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독서하는 기업들의 성장비밀

2012. 11. 30. 09:29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벌써 5개월쯤 전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모 기업 대표님으로부터 임직원들을 위한 독서관련 강연을 부탁받았지요. 2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참석 예정인 대규모의 강연이었는데 사실 시작 전부터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다른 주제, 이를테면 생산성 향상이나 리더십, 기타 해당 산업에 관한 전문 강연도 아닌 독서 강연에 그토록 많은 임직원이 기꺼이 근무시간을 반납하다니요. 묘한 감동마저 일었지요. 강연에 관한 기업 대표님의 주문은 단 한 줄이었습니다.


 ‘직원들이 특히 인문학 관련 책을 더 열심히 읽도록 기를 불어넣어주세요!’  


생각할수록 신통방통한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야자체가 인문학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고 그깟 인문학서적쯤 읽지 않아도 아주 잘 굴러가고 있는 건실한 회사였거든요. 이쯤에서 저는 대표님의 경영철학이 심히 궁금해졌습니다. 


강연 시작을 앞두고 나눈 짧은 대화에서는 대표님의 확고한 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었는데 그 요지는 한 마디로 ‘책을 읽지 않는 회사에 미래는 없다.’였습니다. 경영자든 엔지니어든 인턴사원이든 전 직원은 반드시 정해진 양만큼의 책을 읽어야 했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의무적으로 독후감도 제출을 해야 했고요. 눈으로만 읽는 1차원적 독서에서 탈피해 스스로 생각하고 정리하여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익히는 고차원적 독서법을 실천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출처-서울신문]

관악구청 공무원들의 독서토론



알고 보니 독서를 경영철학의 배경으로 삼고 있는 기업들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먼저 한국남부발전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국남부발전은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건은 단순한 기술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기술 위에 특별한 상상력이 덧붙어야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지요. 그리고 창의력을 키우는데 독서만큼 훌륭한 도구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한국남부발전은 현재 ‘책 더미에 쌓인 남전’을 모토로 창조독서경영을 펄치고 있습니다. 정해진 추천도서를 매달 전 직원이 함께 읽은 후 독후감을 작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경영 아이디어들도 교류한다고 하네요. 


교보생명 역시 독서경영 도입으로 유명한 기업인데요. 2010년부터 도입한 ‘소시오 드라마(socio drama)’는 교보생명이 실천하는 인재경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재가 회사의 미래’라는 가치 아래 인재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교보생명은 매년 직원들 각자가 학습계획을 세우는가 하면, 팀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팀 학습 프로그램으로는 2004년 임원·팀장을 중심으로 시작해 2009년부터 정례화한 독서토론회가 대표적입니다. 임직원들은 매달 책 한 권을 읽은 뒤 느낀 점, 아이디어 등을 요약해 제출합니다. 그 아이디어들은 지식거래소에 모이고 경영활동에 반영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400개가 넘는 학습동아리도 각종 문제 해결에 한 몫하고 있다지요. 교보생명의 임직원들은 독서토론회와 독서통신교육 등을 통해 매 달 3~4권의 책을 읽고 있다고 합니다. 1년에 무려 마흔 권에 가까운 책을 읽는 셈이네요. 회사가 앞장서서 직원들의 자기개발에 공을 들이니 특별히 다른 활동이 필요 없을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회사는 준오헤어입니다. 준오헤어의 강윤선 대표는 말하지요. “준오헤어 성공신화의 바탕은 다름 아닌 독서다” 1979년 서울 돈암동 성신여대 앞에서 19평짜리 작은 가게로 시작한 준오헤어는 현재 전국 83개의 직영점, 총 직원 2,000여 명이 소속된 대한민국 최대 미용기업 가운데 하나로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그 폭발적인 성장의 비결이 바로 독서라고 단언합니다. 놀랍지 않나요?


준오헤어의 강윤선 대표는 지난 18년 동안 직원들과 함께 200여 권의 책을 읽었으며, 지금도 전 직원들은 매달 1권씩 의무적으로 책을 읽고 독서 토론회에도 참가해야 합니다. 논현동에 위치한 준오 아카데미에는 별도로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을 따로 만들 정도라고 합니다. 대표의 경영철학은 바로 ‘책을 읽고 리더로 우뚝 서라!’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출처-서울신문]

송파구청 릴레이 독서운동



이밖에도 독서를 경영철학의 중심에 세워둔 기업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한미글로벌, 애경, 이디야 커피, 한화63시티, 송파구청 등등. 업무만으로도 바쁜 회사생활에서 굳이 책을 읽어라 주문하는 경영자들의 마인드는 매한가지였습니다. ‘책이 당장의 성공과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책을 읽지 않으면 미래의 성공과 행복은 보장하기 힘들다’는 것이었지요. 한마디로 책 속에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닫고 미래를 설계하며 매일 매일 성장해 가라는 것입니다. 


하루 30분의 자투리 시간만 확보해도 연간 30여 권 이상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진부한 핑계 대신 이들 기업처럼 독서를 생활 속 습관으로 끌어와 보세요. 모르긴 몰라도 지금보다 훨씬 근사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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