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9. 13:47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후루룩 찹찹 오물오물. 지난달 아빠 어디가에서 윤후의 작은 입이 짜파구리를 너무나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입맛을 다신 분들 많으시죠? 저도 저녁을 먹었는데도 못 참고 끓여먹을 수밖에 없었답니다. 저만 그랬던 건 아닌가봐요. 업체에 의하면 윤후의 짜파구리 방송 이후 재료가 되는 두 라면의 출고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 50%나 뛰었다고 해요.
[출처 – 서울신문]
한편 이미 700만을 넘은 베를린의 주연이자 대세 배우인 하정우도 음식을 복스럽게 먹기로 유명하죠. 전작인 황해에서 김과 핫바를 맛있게 먹는 모습은 인터넷에서 다시 한 번 회자되었고, 이번 베를린에서도 식욕이 없어 보여야 하는 장면을 촬영했지만 너무 맛있게 먹어서 편집되었다는 얘기가 있었죠.
하정우와 윤후로 대표되는 이른바 먹방의 시대입니다. 이제는 수애 같은 청초한 이미지의 여배우나 레인보우 같은 아이돌 걸그룹도 자진해서 음식을 맛있게 먹어치우는 장면으로 어필할 정도인데요. 오늘은 다독다독과 함께 먹방을 보는 이유에 대해 함께 생각해봐요.
음식 사진, 먹방으로 진화하다
사실 먹방이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닙니다. 미니홈피나 블로그 시절부터 혹은 최근 자신의 SNS에 맛집 음식 사진 한 번 안 올려보신 분은 안 계실 거에요.
[출처 – YES24]
음식은 만화를 중심으로 책으로도 인기있는 전통적인 소재랍니다.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식객이나 CEO 필독서였던 미스터 초밥왕, 최근에는 따스한 힐링까지 해주는 심야식당에 이르기까지 음식 만화책도 참 많습니다.
TV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죠. 원래 아기, 여성과 함께 음식은 방송에서도 인기 소재였습니다. 한국인의 밥상이나 6시 내고향부터 수많은 맛집 프로그램까지 TV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게 그리 낯선 건 아니었죠. 최근에는 해피투게더3의 야간매점처럼 자기만의 레시피를 공개하고 직접 해먹는 프로그램도 인기입니다.
그리고 이제 먹방의 시대가 왔습니다.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로 원래 인터넷 개인방송인 아프리카TV에서 생겨났다고 해요.
인터넷을 통해 먹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개인방송을 ‘먹방(먹는 방송)’이라 부른다. 먹방은 아프리카TV에서 한 개인이 2008년을 전후해 ‘먹쇼(먹는 쇼)’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던 방송이 그 시초로 알려져 있다. 이후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개인방송을 시작하면서 인기를 얻었고, 지금의 먹방이라는 일반명사로 불리게 되었다. (후략)
미국의 유스트림, 일본의 니코동 등 세계에 수많은 인터넷 개인 방송이 있지만, 일반인이 우리나라 같은 형식으로 이렇게나 많은 호응을 얻으며 먹방을 하는 곳은 없다고 해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처럼 먹방에 열광하는 걸까요?
먹방, 놀이이자 외로운 밥친구
[ 출처- 서울신문]
먹방을 보는 연령층은 생각보다 다양하다고 합니다. 대부분이 10~20대이기는 하지만 부부가 함께 진행하는 먹방의 경우 30~40대 시청자도 상당하다고 하는 군요. 10~20대는 인터넷 놀이로 생각하고 즐기지만 그 이상의 경우 외로움을 달래는 수단으로 쓴다고 해요. 하지만 여태까지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많았는데 왜 지금 와서일까요? 그 이유는 사회 정서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대중문화평론가 황진미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함께 밥을 먹으며 정을 나눴지만 요즘 들어 가족들과도 함께 밥 먹는 경우가 드물어졌다. 이런 현대인들이 방송 속 먹는 장면을 보면 마치 이들과 함께 한 상에 둘러 앉아 먹는 듯한 대리충족을 느끼기 때문에 먹방이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요리프로그램의 인기 같은 현상과는 결이 다르다는 얘기다. (후략)
인터넷 놀이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서글픈 이유기도 하네요. 실제 가족들과 식사를 함께 할 기회가 줄어들다보니 먹방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해요. 혼자 밥을 먹을 때의 밥친구라는 거죠. 물론 예로부터 복스럽게 먹는 걸 미덕으로 여긴 우리 전통이 있다보니 먹방은 그 자체로도 보기 좋은 것이긴 해요.
또한 최근 몇 년 사이에 스마트폰과 SNS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먹방을 주고 받을 수 있으니 지금과 같은 유행을 탈 수가 있었겠죠.
오늘은 가족, 친구와 직접 먹방을 찍어봐요
[출처 –서울신문]
원래 먹방이란 단어는 먹물을 뿌린 듯이 캄캄한 방을 뜻해요. 집에 돌아왔는데 같이 밥을 먹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런 방처럼 외로움에 컴컴한 방이요. 그렇기 때문에 요즘 사람들은 밥친구 삼아 먹방에 열광하는 게 아닐까요?
역사를 통틀어 사람은 함께 밥을 먹는 자리를 가지며 친밀한 일상을 나누어 왔습니다.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서로 떨어져 있지만 먹방도 이런 친밀함과 외로움을 나누는 식탁과 같은 것이 아닐까 싶네요. 먹는다는 행위는 가장 원초적인 욕구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이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유대감을 확인하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가족이나 친구와 약속하여 함께 밥을 먹어보는 게 어떨까요? 그간 소흘했던 얘기를 나누면서요. 식사시간 사이로 따뜻한 정이 흐를 거에요.
ⓒ다독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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