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23. 11:07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의 공포가 사그라지기도 전에, 연이어 17일 텍사스 비료공장 폭발사고가 일어나면서 미국 전체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테러사건이 일어난 지 이틀 후 범인이 검거되었지만 한 주 동안 갑자기 일어난 큰 사건으로 미국 국민들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못했는데요. 미국의 혼란스러운 정세와 주말 동안 일어난 쓰촨성 지진까지 세계 각국은 지금 정신없는 나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다시 한 번 재조명받고 있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SNS입니다. 기존 언론과 달리 갑작스럽게 발생한 사건·사고들을 ‘현장감’ 있게 전달해주는 SNS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현장 모습 [출처-서울신문]
미국의 연이은 참사, 실시간 상황정보 전달의 주역은 SNS
요즘 뉴스프로그램 마지막 부분에서 인상 깊은 점은 ‘시청자 참여 제보’ 공고입니다. 기자들만이 뉴스를 취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는 시청자들의 취재제보도 적극 반영하는 것인데요. 뿐만 아니라 각 언론사별로 SNS계정을 통해 활발히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발달로 인해 이를 활용한 시청자의 제보가 활발해진 결과입니다.
▲텍사스 비료공장 폭발 사건 현장 [출처-서울신문]
이번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과 텍사스 비료공장 폭발 사건도 일반인들의 정보제공으로 취재와 상황 파악이 적극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사건·사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직접 SNS를 통해 현장의 상황을 알리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위와 같은 긴박한 현장 소식들을 접할 수 있게 하였지요.
지난 15일(현지시각) 보스턴 마라톤 대회의 폭탄 테러 사건의 참상이 아직까지도 역력한 가운데 미국 네티즌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고 현장을 전했다.
텍사스에 거주하는 한 네티즌은 “친구가 자신의 애완동물을 얻으러 병원으로 가는 길에 폭발로 인한 유리에 팔이 잘려나갔다”고 전했고, 다른 네티즌은 “Kwast 부인의 가족은 폭발로 인해 그들의 가정을 잃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후략)
사건 현장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한 SNS
아비규환이었던 사건 현장에서 SNS는 언론이 쉽게 전달하지 못하는 실용적인 정보들을 생생하게 전달해주었습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에서는 가족, 친구의 생존 확인을 위해 통화량이 많아지면서 한때 통신망이 먹통이 되었습니다. 그 대신에 사람들은 SNS서비스를 통해 서로의 생사 여부를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사고 경위와 부상당한 위치 등을 상세하게 적어 트위터에 올리면서 구조요청을 하는 등 재빠른 사고 수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지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던 데니스 크로올리 포스퀘어 CEO는 15일(현지시각) 폭발 현장에서 사고 경위를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올렸다. 크로올리 CEO는 "아직도 26번 도로에 갇혀있다", "엄마 아빠와 마이클 첼사 모두 무사하다", "26번도로에 있는 마라토너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등의 소식을 전했다.
이때 구글은 마라톤 참가자들이 친지와 가족이 서로 생사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구글 퍼슨 파인더’를 개시하여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찾고자 하는 사람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게 하여 사고수습을 도왔습니다.
빅데이터의 활용, 범인까지 잡아주는 SNS
이번 미국 참사에서 SNS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범인’을 잡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이 일어난 후 경찰은 재빠르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찍은 사진과 동영상뿐만 아니라 통화내역 그리고 SNS까지 수집했습니다. 다양한 데이터들을 모아, 그 안에서 겹치는 단서들을 추려 경찰들은 이틀 만에 테러범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SNS 데이터와 CCTV, 통화기록 등을 디지털로 분석하여 당시 용의자의 인상착용을 유추해 냈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촬영한 사진과 각종 자료 등을 통해 용의자의 신원을 대조해 보면서 범인의 범주를 구체적으로 좁혀나갈 수 있었지요. 만약 SNS와 스마트 폰이 없었더라면 훨씬 오랜 시간을 소요했을지도 모르겠죠?
▲현장 감시 카메라에 잡힌 보스턴 마라톤 테러사건 범인 [출처-서울신문]
또한, 범인이 올린 페이스북 글은 범인이 왜 이러한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테러목적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미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이민자였던 범인의 이야기를 통해 범죄 발단의 이유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인데요. 며칠 전에 잡힌 오바마 대통령을 독극물로 위협한 범인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올리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보스턴 폭탄 테러 사건에서도 SNS에 올린 각종 사진이 범인을 잡는데 큰 기여를 했다. 테러 목적 파악에도 범인이 SNS에 올린 글이 활용되고 있다. 첫 번째 용의자로 지목됐다 총격전 중 사망한 타를메란 차르나예프는 SNS에 “미국인 친구가 한명도 없다. 미국인들을 이해할 수 없고 종교에 심취하고 있다”고 올렸다. 조하르 차르나예프도 러시아 SNS 브콘탁테(Vkontakte)에 “이슬람을 신봉하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명성과 돈”이라고 적는 등 그들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 (후략)
SNS상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실시간 사건 보도뿐만 아니라 사건이 일어난 후 범인을 찾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미니홈피와 같이 단순한 개인적 공간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개방적 공간이기 때문에 정보의 접근이 쉬운 만큼 정보의 확산도 빨라서 완벽한 비밀이 없었던 것이지요.
이번 참사에서 SNS는 분명 감초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분별한 정보의 확산으로 SNS를 통한 오보도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마라톤이 끝난 후 신부에게 프로포즈를 하려 했지만 그만 신부가 테러 때문에 죽어버렸다는 사연은 페이스 북을 통해 여러 곳으로 퍼져 나갔지만 거짓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테러가 일어난 당시 지붕 위에 있던 남자가 우연히 찍히면서 트위터로 8,000번이 넘게 트윗이 되었는데요. 때문에 애꿎은 남자는 범인으로 몰려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 SNS는 분명 다양한 정보제공을 위한 창고는 맞으나, 한 편으로는 무분별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정보홍수 속에서 중심을 잡고 SNS 속 세상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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