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신문기사로 알아본 레인부츠 열풍

2013. 7. 18. 11:19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날씨도 덥고 비는 퍼붓고, 요즘 우리나라 날씨는 아열대 같습니다. 덥다가 스콜이 쏟아지고 금방 멈추고 고온다습한 날씨가 딱 그렇지요. 이번 여름에는 아열대에서 자라나는 산호가 부산 앞바다에서 자랄 정도라고 하죠? 요 며칠간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렸는데요. 이와 함께 큰 인기를 끄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장화, 요즘은 레인부츠라고 부르는 신발이죠. 신문 기사 속에서 장화는 과연 어떤 말들로 표현되어 왔을까요?

 

 

출처 - 서울신문

 

 


발 건강에 ‘위험한’ 장화

 

장화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고무신 사랑은 유별났나 봅니다. 일제 식민지 시대였던 1935년에도 조선에서 고무신을 없앤다면 조선사람의 생활을 빼앗는 것과 같을 것이란 말이 있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출처 - 서울신문

 

전세계를 둘러본대도 비가 오나 폭양이 내리 쬐나 고무신을 신고 다니는 데는 조선뿐이니 외국 사람이 왔다가 조선 고무신에 큰눈을 뜨는 것도 괴이한 일이 아니겠습니다. 이 고무신도 그렇거니와 지금은 비가 오는 때면 어떤 학생이고 고무장화에 고무 우장을 쓰게 되는데 어린 학생으로는 가방 들고 신주머니 들고 도시락을 들었으니 불가불 고무 우장이 절대로 필요하고 또 장화도 경제적이요 비가 쏟아지는 때는 이것 외에 신을 것이 없으니 이렇게 좋은 비옷과 장화를 폐지하는 건 문제가 클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해로운 점을 알아두시고 주의하셔야 할 것입니다.

 

발의 SOS 고무신의 위험! (동아일보, 1935-06-13)

 


예전에는 장화가 농수산이나 공장 작업용 아니면 어린 아이들만 신는 신발로 인식되었었죠. 이는 일제시대에도 그랬나 봅니다. 하지만 조선 사람들이 지나치게 고무신만 찾는 것이 여름철 건강에는 안 좋을 수 있다는 것을 당시 신문은 주의시키고 있습니다. 고무신과 장화의 특성상 딱 맞는 것을 신게 되는데 이는 발과 다리의 혈액 순환을 방해합니다. 당시 고무신과 장화는 날고무를 보통고무로 만드는데 유황을 사용했는데 이 유황 잔류물이 발에 습진을 일으켰다고 해요. 또한 땀이나 습기가 밖으로 발산되지 못하니 위생상으로도 좋지 못했고요.

 

이를 막기 위해 장마철에는 계속 되는 비 때문에 장화를 신더라도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젖지 않은 다른 신발로 갈아 신을 것을 권했고 양말도 자주 갈아신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리고 맨발로 신을 때는 신문지 등 땀과 습기를 흡수할 수 있는 종이를 깔고 신는 것이 위생에 좋다고 가르쳐 주고 있네요.

 

 


50년 전에도, 장화의 ‘즐거운 비명’

 

신문 기사를 살펴보면 레인부츠, 즉 장화가 패션 아이템으로 취급 받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미 1966년에 여성용은 물론 남성용 장화도 등장했다고 하네요.

 

 


출처 - 서울신문

 

여자용은 서울 거리에 나타난 지가 오래 되었지만 남자용 장화가 등장한지는 4년 전, 지금 시중의 방한용 장화값을 보면 여자용은 목의 길이, 털의 종류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생기지만 송피로 된 것이 목이 길면 4천 50원, 중간이 2천 9백 원, 털이 조금 나쁜 것을 사용하면 3백 원까지 호가하고 있다. 남자용은 보통 2천 8백 원에서 2천 9백 50원까지 하고 있는데 금년에는 예년보다 찾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각 양화점에서는 즐거운 비명이다.

 

방한용 장화 (매일경제, 1966-11-23)

 


당시 장화는 소가죽과 말가죽이 대부분이었다고 하며 당시 유행은 무늬 없는 민자보다 여러 장식을 가미한 데코레이션 타입이었다고 해요. 민자일 경우는 승마화와 구분이 안 가기 때문이라나요? 단순히 우리나라가 못 살던 시절로만 생각하던 60년대에 남들과 달라 보이기 위한 패션 아이템에 이렇게 신경 쓰고 있었다니 조금 놀랍네요. 레인부츠보다는 겨울에 유행한 어그부츠에 가까우려나요?

 

원래는 직업 여성들을 중심으로 앞이 뾰족하고 하이힐인 장화가 유행이었는데 1966년부터 굽이 낮아진 미들이 유행했다고 합니다. 이미 50년 전에도 여성용 장화는 물론 남성용 장화까지 유행이었다니 신기하죠?

 

 


인기가 ‘뜨거운’ 장화, 레인부츠

 

조선 사람의 고무신부터 아이들의 신발을 넘어 50년 전 장화 유행이 다시 되살아났습니다. 요즘 거리를 걷다보면 형형색색의 장화를 신은 여성들은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장화보다는 레인부츠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출처 - 서울신문

 

요즘 비 오는 거리는 레인부츠(rain boots·장화)가 점령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작업용 신발’ 취급을 받았던 장화가 20~30대 여성 사이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레인부츠가 주목받는 이유를 전문가들은 두 가지로 꼽고 있다. 첫째는 화려한 원색이나 독특한 무늬를 강조한 디자인이 대거 등장하면서 패션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을 끌어당겼다는 지적이다. 빗속에서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레인부츠의 장점도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 오는 거리 점령…여름 장화 '물 만났네' (한국경제, 2013-07-16)

 


레인부츠 판매량은 메이커를 가리지 않고 크게 상승했는데요. A마트의 경우 1년 전보다 2배 이상 팔려 나간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유럽산 고급 브랜드가 대거 들어와서 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인기 브랜드는 2~30만 원대이고 한 켤레에 90만 원이 넘는 레인부츠도 그 인기가 뜨겁다고 하네요.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일제시대를 거쳐 50년 전에 유행했던 장화가 오늘날 다시 패션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역사대로라면 조만간 남성용 레인부츠가 나올 차례인가요?^^ 다음에는 어떤 유행이 돌아올지 기대되는데요. 장마철에 건강 잘 챙기시고 앞으로도 형용사로 읽는 시대의 이슈들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