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돌이의 귀향으로 살펴본 돌고래 포획문제

2013. 4. 4. 09:51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놀러 가서 형형색색의 동물들에게 빠졌던 동물원. 공작새의 아름다운 깃털, 징그러운 뱀, 키가 큰 기린, 늠름한 사자와 호랑이 그리고 재주 많은 돌고래쇼. 아마 거의 모든 분의 어린 시절 추억 중에는 동물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거예요. 추억을 따라 조만간 따뜻한 봄날에 동물원 방문 계획을 가지신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동물원은 언제 처음 생겼는지도 모를 까마득한 옛날부터 존재했다고 해요. 



기원전 1150년경 중국에는 이미 왕후인 달기가 사슴을 구경하기 위해 대리석으로 사슴 집을 만들었다고 하고 문왕은 영유라는 동물원을 지었다고 하죠. 아마 동물을 인간이 길들이면서부터 동물원이 등장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근대 동물원이 대중에게 공개됨과 동시에 등장한 문제의식이 있죠. 어린 시절 동물원을 구경하면서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생각해 본 문제일 거예요. 바로 ‘이 동물들은 어디서 왔을까?’ 와 ‘우리 안에 갇혀 사는 동물들은 행복할까?’입니다.



[출처-서울신문]




어린이의 꿈인 돌고래쇼와 동물 학대 논란


최근 서울대공원에 돌고래 논란이 있었습니다. 돌고래쇼는 동물 학대라는 논란과 함께 그 돌고래들이 불법으로 포획되었다는 것이죠. 서울환경운동연삽과 동물자연단체 등의 문제 제기로 서울시는 결국 그 돌고래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로 했습니다.



[출처-서울신문]



박원순 서울시장은 12일 시에서 운영하는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돌고래쇼를 잠정 중단하고 불법포획 논란이 제기됐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방사하겠다.”면서 “한라산 앞바다, 구럼비 앞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을 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후략) 


서울대공원 돌고래 ‘제돌이’ 다시 바다로 (서울신문, 2013-03-13)



제돌이라는 이름을 가진 서울대공원의 돌고래는 국제포경규제협약(ICRW)에 의해 포획이 엄격히 금지된 종이고 제주도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되어 온 돌고래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경우 제돌이를 고향인 제주도 앞바다로 다시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합니다. 제돌이의 귀향이죠. 2014년 6월경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제주중문단지 퍼시픽랜드에서 돌고래쇼를 하고 있던 돌고래 4마리도 방류가 결정되었습니다. 이 경우는 사법부의 판결까지 났다고 하는군요.



퍼시픽랜드는 벌금 1000만원을 물게 됐다. 이들이 잡아들인 돌고래 네 마리에 대해서는 몰수 명령을 내렸다. 멸종 위기인 남방큰돌고래는 국토해양부가 지난해 10월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지정해 영리 목적의 포획이 원천적으로 금지된 종이다.(후략) 


불법 포획된 돌고래는 장물 … 4마리 방류 결정 (중앙일보, 2013-03-29)



아이들의 친구인 돌고래가 어른들의 욕심으로 불법 남획된 장물이었던 셈입니다. 이미 6마리는 폐사했고 4마리만이 살아남아 제돌이와 마찬가지로 고향인 제주 앞바다에 방류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돌고래들이 고향 바다로 돌아가도 야생에서 생존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미 사람의 손을 타 거기에 길들여진 돌고래들은 바닷물에 익숙해져야 하고 야생에서 생선을 사냥해 잡아먹는 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죠.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고향을 떠나온 것도 억울한데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출처-서울신문]



자유로웠던 동물을 동물원에 잡아 가둔다는 점에서 도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만 반대로 이미 잡은 동물을 풀어주려고 해도 야생에 적응하기 어려워 오히려 사지로 내모는 꼴이 됩니다. 이른바 동물원의 딜레마죠. 최근에는 이 딜레마를 제돌이의 사례처럼 야생에 적응할 기간을 주고 훈련을 시켜 자유를 되찾아 주는 쪽을 선택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방사된 동물들, 어떻게 되었나 (경향신문,2013-04-03)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동물들과 그 친구들인 어린이들을 위하는 길일까요? 여러분은 동물원 동물의 방류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물원과 돌고래에 관한 추천도서


동물원과 돌고래를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 생각해 볼만한 책 두 권을 추천해 드립니다. 두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시고 동물과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교육적으로도 좋을 것 같네요.



동물원 동물은 행복할까? (로브 레이들로, 책공장더불어)


[출처-YES24]



이 책은 상반된 모습을 통해 동물원의 동물들이 어떤 상황 속에서 살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자연 속 동물과 동물원 동물을 대비시켜 왜 동물들에게 동물원이 학대의 공간이 될 수밖에 없는지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어요. 특히 북극곰, 코끼리, 고래, 유인원은 동물원에 두어서는 안 되는 동물로 분류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동물원 동물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제시하고 있답니다.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 (버지니아 매케너, 두레아이들)



[출처-YES24]



1970년대 영국에는 서른 개가 넘는 돌고래쇼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 한 개도 남아 있지 않다고 해요. 이 책에는 돌고래 쇼 두 개가 중지되고 갇혀 있던 돌고래 세 마리가 자유의 몸이 되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 돌고래들이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어떻게 도왔는지 훈훈한 일화도 소개하고 있어요. 돌고래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자연과 자유의 소중함에 대해 알려줄 수 있답니다.

 

 

인간들도 좁은 공간에서 몇 시간만 있어도 답답함을 느끼는데, 넓은 자연에서 뛰어놀던 동물들이 동물원에 갇히게 되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담긴 동물원이 그 내면에는 어른들의 상업적 논리가 배어있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이번에 야생을 돌아간 제돌이와 친구들이 부디 환경에 잘 적응하고 씩씩하게 뛰어놀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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