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거꾸로 읽는다?! 생활 속 역발상의 효과

2013. 6. 27. 13:26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올해 초 투자의 귀재이자 세계적인 부자인 워렌 버핏이 지역 신문사를 또 인수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른바 역발상 투자이기 때문인데요. 사회 변화로 신문 사업이 꾸려나가기 어려운 비즈니스 모델이 되어 가고 있다고 인식되고 있는데도 전국지도 아닌 지역 신문을 샀기 때문이죠.




출처 - 서울신문



‘역발상 투자’로 유명한 버핏이 이끄는 투자전문업체 버크셔해서웨이는 25일(현지시간) 종이신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로턴 가문으로부터 오클라호마 지역 신문인 툴사월드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툴사월드는 일간으로 9만5000여부를 발행하고, 일요일판의 경우 약 13만부를 찍어내고 있다. 


버핏의 역발상 투자…지역신문사 또 인수 (헤럴드 경제, 2013-02-26)



지역 유지가 소유한 이 신문을 토대로 지역 사회와 친구들 이웃에 봉사하는 창구가 되기 때문에 지역 신문을 인수한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민심을 얻고 지역 비즈니스로 확대하기 좋죠. 이처럼 거꾸로 생각해보는 역발상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그렇다면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역발상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책과 신문 뒤집어 보기




출처 - 서울신문



가장 손쉬운 것 중 하나는 책과 신문을 뒤에서부터 읽는 역발상입니다. 책은 1권부터 신문은 1면부터 보는 게 정석이지만 신문은 특히나 뒤에서부터 읽기가 더 좋은데요. 1면 헤드라인부터 마지막 사설까지 전체적으로 훑어보면서 관심이 가는 읽을 거리를 표시해 놓습니다. 그 다음에 마지막 사설부터 체크해 놓은 부분만 읽으며 다시 1면 헤드라인으로 돌아가는 거죠. 


신문은 신문사의 관점에 따라 당시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슈부터 차례대로 기사를 담기 마련인데요. 1면부터 차례대로 읽는 것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시적인 관점으로 흘러가는 것이라면 신문 거꾸로 읽기는 반대로 미시적인 관점에서 점점 확장되어 거시적인 관점으로 옮아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에서 원인을 되짚어 가는 과정이 될 수 있죠. 사건에 따라서는 일상 생활의 작은 원인이 어떻게 1면의 큰 결과가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이 될 수 있고요.




출처 - 서울신문



이는 책을 뒤집어 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권으로 되어 있는 시리즈 도서의 경우가 특히 그러한데요. 만약 소설이라면 마지막권부터 1권으로 거꾸로 읽는 것이 역발상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야기의 결과를 알기 때문에 각 등장인물들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볼 수 있으니까요.


신문과 책을 거꾸로 봐보면 실생활에서 마주치게 되는 사건들의 원인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사람들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전체의 결과를 보며 세부의 원인을 일관성 있게 볼 수 있게 만들어주고 기사와 신문 전체의 포인트를 잡아내는 능력이 향상되지요. 또한 결과를 아는 상태에서 원인을 되짚어 유추해 가며 보게 되니 사고력과 유추 능력이 늘어납니다. 원인과 결과를 함께 보니 신문 보는데 가장 중요한 행간을 읽는 비판 능력도 생기게 되죠.




2013년 집단지성의 화두, 일상의 역발상




출처 - 서울신문



공유할 가치가 있는 지식을 전파하는 세계 최대의 집단지성 컨퍼런스, TED에서도 일상의 역발상은 단연 화두입니다. 특히 2013년 올해는 이런 일상의 역발상을 돋보인 강연 영상이 화제인데요. TED에 등록된 1400여 개의 동영상들 중에서도 돋보인 강연은 수가타 미트라 박사의 구름 속 학교켄 로빈슨의 교육이 창의성을 말살한다입니다.


교육이 창의성을 말살한다는 도발적 제목의 강의는 2006년 6월에 있었던 TED 강연으로 이미 조회수가 1500만이 넘어가는 TED 대표 강연 중 하나입니다. 교육학자 켄 로빈슨은 창의성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교육이 오히려 창의성을 죽이는 범인이라며 뒤집어 생각해보기를 권했죠.




출처 - TED



교육학자 켄 로빈슨은 “교육이 창의성을 말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창의적이며 각자 다양한 지능을 타고나지만, 정작 교육은 우리의 다양한 지능을 인정하지 않고 학습 능력에 국한된 획일화된 지능만을 강조해 창의성을 말살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타고난 소질과 개인의 열정이 만나 창의성이 최고에 이르는 지점(Element)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창의성 교육 프로젝트인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Creative Partnership)’은 그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당신이 놓쳤거나 다시 봐야 할 18분의 매직 (중앙일보, 2013-02-26)



교육의 역발상을 주장한 켄 로빈슨이 2013년에는 올해의 TED프라이즈를 수여하는 발표자가 되었습니다. 그가 수여한 2013년 TED프라이즈와 상금 100만 달러를 받은 사람은 같은 역발상 교육자인 수가타 미트라 박사였습니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에 돌직구를 날린 TED 강연 제목은 구름 속 학교였다고 하네요.




출처 - TED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300년 전 대영제국 시대에 만들진 것이다.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영국이 고안한 게 ‘인간 컴퓨터’다. 쓰고, 읽고, 계산이 가능한 관료들을 양성해 전 세계에 보내기 위해 학교를 세운 것이다. 이런 능력은 컴퓨터가 나온 이후 쓸모가 없어졌다. 교육 시스템이 무너졌다고들 하는데 아니다. 공고하다. 단지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더 이상 필요 없을 뿐이다. 미래에 어떤 기술이 나올지 모르는데 어떤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나. 교육의 근본은 무엇이든 스스로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올해 집단지성 화두, 일상의 역발상 (중앙일보, 2013-02-28)



미트라 박사는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에 대해 확신하며 아이들이 자기조직학습환경만 만들어주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착화된 교육 시스템은 오히려 아이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빼앗아간다는 것이죠. 그는 TED프라이즈의 상금으로 스스로 배우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구름 학교를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미트라 박사가 발표를 마치자 참석했던 발표자나 방청객들이 너도 나도 돕겠다고 나섰다고 하네요.



이처럼 역발상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과감하게 뒤집어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이런 역발상의 과감함이 때로는 현실에 놀라운 결과를 가져오죠.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어떻습니까. 잠시 동안 발칙한 역발상에 즐거웠잖아요? 이밖에도 생활 속에서 가능한 역발상은 많을 겁니다. 여러분은 어떤 역발상을 상상하고 계신가요? 오늘 신문부터 한 번 거꾸로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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