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탠드 시행 2주,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

2013. 4. 17. 09:54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N포털 사이트의 신문보기 방식이 <뉴스스탠드> 로 바뀐 지도 2주가 지났습니다. 기존에 제목을 통해 독자를 끌어들이던 방식에서 신문 지면을 그대로 가져와 게재하는 방식을 택한 <뉴스스탠드>는 도입부터 온라인에서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뉴스스탠드>를 시작한지 2주가 지난 지금, <뉴스스탠드> 초기부터 거론되었던 언론사 트래픽 감소가 역시나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50%이상 감소한 방문자 수에 많은 언론사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포털사이트 하나로 언론사 전체가 들썩이게 된 이유, 현재 온라인 뉴스 생태계는 어떤 변화를 앓고 있는 것일까요? 



▲ 신문 가판대 



포털사이트와 언론사의 갈등, <뉴스스탠드>


첫 시작부터 많은 언론사들의 우려를 샀던 <뉴스스탠드> 도입이 2주가 지난 지금, 예상보다 더 큰 후유증이 몰아쳤습니다. 무료로 포털사이트에 기사를 제공하는 언론사들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기사 방문자 수가 평균 50% 이상 줄면서 언론사들은 N포털사이트의 횡포가 아니냐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이런 반발에 대해 지난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N포털사이트 대표는 <뉴스스탠드>에 대한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N포털의 <뉴스스탠드>의 도입은 그간 <뉴스캐스트>를 운영하면서 문제가 되었던 ‘기사의 선정성’과 ‘낚시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이었으며, 트래픽 감소 콘텐츠 질 향상을 통해 언론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김 대표는 "언론사는 일단 방문자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백화점 주인이 아무것도 안 하면 방문한 고객이 다음 기회에 또 오겠는가. 그 손님이 다시 오게끔 하는 건 백화점 주인의 노력이다"고 말했다. (후략)


NHN, 네이버 뉴스스탠드 해명…'트래픽 해결은 언론사 몫?'-<스포츠 서울>,2013.4.11




▲<뉴스스탠드>형식의 신문보기 방식 [출처-서울신문]



하지만 이런 N포털 측 입장에도 한쪽에서는 N포털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뉴스’의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닌지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뉴스스탠드>를 통해 언론사 기사 트래픽이 줄어든 반면, 카테고리별로 정리된 ‘네이버 뉴스’의 트래픽은 증가했기 때문이지요. N포털의 잇속 챙기기냐, ‘낚시성’기사를 줄이기 위함이냐의 논쟁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이 한국 뉴스 생태계의 지각 변동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는 점입니다.




뉴스 플랫폼의 변화 그리고 혼란기


이번 <뉴스스탠드>사건을 살펴볼 때, 한 포털 사이트의 뉴스 전달 방식 변화가 이렇게 많은 언론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포털사이트에 대한 언론의 의존성이 컸음을 시사하는 것이죠.



[출처-서울신문]



이미 매체지면에서 인터넷으로 그리고 이제는 모바일과 SNS이라는 플랫폼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하지만 많은 언론사들은 이런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주적인 온라인 언론을 이끌어나가기보다는 포털사이트에 의존해왔는데요. 포털사이트에 무료로 기사를 게재함으로써 기사 자체의 트래픽을 늘릴 수는 있었으나, 대신 과도한 ‘트래픽 늘리기’ 경쟁 때문에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며 낮은 질의 콘텐츠들이 문제가 되었죠. 때문에 ‘온라인 기사’=‘질이 낮은 기사’로 은연중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콘텐츠 유통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소극적 대처만을 반복했을 뿐이다. 모바일과 SNS로 미디어환경이 급변하는 이때도 여전히 신문과 방송에 집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후략)


 (기자의눈)“다 네이버 탓이라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뉴스토마토>,2013.4.3



언론의 온라인 시장 기반이 약한 부분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는 쪽도 결국 같은 언론 내부였습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지면에서 온라인상으로 뉴스 플랫폼의 변화를 빠르게 이해했고 이에 대한 대응을 적절히 취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상태라고 하는데요. 이러한 사례를 들며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한국 뉴스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온라인 기사의 유료화, 이제는 꼭 필요할 때 


일각에서는 이번 N포털의 뉴스콘텐츠 유통방법 변화가 탈(脫)포털 뉴스 유료화의 자생적 모델을 만드는 분기점이 되지 않을까 기대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온라인 기사의 유료화가 앞으로 질 좋은 콘텐츠를 위한 올바른 해답이긴 하나, 바로 시행하기엔 많은 장애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간 온라인 기사 사이에서 잃어버린 저널리즘 회복과, 질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언론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무료화 된 인터넷 기사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유료로도 만족하며 구독할 수 있는 온라인 뉴스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널리즘의 회복과 양질의 콘텐츠 생산을 통한 독자의 인식변화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므로 전문가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이런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해야 함을 조언하고 있답니다.



이처럼 ‘비관론’에도 유료화가 언론의 생존방법이고, 기존 언론은 다양한 모델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 최 기자의 의견이다. 그는 오마이뉴스 ‘10만인 클럽’, 프레시안 ‘소액결제’ 모델, 뉴스타파의 ‘후원 모델’ 등을 거론했다. “디지털 생태계에서 수용자는 이미 ‘권력’을 가지고 있다. 더 많은 리트윗, 더 많은 클릭, 더 많은 의견으로 개별 기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수용자들이 좋은 저널리즘에 대해 경제적 행위를 할 때 수용자의 영향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수용자들이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다.”(후략)

“사망선고 받은 주류언론 뉴스유료화, 불가능”-<미디어오늘>,2013.2.18



단순히 온라인상의 기사를 돈을 받고 제공하는 것이 ‘온라인 기사의 유료화’ 목표가 아닙니다. 디지털 생태계에서 이미 SNS를 통해 정보 확산의 ‘권력’을 가진 일반 독자들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 생산으로 자발적인 ‘유료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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