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예술을 창조하는 스타들

2012. 12. 13. 09:55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최근 언론에서 ‘곁눈질’을 하는 스타들의 소식이 종종 들려옵니다. 가수가 예능을 하고, 연기자가 가수를 하는 정도의 틀(?)을 벗어나 아예 다른 길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경우 말이지요. 한 가지만 제대로 해내기에도 벅찬 현실에서 색다른 도전을 하는 그들을 보면 부러움도 부러움이지만 먼저 그 용기가 감탄스럽습니다. 재능의 유무를 벗어나 가슴이 가리키는 방향에 자신을 놓아둔다는 자체만으로 그들의 도전은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무대 위의 화려한 연예인에서 하나의 작품세계를 창조하고 총괄하는 진정한 ‘크리에이터’로의 변신을 꾀하는 스타들, 그들의 이야기를 만나보도록 하지요.



[출처-서울신문]





배우에서 감독까지-영역 확장하기


최근 충무로에는 배우 출신 감독들의 영화가 잇달아 개봉을 했습니다. 유지태, 구혜선, 방은진 등 배우로 기억되던 이들이 메가폰을 잡은 것이지요. 유지태의 팬이라면 그의 오랜 꿈이 영화감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그는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부터 각종 인터뷰에서 자신의 다음 도전이 영화제작일 것이라 귀띔했었죠. 

그런 그가 최근 ‘마이 라띠마’라는 영화를 갖고 나타났습니다. 그의 첫 장편영화이기도 한 이번 영화는 세상에 등 돌린 남녀의 고독한 사랑을 그린 휴먼 멜로드라마입니다. 영화에 대한 평은 관객들의 몫이겠지만 새로운 도전 앞에 선 배우출신 감독에게 관객들은 응원의 박수를 아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영화는 지난 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을 보이며 티켓이 30초 만에 매진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거든요. 


구혜선의 다재다능함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 곧 서른을 맞이할 그녀는 놀랍게도 연기자이면서 동시에 소설가, 화가, 감독, 시나리오 작가,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활동분야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그녀의 관심영역은 점점 더 넓어져만 갑니다. 최근에는 영화 ‘복숭아나무‘를 제작하고 소설도 발표했습니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하였으나 그녀의 뜨거운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언젠가 배우 구혜선이 아닌 감독 구혜선으로 먼저 기억되는 날이 찾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1995년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방은진은 최근 ‘용의자X’를 비롯, 많은 작품들을 연이어 연출하고 있습니다. 연기를 통해 쌓아 올린 그녀만의 내공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묻어나길 기대해봅니다. 그밖에도 하정우, 윤은혜, 김남길, 박중훈 등 생각보다 많은 배우들이 자신만의 장편영화, 독립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하정우, 박중훈, 윤은혜, 방은진[출처-서울신문]




스타들의 예술영역 넘보기는 비단 영화제작뿐만이 아닙니다. 차인표와 배용준, 조혜련, 타블로 등은 이름 앞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활동하기도 합니다. 차인표는 전문 소설가들도 쓰기 힘든 장편 소설을 두 권이나 출간한 엄연한 소설가이고요, 배용준은 사진에세이집을, 조혜련은 일본어 어학책과 자기계발서 등 여러 권의 책들을 출간한 작가이지요. 타블로의 단편소설집은 출판계에서도 경이로운 판매고를 기록하며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고요. 





▲타블로 소설집 <당신의 조각들>(좌), 차인표 장편소설 <오늘예보>(우)[출처-yes24]

 



이 밖에도 뮤지컬 배우, 연극연출자, 번역가, 싱어송라이터까지, 많은 스타들이 경계의 벽을 허물고 쉼 없는 도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사실 본업 이외의 분야에서 커다란 두각을 나타내고 극찬을 받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하느냐보다 얼마나 잘 해나가고 있느냐가 아닐까요? 작년보다는 올 해, 어제보다는 오늘 성장했다면 그것으로 넉넉하다 생각됩니다.


연예인으로 기억되던 그들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벽은 어쩌면 자기 자신인지도 모릅니다. 해당 분야에서 청춘을 소진해가며 혼을 불사른 예술가들과 당당히 경쟁하기 위해서는 일단 연예인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실력과 열정으로만 승부해야하겠지요. 그렇게 자신을 낮추고 겸허한 자세로 예술에 임한다면 대중도 그들의 ‘다른 길’에 감동하고 열렬히 응원할 거예요. 눈을 돌린 다른 분야에서 거장으로 불리는 스타가 탄생할 때까지 그들의 도전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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