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24. 13:56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1월 1일, 새 달력을 꺼내어 당신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화제가 되고 있는 2031년 휴일 일정 [출처-서울신문]
보통 새 달력을 펼칠 때가 돌아오면 가장 먼저 하는 것! 휴일이 며칠이나 되는지 세어보는 것 아닐까요? 자칫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는 날이 많은 해라면, ‘저주받은 일 년’이라는 네이밍이 붙을 정도로 아쉬움이 큰데요. 요즘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대체휴일제’ 법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휴일’에 모두가 좋아할 것 같지만, 법안 도입문제에 관해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쉬는 날 늘려주는 대체휴일제란?
대체휴일제는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는 경우 주중 하루를 대신 쉴 수 있도록 하는 법안입니다. 주말과 공휴일이 겹칠 때면 찾아오는 아쉬움을 달래줄 기분 좋은 법안이지요. 오래전부터 많은 말이 오고 갔지만, 새로운 정권이 법안 도입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본격적으로 법안 시행에 관한 의견이 오가게 되었습니다.
[출처-서울신문]
지난 19일 안전행정위원회는 법안 심사소위를 열어 ‘대체공휴일 도입’에 대해 긍정적 검토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관련 법령을 담당하는 안전행정부가 대체휴일제 조기 도입을 반대하면서 찬반논란이 점점 더 첨예해져 가고 있습니다.
안행부는 23일 “오전에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안행위) 전체회의 때 유정복 장관이 대체휴일제의 조기실시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안행부는 대체휴일제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와 여건이 형성되고 나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행부 “대체휴일제 반대”… 조기도입 불투명(문화일보,2013-04-23)
찬반 논란 대립의 끝에 선 정계와 재계
대체휴일제 찬반 논란은 정계와 재계의 대립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재계 측 입장은 대체휴일제는 아직까진 시기상조임을 주장하는 상황이고 정계는 노동자의 복지를 위해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입니다.
[출처-서울신문]
재계는 근무 일수 감소에 따른 경제 손실을 이유로 법안 실행을 반대 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인건비와 생산량 감소액을 합했을 때 총 32조 가량의 손실금액이 발생한다는 것인데요. 법안이 시행되면 자금난과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더욱더 대기업과 양극화를 가중시킬 것이라며 대체휴일제 법안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계 측은 우리나라 노동시간과 생산성의 반비례를 들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OECD국가 중 노동시간이 가장 길지만, 그에 비해 생산성은 낮은 수준인 상황을 설명하며 무조건 근무 시간을 연장하는 것이 옳은 방안이 아니라는 것인데요.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에게만 대체휴일제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문제제기에 정계는 오히려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대체 공휴일이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직장인들도 찬반 입장 대립
그렇다면 정작 이 법안 시행의 중심에 있는 직장인들은 대체휴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대체휴일에 대해 공무원들과 대기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은 법안을 반기는 눈치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 직장인들은 대체휴일제가 반가우면서도 부담스럽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손실 차원을 떠나 업무량이 많아 매일 같이 야근과 주말근무를 밥 먹듯이 하는 중소기업 직장인들에게 대체휴일제는 그저 그림의 떡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법안 개정이 통과되어 대체휴일제가 의무화가 되어도, 주중에 하지 못한 업무가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소기업 직원들의 입장입니다.
반면 잦은 야근과 프로젝트로 바쁜 직장생활을 하지만, 법적 휴무일 대부분을 준수하는 대기업 사원들은 대체휴일제의 도입이 반갑습니다. 보다 작은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지요.
대체휴일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76.7%에 달했고, 반대는 7.4%에 그쳤다. 대체휴일제가 들어서면 앞으로 2022년까지 직장인들의 연평균 휴일이 2.3일 더 늘어나면서 '노는 날'이 많아지는 건 사실. 그런데 대체휴일제에 대한 직장인들의 견해를 현장에서 들어보니 무조건 찬성이라는 의견과 함께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체휴일제의 빛과 그림자" 직장인들 의견 들어보니. (아시아경제,2013-04-16)
대체휴일제 찬반 논란 속에서 결론은?
여러 가지 이유로 대체휴일제에 대한 찬반 대립이 이어지고 있지만, 논란의 바탕에는 비효율적인 노동구조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찬성 측 입장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극복을 위해서는 모두가 평등한 근로기준법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노동자가 대우받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경제 민주화의 발걸음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지요. 반면 반대 측에서는 불합리한 노동시장 구조 문제를 해결한 후 모두가 평등하게 쉴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 뒤 대체휴일제를 시행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소득 직종과 취약계층의 노동구조 양극화에 대한 문제 접근은 같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각이 달라 ‘대체휴일제’의 찬반이 나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체휴일제’의 중심에 서 있는 모든 '국민'이 아닐까요? 법안개정을 떠나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근로환경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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