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작가가 고른 '2012년 아까운 책'

2012. 12. 7. 11:06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임진년 흑룡의 해 2012년도 어느덧 뉘엿뉘엿 저물어 갑니다. 호랑이처럼 포효하던 첫 태양을 맞은 지도 벌써 일 년이 다 되어간다는 얘기겠죠. 연초 세웠던 계획들은 무난히 지키셨는지 궁금합니다. 지키지 않으셨다고 너무 자책하실 필요는 없어요. 곧 새로운 해가 또 힘차게 시작될 테니 미뤘던 계획들은 2013년에게 양보하면 되지 않겠어요2012년 한 해 동안 다독다독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책도 읽으셨을 테지만 그래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아쉬운 마음에 나름의 시상식을 거행해보려 합니다. 이름 하여 2012년 아까운 책 시상식이에요.


올 한 해도 무수히 많은 책들이 출판시장에 쏟아져 저마다의 스토리와 감동을 선보였습니다. 개중에는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며 재판(再版)에 재판을 거듭한 책도 있었지만 사실 많은 책들이 대중에게 외면 받고 잊혀 졌습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는 곧 양서라는 공식은 없는 법! 오히려 묻혀있던 책에서 숨은 걸작들이 더 많이 눈에 띄곤 합니다. 올 초에는 모 출판사와 함께 아까운 책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책들을 재조명하는 뜻 깊은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오늘 이 시상식 역시 그 아이디어를 모티브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인정받아야 마땅할 책, 더 많은 분들께 읽히며 마음을 다스릴 힘을 제공해주는 책, 그리하여 다가올 2013년을 새롭게 열어 줄 그런 책들 몇 권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정보연 <행복을 미루지 않기를 바람 

                                

13년간 지속된 우울증과 무력감에 시달리던 평범한 30 직장여성의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스무 살 무렵부터 바닥을 치는 극단적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책은 그녀가 우울증과의 결별을 선포하고 스스로 행복을 찾기 위해 8개월가량 시행한 우울을 넘어 행복으로 가는 길’, 일명 우행길 프로젝트에 관한 기록이지요. 그녀는 자신에게 맞는 우울 극복법을 찾고 실천하며, 변화의 동력을 얻고 의욕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상담치료, 인지치료, 스키마치료, 명상과 식단 조절, 운동, 심리학 도서 스터디 등 아주 구체적인 팁까지 제시하면서 말이지요. 그동안 숱한 심리에세이를 접해봤지만 이 책만큼 솔직하게 자신의 상태와 치유과정을 나눈 책은 보지 못했어요. 그녀가 건강과 의욕을 찾고 끝내 세상과 자신과 화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과정은 감동적이고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마음의 감기를 심하게 앓고 있는 분이나 주변에 그런 분으로 인해 안타깝다면 이 책을 선물해보면 어떨까요?




[출처-yes24]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저, 김도연 역 <내 욕망의 리스트

 

프랑스의 유명 카피라이터이기도 한 그레구아르 들라쿠르의 장편소설입니다. 이 책은 출간 전에 이미 미국, 영국,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전 세계 13개국에 판권이 수출되고, 출간하자마자 영화화가 확정될 만큼 프랑스 현지에서는 폭발적 사랑을 받은 책입니다.


주인공은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수예점을 운영하는 47살의 평범한 여자 조슬린. 그녀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알뜰하게 살아가는 여성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산 로또 한 장이 그녀의 삶을 통째로 뒤 흔들지요. 얼마 후 자신이 무려 270억 원의 당첨금을 거머쥔 1등에 당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무려 270억 원! 그러나 기쁘기는커녕 왠지 모를 두려움에 휩싸인 그녀는 남편에게조차 당첨 사실을 알리지 못한 채 괴로워합니다. 고민 끝에 낡은 구두 깔창 밑에 270억 원짜리 수표를 감춰놓고 전전긍긍하던 어느 날, 일주일간 출장을 갔다 오겠다며 남편은 멀리 길을 떠나고 그와 함께 감춰놓은 수표도 영영 사라져버립니다.


책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일확천금의 핑크빛 꿈을 통해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진지하게 성찰하게끔 만듭니다. 돈이 많을수록 행복하리라는 검증되지 않은 통념을 부수고 무엇이 진정한 행복일까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죠. 2012년을 마무리하며 진지하게 자신의 진짜 욕망을 들여다보셨으면 합니다.



[출처-yes24]



 

윤정은 <퇴근 후 이기적인 반란> 팬덤북스

 

퇴근 후 저녁시간, 누군가는 잠들기 직전까지 TV를 볼 것이고 누군가는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한 생산적인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당신의 퇴근 후는 어떤 모습인가요? 저자는 헛되이 저녁을 보내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더 이상 저녁시간에 피로만 쌓지 말고, 또 헛되이 방황만 하지 말고 생산적인 딴 짓을 해보라고 권유합니다. 기존의 직업 말고도 저녁에 제 2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저녁 사용법, 낭만적 예술가로 사는 저녁 사용법 등을 통해 우리가 '언젠가' 하겠다고 습관적으로 꿈꿔왔던 일들을 '지금 당장' 실행에 옮기라고 말이지요. 아무 것도 아닌 하루 1시간, 2시간이 쌓여 3년 후에는 삶을 뒤바꿀 수 있다는 것 아시나요? 저녁시간, 주말시간을 활용하여 더 적극적인 삶을 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출처-yes24]




2012년이 불과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요즈음, 연말연시 잦은 모임들로 술자리도 참 많네요. 모임과 술자리도 좋지만 하루쯤은 경건한 마음으로 조용히 앉아 멋진 책들을 펼쳐보는 것도 한 해를 제대로 마무리하는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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