘을 얻어갈 수 있습니다.



독서토론모임이 얼마나 유익한 것인지 운영진과의 깊이있는 인터뷰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 책을 읽으면 한 권, 아니 사실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렇게 여럿이 모여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독서토론모임에서는 한 권 읽는 것이 열 권을 읽는 효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책을 통해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 아닐까 하는데요. 여러분도 당장 주변의 독서토론모임 알아보시고 참가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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