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방법 '평생공부'

2012. 11. 16. 10:3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열렸습니다. 남자의 평균 기대수명은 77세, 여자는 84세인데,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2060년 이후 남녀의 평균수명은 90세가 넘을 전망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서른을 맞이한 성인의 경우 앞으로도 대략 50년의 세월이 주어지는 셈입니다. 하, 50년이라니. 저는 이 막연한 시간을 떠올리다보면 늘 한 가지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기나긴 세월을 버티며 즐길 취미를 많이 만들자!’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올해 기대수명은 남자 77세, 여자 84세이며, 2060년 이후에는 남녀 평균수명이 90세가 넘을 전망이다. (후략)


아주경제 <100세 시대 설계, 축복인가 재앙인가…백발 노인도 이팔청춘> 2012.11.15.




제 삶의 롤모델 가운데 한 분인 피터 드러커3년을 기준으로 한 분야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세상에서 가장 지적인 취미를 가진 분이셨지요. 그는 신이 자신에게 준 96년의 시간을 100%로 살았던 사람이라 불리는데 실제로 90이 넘는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하며 저술을 하고 강의를 하고 컨설팅을 하고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그는 평생 ‘공부계획’을 세우는데 열정적이었던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명나라 시대 중국미술 연구하기, 셰익스피어의 전집 읽기, 발자크 연구하기, 통계학, 중세역사, 일본 미술, 경제학…… 그는 이토록 다양하고 폭넓은 분야를 일평생 넘나들며 자신만의 지적호기심을 가득 채워나갔습니다. 피터 드러커는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새로운 시각을 익혀 세상을 건너다보는 것을 누구보다 좋아했다고 고백합니다. 그 결과 죽는 순간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수 십 개의 전문학위증을 소지할 수 있었지요.


이렇듯 저는 ‘삶을 즐길 취미’를 떠올리다보면 어김없이 피터 드러커를 생각하게 됩니다. 제가 꿈꾸는 완벽한 노년의 모습을 생생히 살다간 인물이기 때문이지요. 



[출처-서울신문]




지금은 커리어를 설계하듯 은퇴 이후의 삶을 설계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은퇴하면 유유자적 집에서 티비를 보며 살아도 쏜살같이 노년에 이르는 시대는 저물었습니다. 은퇴 이후 티비만 보려 해도 무려 8만 시간 이상을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은퇴 이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노후자금, 즉 돈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다릅니다. 돈도 중요하지만 돈이 결코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지요. 여가와 가족관계, 취미 등이 적당한 비율로 융합되어야만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이 열린다는 결론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바로 여가와 취미생활입니다. 스스로 행복한 노년을 보낸다 여기는 사람들을 만나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행복’의 기준 중 하나는 평생을 성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평생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떤 배움이든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익혀가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조건이라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저희 할머니 이야기를 해드리려 합니다. 전라남도 고흥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시며 자식들을 키우시던 저희 할머니는 노년에 이르러 비로소 꿈꾸던 삶을 펼치고 계십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스포츠 댄스 학원에 수강하여 화려한 의상을 뽐내며 춤을 배우고, 영어회화와 스마트폰도 열렬히 배우고 계시지요. 복지센터에 취업을 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돌보는 일도 하시고 오후에는 파트타임으로 어린이 안전요원일도 하십니다. 할머니 본인의 말씀처럼 인생의 진짜 전성기를 누리고 계시는 셈입니다.


찾아보면 우리 주변에 ‘평생 배움’을 숙명으로 여기고 사는 사람들은 아주 많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이라크 전 대사가 선교사로 헌신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65세의 나이에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서울대 의대 김원곤 교수는 50대에 외국어 공부를 시작해 4개 국어를 마스터하고 59세이던 작년에 4개 외국어 고등 등급에 모두 합격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1940년생. 1998년 정년을 7년 앞둔 57살에 초등학교 선생님을 그만두고 여행 작가로 제2의 삶을 시작한 할머니도 계십니다. 바로 황안나 할머니가 그 주인공인데요. 50세에 운전면허를 따고 65세에 대한민국을 일주하고 70세에 사진을 배워 블로그를 만들어 하루 평균 5000명이 방문하는 인기 블로거가 되는가 하면 자신의 여행기를 담은 책을 여러 권 출간하기도 하셨습니다.


심리상담사가 되기 위해 60대에 심리학과를 두드린 뒤 학부, 석사를 마치고 65세에 박사과정을 준비한 박윤자 씨도 있습니다. 그녀는 하루에 4시간만 자고 공부에 빠지는 생활을 수 년간 이어갔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전략) 60대에 대학으로 돌아온 박씨는 그야말로 ‘열혈’ 학생이었다. 2005년 8월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다음해 3월 이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8월 졸업을 기다리며 박사과정을 위한 해외 유학 준비에 바쁘다는 박씨의 표정은 여름 햇살만큼 환했다. “저는 학업을 위해 참으로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후회는 없어요. 어차피 내가 선택한 길이고, 앞으로도 그 길을 갈 테니까.” (후략)


헤럴드경제 <65세 할머니 만학도 ‘겁없는 유학’을 꿈꾸다> 2008.07.15.




이제 하나의 전공으로 직업을 삼아 일평생 매진한 뒤 은퇴하는 시대는 저문 듯 보입니다. 사진작가가 은퇴 후 화가가 될 수도 있고, 증권사 직원이 소설가로 인생 2막을 열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두려움을 이긴 공부에서 비롯됩니다. 결혼을 했다고, 나이가 들었다고 공부하지 못하는 잔인한(?) 시대는 더 이상 없습니다. 방송통신대학교, 각종 온오프라인 문화센터, 사이버대학교, 인터넷 카페와 스터디 모임까지. 공부를 할 수 있는 도구와 기회들은 도처에 즐비해 있습니다. 새로운 꿈을 시작할 용기만 있다면 말이지요. 2012년도 서서히 저물어가는 요즘, 인생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제 2, 제3의 인생을 설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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