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에 나온 책, 작품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2013.06.28 14:48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최근 스크린셀러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책 판매에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 작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소재에 목마른 영화나 드라마는 적극적으로 소설이나 웹툰 등을 원작으로 삼고는 하죠. 최근 폭발적인 흥행을 했던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웹툰이 원작이었고,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링컨은 논픽션 도서인 권력의 조건이 원작이었습니다. 서로서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순환되고 있는 도서와 영상. 그렇다면 이번에는 단순히 원작 도서가 아닌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중요한 단서나 의미가 된 책들을 한 번 살펴볼까요?




출처 - 서울신문




쇼생크 탈출과 몬테크리스토 백작


세계 영화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베스트10 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쇼생크 탈출. 원작은 이야기의 신이라고 불리는 스티븐 킹의 단편인데요. 영화는 이 단편을 넘어선 걸작을 탄생시켰다는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출처 - 다음 영화, YES24



쇼생크 탈출 안에서 복수극이자 탈출극의 고전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등장합니다. 주인공 앤디의 노력으로 교도소 안에 도서관이 새로 생기게 되죠.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서와 배움이 중요하니까요. 그때 죄수 동료들과 기부받은 책들을 분류하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나옵니다. 그 동료는 이 책의 저자인 알렉산드르 뒤마를 멍청이라는 뜻의 덤애스로 잘못 읽죠. 다들 킬킬거리며 비웃지만 그는 이 책을 어디로 분류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감옥에서 탈출해서 복수하는 내용이라는 대답을 듣자 그는 그렇다면 교육서적으로 분류해야겠다면서 다같이 크게 웃죠. 이 영화에 등장한 책인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앞으로 벌어질 쇼생크 탈출에 대한 복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미의 이름과 시학


책이 소품을 넘어 영화 자체를 성립하게 만드는 영화 중 대표작은 아무래도 장미의 이름일 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기호학자이자 철학자, 역사학자, 미학자 중 한 명인 움베르토 에코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죠. 




출처 – 다음 영화, YES24



지금은 은퇴한 명배우 숀 코너리가 진취적이고 명석한 수도사로 등장합니다. 일종의 탐정 역할이지요. 이 영화 속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모든 살인 사건은 결국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중 희극편 때문에 벌어집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지금도 존재하는 책이지만 희극편은 지금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학 중에서도 희극편만 사라지게 된 이유를 가상해서 펼쳐낸 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지요.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수도원의 원장인 호르헤 신부는 사람을 웃게 만드는 원리를 알려주는 희극편이 세상에 존재하면 사람들의 두려움을 근원으로 하는 종교의 의미가 없어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학 희극편을 읽은 사람들을 살해하고 결국 불타는 수도원 서고 안에서 시학 희극편을 뜯어 먹으며 죽음을 맞죠. 장미의 이름에 등장한 책인 시학 희극편은 영화 속 모든 사건의 원인이며 웃음이 무엇인지 종교란 무엇인지 알려주는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시크릿가든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출처 – 시크릿 가든 공식 홈페이지



재벌 2세 김주원 열풍을 일으키며 톱스타 현빈을 만든 드라마 시크릿가든. 최근에 드라마 속 도서가 베스트셀러가 되도록 만든 영상 작품 중 가장 유명할텐데요. 실제 시크릿가든 속에 등장한 책들은 거의 모두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일부 인터넷서점들은 아예 김주원의 서재라는 이름으로 시크릿가든 속 도서들을 패키지로 파는 이벤트를 할 정도였습니다.




출처 - YES24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을 받은 책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아닐까요?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에 빠지게 되는 모험을 그린 동화인데요. 시크릿가든에서도 길라임과 김주원이 서로의 몸이 바뀌어 뜻밖의 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데가 있습니다. 길라임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는 장면은 이 책을 통해 현재 자신의 상황과 김주원의 상황을 이입해보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요? 재벌2세인 김주원이 가난한 길라임을 이해하기 위해 장 지글러가 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죠. 이처럼 시크릿가든에 등장한 책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상황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했습니다.




출처 - YES24



이밖에도 영화나 드라마 속에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거나 복선을 암시하는 책은 참 많습니다. 영화에서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등장하는 한 달 후 일 년 후(프랑수아즈 사강), 러브레터에 등장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마르셀 프루스트), 유브갓메일에 등장하는 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책들이 등장해 사랑을 받았습니다. 드라마는 아예 책읽는 주인공이 하나의 정해진 캐릭터가 되었죠. 국민 드라마였던 내이름은 김삼순의 모모(미하엘 엔데)부터 최근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1Q84(무라카미 하루키), 적도의 남자의 자기 앞의 생(에밀 아자르), 신사의 품격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신경숙), 내 연애의 모든 것의 지의 향연(노엄 촘스키), 김수영 전집(김수영)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책들이 캐릭터를 만들고 드라마의 단초를 마련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영화 속, 드라마 속 캐릭터와 그들을 상징하는 책은 어떤 것이 있나요? 주말에 재밌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그 안에 책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주인공에게 어울릴 책을 직접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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