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취업과 20대 취업의 반비례, 그 속내는?

2013. 3. 20. 13:5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매년 대학 합격자가 발표될 즈음이면 길거리에서 쉽게 ‘명문 대학 합격 현수막’을 목격할 수 있지요. 인권위에서는 이런 현수막들이 학생들 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자제를 요청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각 학교, 학원 등지에는 여전히 현수막을 내겁니다. 우리 사회가 유난히 학벌을 중요시하다 보니 ‘좋은 대학에 합격한 것은 크게 자랑할 만한 일’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인데요.

 

 

하지만 정부에서는 고졸 채용 정책을 앞세우며 학벌주의를 타파하고 ‘능력 중심 사회’로 가자고 외치고 있습니다. 학연ㆍ혈연ㆍ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 중심으로 인재를 등용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인데요. 부양해야 할 노령세대는 늘어나는 데 반해, 청년들은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터라 ‘고졸 취업’은 말 그대로 시대적 숙명이라고 여겨집니다.


 

▲특성화과 채용 설명회 [출처-서울신문]

 


 

고졸 취업 상승세 보여


국가에서 고졸 채용을 장려하자,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고졸 인재들을 등용하고 있습니다. 특성화 고등학교 출신 학생들이 정부 기관 및 대기업에 취업하는 사례들도 크게 늘고 있지요.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우수 고졸 인력 확보에 경쟁이 붙어, 졸업 후 취업을 희망하는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9명이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는데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2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고교 졸업자의 취업률은 29.3%를 기록했다. 지난해 23.3%보다 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고교 졸업자 취업률이 증가하는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후략) 


고졸 취업률 11년 만에 늘었지만... (한국일보, 2012-09-12)



특성화고 학생들의 선전은 전체의 고졸 취업률 반등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2012년 고졸 취업률은 11년 만에 증가했습니다. 2005년 이래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고졸 취업률이 드디어 상승세를 보인 것인데요. 고졸 인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고졸 취업률이 상승했다는 소식은 반갑지만, 이것이 2005년 고졸 취업률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2005년 52.3%를 기록했던 고졸 취업률은 이후 꾸준히 하강하여 2011년에는 23.3%로 최저 수치를 기록했고, 2012년에는 29.3%로 소폭 상승한 것이지요.

 

 


20대 취업난 갈수록 악화


한편 20대의 취업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다른 연령대 취업자 수는 증가하는데 반해, 20대 취업자 수는 꾸준히 급감하고 있어요. 20대가 다른 연령대에 밀리는 이른바 ‘샌드위치 세대’로 전락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청년고용률은 2005년 44.9%, 2007년 42.6%, 2009년 40.5%, 2011년 40.5%로 매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활동이 가능한 청년층 10명 중 4명만이 고용된 상태라는 의미다. 전체 취업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청년층 취업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후략)

 

            [청년실업 100만 시대] 취업은 안 되고 빚은 쌓이고.. 청년 절반이 노는 사회(매일경제,2013-03-18)

 

 

그중에서도 특히 25~29세의 채용이 줄어들었습니다. 기업에서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거나 고졸 채용을 확대하는 데 따라, 상대적으로 20대 후반의 청년들에게 기회가 줄어든 것인데요. 이에 현재의 20대 후반 청년층이 외환위기 때 대학을 졸업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IMF 세대’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졸 취업처럼 20대의 취업난 역시 해결책이 절실해 보이는데요.


 

▲취업정보 안내 [출처-서울신문]

 

 


사회적 편견과 싸우는 고졸 취업자


한편 우수 고졸 인력을 확보하려는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지만, 고졸 인력은 여전히 대졸 인력 보다 낮은 임금과 승진 차별, 사회적 편견을 감당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대기업에 취직이 확정되었던 고교 학생들이 대졸자와의 임금격차와 업무분장 차별로 다시 학교로 돌아온 사례도 있다고 해요.


 

▲고졸취업성공박람회 [출처-서울신문]

 



신고졸 성공시대 정착을 위해 사회 각계각층이 관심을 쏟고 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대기업과 공공기관, 중소기업에 취업한 고졸 학력자들은 여전히 ‘학력차별’이란 벽 앞에 한숨짓고 있다(후략) 


고졸 취업자 학력차별 금지 등 관리시스템 절실 (기호일보,2013-03-13)



또한 연공서열에 따라 대우하는 것이 익숙한 한국의 기업 문화에서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사회에 진출한 고졸 취업자들이 진급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어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을 상관으로 대우하기를 꺼려하는 문화 때문인데요. 고졸 취업 학생들이 우리 사회에서 더욱 당당하게 기를 펴고 살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요구됩니다.

 

 


누구나 원하는 일을 하는 즐거운 사회


오직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만이 사회적 성공의 지표로 여겨지는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은 입시 경쟁에 지쳐만 갑니다. 이런 때에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취업에 성공한 고졸 취업자들은 꿈꿔왔던 일을 하는 행복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데요.

 

 

각자의 재능과 꿈을 살려 누구나 원하는 일을 하는 즐거운 사회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고졸 취업자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나길 바랍니다. 또한 취업난에 아파하는 대졸 청년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나눠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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