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8. 09:38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수능 날 아침입니다. 수험생 신분에서 벗어난 지금도 ‘수능‘ 하면 긴장부터 되네요. 예비・본고사, 학력고사 등 해방 이후 대한민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대학입학시험이 시행됐습니다. 올해 응시생만 668,522명인 지금과 같은 형태의 수능은 1994년 처음 시행됐죠. 오래 시행된 대입시험이고 수많은 수험생들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준비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수능에는 다양한 진풍경이 연출되죠. 지금쯤 한창 언어영역 듣기문항을 풀고 있을텐데요. 역대 시행된 수능으로 사람들이 울고 웃었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실까요?
[출처-서울신문]
수능의 위엄, 듣기평가시간에는 비행기 이착륙 금지
대한민국 수능날에 펼쳐지는 진풍경 중 으뜸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수능이 수능 듣기평가시간의 항공기 이착륙 금지! 오전 8시 35분부터 23분간, 오후 1시 5분부터 30분간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의 듣기평가 시간에는 전국 1,191 곳의 시험장 주변에서 어떤 비행기도 운항을 할 수 없습니다. 비슷한 조치는 군부대에서도 취해집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대학 수학능력시험일인 8일 소음이 발생하는 각종 훈련을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동안 공부한 것을 한번에 평가받는 수능이 수험생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해요.
[출처-서울신문]
(전략) 국토해양부는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듣기 평가 시간에 수험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전국 1천191개 시험장 주변의 항공기 운항을 전면 통제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후략)
<수능시험 듣기평가 때 비행기 못 떠> 서울신문. 2012. 11. 5
최초 만점자는 누구? 만점 받고도 서울대 떨어진 사람?
수많은 수험생의 관심사는 어떻게 해야 수능을 잘 볼 것인가에 몰려있겠죠? 수능 만점은 400점. 몇 시간 동안 치러지는 시험인데다 긴장하게 되면 아는 문제라도 실수를 하게 마련이죠. 게다가 언어, 수리, 외국어, 사회과학 등 250여개에 이르는 문제를 한정된 시간에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요. 1999년 수능에서는 68년 예비고사 이래 수능으로 이어지는 30년 대입시험의 첫 만점자가 나왔습니다. 당시 한성과학고 3학년이었던 오승은 양은 과외 한번 받지 않고 만점을 받았다고 밝혀 많은 수험생을 상심하게(?) 하기도 했죠^^;;
대입 사상 최초로 만일 99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오승은(18 서울한성과학고3)양이 유일하게 400점 만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략) 오양은 이날 만점소식을 전해듣고 "가채점결과 한 문제로 틀리지 않아 내심 만점을 기대했다" 며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후략)
<30년 대입사상 첫 만점자 탄생> 경향신문. 1998. 12. 16
수능 만점은 이렇게 대단한 결과죠. 그런데 2001년 수능에서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수능시험 사상 유례없이 만점자가 66명이나 쏟아져 나온 해였죠. 수능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수험생과 학부모, 대학의 비판이 엄청 났습니다. 당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발표한 '2001학년도 수능 성정 채점 결과'에 따르면 수능 응시자 850,305명의 전체 평균 성적이 277.2점(1백점 만점 기준 69.3점)으로 예년보다 27.6점이 올랐습니다. 점수 상승으로 고득점층에서 동점자가 크게 늘어나 특차 모집에서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됐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수능 만점자을 받고도 내신과 제2외국어영역 변환표준점수 상의 불이익으로 서울대의 특차전형에 떨어지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했죠.
[출처-서울신문(좌), 서울대 홈페이지(우)]
대입 수능시험이 입시 사상 유례없이 만점자가 66명이나 쏟아져 나오는 등 변별력을 상실하면서 수험생.학부모와 대학측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 입시 지도에 극심한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수능 채점을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사실상 출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 고 인정했으며, 문책론도 대두하고 있다. (후략)
<'쉬운 수능' 만점 66명, 사상최대 인플레> 중앙일보. 2002.02.23
비뚤어진 집착이 부른 조직적인 수능 부정행위
결과와 점수에 대한 비뚤어진 집착으로 조직적인 입시 부정행위가 밝혀져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일으킨적도 있습니다. 바로 2005년도 휴대폰을 이용한 조직적인 입시 부정행위입니다. 혼자 컨닝을 하던 귀여운(?) 수준에서 벗어난 조직적인 당시의 부정행위로 부정행위에 가담한 수험생은 모두 시험결과가 무효처리 되고 이후 휴대폰과 같은 전자기기는 시험장에서 일절 소지하지 못하게 됐죠.
[출처-서울신문]
휴대전화를 이용한 조직적 수능부정사건이 터져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경찰은 휴대전화 수능부정에 관여한 혐의로 140여명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구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후략)
<'나홀로'에서 '조직'으로…입시부정 변천사> 한겨레. 2004.11.23
2013년 최고령, 최연소 수능 응시자는?
한창 왕성하게 공부할 시기에 여러가지 사정으로 학업의 끈을 놓는 안타까운 사연이 주변에 많습니다. 6, 7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뒤늦게 포기했던 공부의 꿈을 꾸시는데요. 올해 수능 응시자 중에 최고령 응시자는 79살의 류옥이 할머니입니다. 대학가에서 레코드점을 운영해온 할머니는 전쟁통에 학업을 중단한게 평생 한이었다고 해요. 반면 올해의 최연소 수능 응시자는? 이제 막 15살이 된 학생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한명도 아니고 2명의 학생이 검정고시를 통해 고교과정을 마치고 올해 수능 시험에 응시한다고 합니다. 2011년도 수능에는 14살 학생이 수능에 응시하기도 했습니다.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단 6달만에 끝냈다고 하네요.
수능 응시자는 다양합니다. 이제 막 애 티를 벗어난 고3도 있을테고 만학의 꿈을 놓지 못해 도전하는 머리 하얀 할머니도 있죠. 작년의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재수생도 있을테고요. 연령도 사연도 목적도 다르지만 시험을 보는 응시자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오늘 수능을 목표로 오랜 시간 열심히 공부해왔다는 것이죠. 지금까지 살펴본 수능 진풍경은 사실 모두 이런 수험생의 간절함 마음으로 빚어진 결과들이니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한문제, 한문제 풀고 있을 수험생 분들 모두 그 집중력 끝까지 잃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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