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산다’로 생각해본 1인 가구 현상

2013. 4. 12.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1인 미디어, 1인 창업, 1인 미용실, 1인 시위, 1인 가구까지 이제 혼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 되어 가고 있는데요. 이제 예능에서도 1인 가구를 다루고 있습니다. MBC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불타는 금요일 심야에 보여주고 있는데요. 최근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1인 가구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출처 – 나 혼자 산다]




대가족? 핵가족마저 해체 중


나 혼자 산다는 지난 설날 방영한 남자가 혼자 살 때가 좋은 반응을 얻어 정규 편성이 된 프로그램인데요. 모든 프로그램이 민족의 대명절을 맞이해 외국인들까지 한복을 입히고 좋은 점이든 나쁜 점이든 가족이 모인 문화에 대해 방송하고 있던 가운데 혼자 사는 남자들의 삶을 보여주는 건 독특하면서 의미심장했죠. 어떻게 보면 시청자들에게 앞으로의 현실을 마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 서울신문]




현실은 대가족은 물론이고 핵가족마저 해체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수의 1/4을 차지하며, 2030년엔 1/3이 될 전망이다. 3인 이상 가구는 줄어들어, 1인·2인·3인 이상 가구의 분포가 현재 1 대 1 대 2에서 2030년에는 1 대 1 대 1이 될 전망이다.(후략) 


어쩐지 짠한 ‘가족 상실의 시대’ (한겨레, 2013-04-04)



1인 가구 증가는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로 영국과 노르웨이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미 25%가 1인 가구라고 해요. 2020년 경이면 전 세계 가구의 15.7%가 1인 가구가 되리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개인주의, 여성 사회진출, 사별, 이혼 등 1인 가구 증가의 이유는 다양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있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기본적으로 젊은 남녀의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긍정적으로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여 예전처럼 반드시 결혼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게 되었다거나 개인주의의 심화로 인생을 자신에게만 투자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자발적인 원인이 있고, 부정적으로는 기러기 아빠나 젊은이들이 심각한 취업난과 경제적 불안 때문에 가정을 이루기를 꺼리거나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세대 같은 비자발적인 1인 가구도 늘고 있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1인 가구 증가는 만국 공통의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그 속내는 조금 다릅니다. 선진국은 부유한 노인층의 1인 가구가 많지만, 개도국 이하는 소득이 높은 젊은 층이 많다고 해요.


이처럼 개인주의의 심화, 여성의 사회경제 여건 증대, 수명 증대로 배우자가 사망하여 1인 가구가 되는 경우 등 여러 이유로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가족을 생활의 정상적인 기본 단위로 여기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는 경우 사회 문제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사회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견해도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에릭 클라이넨버그 뉴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서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를 통해 “혼자 살기는 점점 증가하는 보편적 현상이며, 공동체의 중요한 화두로 취급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1인 가구 증가에 대해 사람들이 부정적인 사회문제, 자기중심주의와 파편화 징후, 공적 생활 약화로 해석하는 일을 경계했다.(후략) 


홀로 산다는 것 누가 말릴 수 있나 (주간 동아, 2013-03-11)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도 “생명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무척 당연하다. 최초 인간도 혼자 살았을 개연성이 크다. 모여 살면 이점이 있지만, 군집생활에 따른 관계 문제, 질병 전염 위험에 따른 스트레스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인 가구가 증가한다고 걱정할 것은 없다. 혼자 사는 개인이 증가한다고 사회가 급격히 퇴보하거나 전진하는 것은 아니다. 이 또한 진화 과정일 수 있다.”며 포유동물의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출처 – 서울신문, MBC 나 혼자 산다]




실제로 최근 들어 요리하는 남성이 여성에게 주목받는 것은 1인 가구로 살기 때문에 요리가 익혀야 하는 필수 스킬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것이 여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가 되었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다윈의 성선택론을 바탕으로 할 때 기존의 근육과 경제력이 남성의 포인트였다면 이제는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남성이 선호된다는 것이죠. 여성이 자립적으로 살 수 있는 경제 사회 능력을 손에 넣었기 때문입니다.


모여 살든 혼자 살든 이제 1인 가구로 살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 오고 있다는 얘깁니다.



1인 가구 정책 지원도 속속 등장


1인 가구가 가구 비중의 25%에 이르자 지자체들은 1인 가구에 대한 정책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1인 가구가 편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을 확충하는 한편, 고독사 등의 사회 문제는 피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죠.


정책뿐 아니라 현실적인 변화도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에 가보시면 느낄 수 있을 텐데요. 주택, 가전, 생활용품 등 소비시장 전반에서도 1인 가구를 겨냥한 1인용, 1회용, 1인분 상품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고 있습니다.



[출처 – 나 혼자 산다]



이처럼 1인 가구는 앞으로 자리를 확고히 할 또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일 뿐입니다. ‘나 혼자 산다’에서도 노홍철은 우리를 연민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행복하지도 않고 불행하지도 않은 평범한 삶이라고 말하죠. 하지만 방송에서도 한 데 모여 서로를 회원님이라고 부르고 살림 노하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인간은 혼자 살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동물인 것 같습니다. 형태가 가족에서 모임으로 바뀔 뿐인지도 몰라요. 따로 또 같이 함께 사는 삶에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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