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2012. 10. 23. 09:53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최근 대학가에서 교양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많이 대학들이 사라져가던 교양학부를 재정립하고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양강의를 제공하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죠. 특히 경희대학교의 경우 지난해 국내최초의 교양교육 별도기구인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교양 없는 사람’으로 불리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교양이 있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일본 최고의 지성이라고 꼽히는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의 저서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를 통해 ‘교양’의 의미가 원래의 것보다 축소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다치바나 다카시가 정의한 현대의 교양이란,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교양의 의미보다 훨씬 더 폭 넓은 영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교양을 갖춘다는 것은 완벽한 형태의 지식 체계를 머릿속에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사용하는 방법의 문제, 또는 지식을 대하는 마인드의 문제라는 것이죠. 다치바나 다카시가 말하는 21세기 교양인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다치바나 다카시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좌, yes24), 도쿄대의 상징 야스다 강당(우)





대형서점을 여행할 것


우선 자신의 교양이 어느 위치인지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현대 사회의 지적 자산은 기본적으로 책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가 제안한 교양을 점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어도 반나절 또는 며칠에 걸쳐 대형 서점의 책장을 정성스럽게 살펴보고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갖추고 있는 지식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지식의 총량과 비교할 때 얼마나 적은 것인지 실질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된다고 하네요. 또한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의 지식 세계가 지적 생산물의 거대한 흐름 속에 탄생했다가 사라지며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서울신문]




대학 교양수업을 100퍼센트 활용할 것


교양에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각 대학들이 필수과정으로 정해놓은 교양수업을 최대한 활용해보는 것입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교양교육이 대학교육의 본질이라고 주장합니다. 대학은 양질의 교양강좌를 제공하여 다음 세대를 담당할 젊은이들이 전공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폭 넓은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즉 ‘제너럴리스트’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제너럴 에듀케이션(교양교육)’이 필수적이라는 것이죠. 다독다독 대학생 독자들의 학교에도 재미있는 교양강좌들이 마련되어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인기 교양강좌를 수강하기 위해서는 서두르셔야 한다는 사실, 다들 알고 계시죠? ^^



▲대학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양강좌를 제공해야합니다.





일본 지성이 제안한 21세기 교양인되는 방법


교양의 범위는 무궁무진합니다. 심지어 학문의 영역에 따라 관련 서적이 지나치게 넘치고 있는 판국이지요. 또한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검색 엔진을 적절히 사용하면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정보화 시대에서는 문헌을 찾는 방법보다 쓸모 있는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과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독할 수 있는 새로운 능력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죠.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역시 필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신문의 국제면을 무심코 넘기지 말 것


현대에서 이루어지는 사회활동은 모든 국면에서 세계화의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같은 SNS를 통해 국가적 장벽을 넘어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여러 영역에서 세계화가 한층 더 심화되고 있죠. 다치바나 다카시는 세계 표준 국제어가 된 영어를 구사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영어로 감정 교류를 할 수 있는 능력 역시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이해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제 정치와 경제의 현실뿐 아니라 세계지리와 현대 세계사에 대한 공부 역시 필수라 할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 신문 국제면을 꼼꼼히 읽는 것은 기본이겠죠? 덧붙여 국제 사회의 여러 쟁점들을 시각적 자료와 함께 볼 수 있는 <르몽트 세계사>나 국제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프랑스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같은 전문 서적(한국판이 나오고 있습니다)을 살펴보는 것도 국제적 교양을 쌓는 좋은 방법이랍니다. 



[출처-yes24]




다독다독 여러분, 교양은 유럽의 언어로 ‘문화(culture)’와 ‘경작하다’라는 뜻으로 번역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교양을 갖춘다는 것이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두뇌를 경작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죠. 명백하고 확실한 지식이란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정도의 내용을 아는가 하는 것보다는 어떤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할 줄 아는 능력, 바로 그것이 교양이 아닐까요. 하지만 이런 교양을 갖추기 위해 다치바나 다카시가 제안하는 교양인 되는 방법이 굉장히 유용하다는 것 잊지마세요. 충분한 사색과 독서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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