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루함이 '게으름' 때문이라면?!

2013. 3. 15. 09:47다독다독, 다시보기/생활백과

 




2013년 계사년의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 지 불과 석 달 남짓. 그런데 해마다 이맘 때 즈음이면 재미있는 현상을 목격하게 됩니다. 금연과 영어공부와 다이어트 등 저마다의 계획을 세우며 부지런을 떨던 주변 지인들이 배터리가 방전된 스마트폰처럼 아슬아슬하게 그 계획들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연초에 빛나던 포부와 열정은 쓰나미처럼 사라지고, 남은 것은 의지박약인 스스로에 대한 질책과 실망뿐입니다. 나머지 11개월 남짓은 느긋한 타성과 달콤한 게으름 속을 표류하다 다시 연초를 맞아 새로운 계획을 ‘아주 잠시’ 실행하는 이상한 패턴을 반복해 나갑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그런 걸까요?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계획과 실패의 오류를 무한반복하며 살아가는 걸까요? 사실 ‘작심삼일’이라는 네 글자만큼 진부한 단어가 또 있을까싶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부한 만큼 우리와 가깝고, 안타깝게도 70억 인구가 한번쯤은 두루 경험해 보았을 정도로 보편적이죠.

 

 

 

삶의 방향성 점검하기

 

<굿바이 게으름>의 저자이기도 한 정신과전문의 문요한은 ‘게으름’에 대해 색다른 정의를 내립니다. 지금껏 게으름은 곧 빈둥거림이라 여기던 편견이 조각나는 기분이죠. 그가 정의하는 게으름은 비단 육체의 빈둥거림뿐만이 아닙니다. 계획뿐 실천 없는 하루의 반복, 삶의 우선순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사소함에 집착하는 것,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선택장애, 도전 없이 가장 편안한 길만을 추구하는 안일함,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이 모든 게으름의 원인인 목표상실까지.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가장 흔한 문제들이 사실은 게으름이라는 커다란 범주에 속하는 조각들인 것입니다.


 

[출처-yes24]

 


게으름은 늪과도 같다. 초기에는 빠져나올 수 있지만 어느 정도 몸이 잠기고 나면 몸부림칠수록 더 깊이 빠져든다. 그렇기에 초기에 '멈춰!'라고 외치는 행동이 필요하다. 정말 외쳐야 한다. 그냥 큰소리를 지를 수도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는 우리 스스로 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은 팔목에 고무밴드를 끼고 있다가 게을러지면 이를 튕기며 '멈춰!'라고 이야기한다. 또 어떤 사람은 엄지손톱에 사인펜으로 큰 점을 그려 넣으면서 잠시 마음을 환기시킴으로써 그 점을 '멈춤'의 의미로 삼기도 한다. 멈춤의 의미를 담은 특정 소품을 핸드폰에 매달아도 좋다. 어떤 회사의 대표는 망했던 전 회사의 도장을 늘 품에 지니고 다닌다고 한다. 마음이 느슨해질 때마다 그 도장을 보며 마음을 조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의식의 환기이다. 꾸물꾸물한 기분과 부정적인 사고로 꽉 차 있을 때 이런 식으로 한 쪽에 구멍을 내어 신선한 공기를 환기시켜줄 필요가 있다. 이러한 행위들이 어쩌면 장난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속에 온전히 마음을 담아낸다면 분명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 굿바이 게으름 中

 


늪과도 같은 게으름의 부정적인 패턴을 깨뜨리고 마음을 환기시켜 목표를 제 몫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한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좀 더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죠. 이 책에서 저자는 친절하게도 그 실천방안을 요목조목 일러주는데 이를테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 강렬한 내적동기를 품어라 

흔히 재활에 성공한 운동선수들을 보면 보상이나 명예와 같은 외적동기보다 내적동기가 높은 사람들입니다. 강렬한 내적동기는 우리 안에 잠재적 에너지를 극도로 끌어올려 목표에 닿게 만듭니다. 작심삼일은 충분히 작심삼백육십오일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둘, 목표는 작은 단위로 쪼개라

또한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실현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도 이미 증명된 사실입니다. 단순히 ‘영어정복’이란 목표보다 ‘2013년 12월까지 토익 800점’이라는 목표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이죠. 구체적 목표를 설정 한 뒤, 그를 이루기 위한 작은 목표들을 쪼갭니다.


셋, 게으름을 분명히 자각한 뒤 두려움과 자기비난과 맞서라

부정적 습관을 점검하고 인정하는 것은 첫 단추입니다. 그것들을 무조건 비난하기보다 미래를 떠올리며 긍정적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초점을 둡니다.


넷, 변화일기를 작성한다

자신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 변화들을 기록합니다. 일기는 자신과 대화할 시간을 만들어주기에 가장 탁월한 변화의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작심삼일을 벌써 세 번쯤 반복하고 있으신가요? 썩은 뿌리는 놔둔 채 마른 잎사귀만 떼어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올 해는 <굿바이 게으름>과 함께 본질 속으로 뛰어들어 게으름의 원인을 새로이 점검하고 치유하는 것은 어떨까요.

 

 


저항의 중간지대를 극복하라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박경철은 많은 타이틀을 가진 사람입니다. 의사, 경제전문가, 작가, 강연가. 모르긴 몰라도 그는 분명 주어진 하루를 누구보다 밀도 있게 사용할 것입니다. 계획한 일은 곧장 실천에 옮길 것이며, 장기적·단기적 목표설정과 우선순위 배정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많은 일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잘 해내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좋은 습관들을 그는 두루 갖추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자기혁명>이라는 다분히 자서전적인 에세이를 출간했을 때는 이러한 궁금증들이 곧장 책을 구입하게 된 배경으로 자리했지요. 박경철만의 성공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그는 일단 ‘저항의 중간지대’를 극복하는데 뛰어난 사람입니다. 어떤 결심/계획과 그것이 완벽히 습관화되기까지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자리합니다. 두려움과 피로함과 익숙한 원래 상황으로 회귀하려는 나태함의 욕구 따위. 목표한 그것이 필요하다는 이성적 의지와 그것으로써 얻는 이익이 현재의 어려움보다 가치 있다는 굳건한 믿음이 없이는 변심의 유혹이 계속됩니다. 이것이 곧 박경철이 말하는 ‘저항의 중간지대’입니다.

 


 

[출처-yes24]

 

 

우리는 흔히 좋은 습관을 굳히기위해 노력하지만 저자는 역으로 ‘나쁜 습관을 제거하기’부터 해보라고 권합니다. 목표를 방해하는 불필요한 나쁜 습관들을 하나씩 내려놓고 대신 그 자리를 긍정적인 습관들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단발적으로 버리는 것은 소용이 없습니다. 정말 버려야 할 것들은 장기적인 인내가 필요한 것들이니까요. 늦잠이나 담배, 폭음과 폭식 등 지속적인 투쟁이 뒤따라야 가능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긴 투쟁을 해나가면 그것은 한 차례의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습관이 되어 다시 버리려면 고통을 수반해야하는 ‘좋은 습관’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책에서 저자는 거듭 이야기합니다. 성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물은 99도가 될 때까지 끊지 않는다. 100도가 되기를 기다리는 인내와 여유가 필요한 것이라고. 내가 노력하고 있다면 기다림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발효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다시 새로운 목표와 결심 앞에 섰다면 일단 스스로를 믿고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치열한 고민과 방황, 계속되는 작심삼일과 시행착오는 사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중요한 것은 내 삶의 주인은 나이며, 강한 의지를 갖고 변화를 이끌 힘이 내 안에 있음을 믿는 것일 테니까요.

 


참고도서
문요한 저. <굿바이 게으름>. 더난출판사. 2007.
박경철 저.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리더스북.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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