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한글의 향연, 신문사별 서체 비교해보니

2013. 9. 26. 13:58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세상 사람들의 아침을 여는 신문. 여러분이 신문을 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엇인가요? 아마 신문지면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수많은 글자들일 텐데요. 글의 중요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서체들도 저마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특히 가독성이 중시되는 신문의 경우엔 신문사별로 각자 사용하는 서체가 다르다고 하는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우리나라 대표 신문사들의 서체를 살펴보며 신문 서체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신문사별로 쓰이는 서체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문 서체의 역할과 기능


먼저 들어가기에 앞서 신문 서체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신문 서체의 일반적인 특성을 살펴볼까요? 일반적으로 신문 서체는 헤드라인과 본문의 서체로 분리, 구성된다고 하는데요. 


주로 기사 헤드라인에 사용되는 서체는 강인하고 중후한 느낌을 주는 고딕체, 기사 본문에는 섬세함이 부각되는 명조체가 많이 사용됩니다. 이처럼 상반된 느낌을 주는 고딕체, 명조체의 대비로 인해 기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또한 강인한 느낌의 고딕체와 섬세함이 강조되는 명조체의 대비로 인해 기사의 신뢰성을 높여주고, 미적 아름다움을 부각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 내용 자체에는 흥미를 가지지만, 신문 서체에 대해서는 내용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데요. 신문에 사용되는 서체는 때에 따라 글의 내용을 돋보이게 하고, 가독성 결정에 많은 작용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기사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심미성, 가독성을 충분히 고려한 서체의 사용이 필요합니다. 




신문사별 서체, 어떤 것이 있을까? 


① 동아일보 


동아일보에서는 1998년 전면 가로쓰기전환 이후 새로운 전용 글꼴을 개발해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요. 윤디자인연구소와 함께 만든 동아일보의 글꼴은 과거보다 훨씬 선명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독자와 더 명료하게 소통하고자 하는 취지가 담겨 있다고 하네요.

 



▲동아일보 서체 8종. 고딕계열 4종, 명조계열 4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아일보의 새로운 서체는 고딕계열 4종, 명조계열 4종, 총 8종으로 구성되었는데요. 한자와 부호를 포함해 종류별로 1만자 전후이고 모두 8만5682자가 된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대표 보수 신문인 동아일보는 안정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정갈한 평체를 사용해 권위지로서의 느낌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② 중앙일보 


다음으로 살펴볼 폰트는 중앙일보 디자인센터와 산돌커뮤니케이션이 지난 2003년부터 5년 동안을 공들여 완성한 ‘중앙서체’입니다. 





중앙폰트는 크게 중앙일보 고딕체, 명조체, 본문서체로 나뉩니다. 

이를 다시 세부적으로 나누면 중앙 특견고딕, 태고딕, 중고딕, 세고딕, 태명조, 중명조, 세명조, 신문명조 등 총 8가지로 구성돼 있죠.





무엇보다 중앙서체는 서체 고유의 특성은 살리되 독창적인 형태와 구조로 아름다움과 가독성을 크게 높인 특징이 있습니다.


고딕체, 명조체, 본문서체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볼까요?





우선 고딕체입니다. 네모틀 글자를 탈피하고 자소의 공간을 넓힌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요. 'ㅁ'과 'ㅂ'같은 비슷한 자소(한 언어의 문자 체계에서 음소를 표시하는 최소의 변별적 단위로서의 문자 혹은 문자 결합)의 경우 형태적으로 뚜렷이 구분, 경직되고 딱딱한 형태의 모양은 곡선을 살려,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처리했습니다.


여기에 자소(한 언어의 문자 체계에서 음소를 표시하는 최소의 변별적 단위로서의 문자 혹은 문자 결합) 간 두께와 공간의 시각적 배분도 더해지니 주목성을 강조한 기존 고딕서체를 현대적이고 가독성 높은 형태로 제작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명조체입니다. 명조체는 구분하기 어려운 서체를 형태적 차이가 있게 해 쉽게 읽히도록 한 것이 특징인데요. 





위에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복잡한 자소조합에 따른 뭉침 현상을 자소 분리와 형태의 조절로 개선했고, 명조의 곡선을 자연스럽게 설계했답니다. 


마지막으로 서체의 표현력을 극대화 해 작은 크기에서도 각 요소를 선명하고 정확히 표현할 수 있도록 제작된 본문용 서체입니다. 





우선 'ㅇ'과 'ㅎ'의 상투(ㅇ부분의 위에 일자(1) 모양처럼 세워진 것)를 삭제 한 것이 돋보입니다. 초성에서는 'ㅇ'의 상투를 사용하고 있지만 중성, 종성, 'ㅎ'에는 상투를 사용하지 않아 통일감을 주는 동시에 가독성도 높이고 있습니다. 또 각 자소의 구분이 명확할 수 있도록 자음 크기를 키운 것도 하나의 특징입니다.




③ 한겨레 신문

 




한겨레결체는 한겨레신문사에서 개발 및 배포한 서체로, 2005년 한글날을 맞아 한글 발전에 이바지하고자하는 뜻에서 글꼴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였습니다. 한겨레결체는 신문사 중 독자들에게 최초로 글꼴을 공개하여 많은 사랑을 받아왔으며, 타 신문사들의 글꼴 공개에도 많은 영향을 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겨레 결체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탈네모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명을 곁들이면 하나의 글자가 밑받침의 유무에 따라 다른 크기로 표시된다는 점인데요. 다른 서체와는 달리 일정한 네모 틀에 글자를 가득 채우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글자 하나하나의 다양한 모양을 중시하여, 한글의 조형성을 살렸습니다. 글자마다 높낮이가 달라지면서, 읽기도 편안해졌습니다.





현재 공개된 한겨레결체는 한글 자모 1만 1172자, 영문 94자, 특수기호 1천여 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④ 조선일보 




[출처-조선닷컴]


조선일보는 1920년 창간 이후 92년 동안 모두 17차례 독자적인 서체를 개발했습니다. 1938년에는 명조체와 비슷한 글자체를 개발하는 등 한글 말살정책이 펼쳐진 일제강점기에도 개발을 계속했는데요. 일본식 한자에 맞추어 한글을 개발하던 흐름과 달리 독창적인 글자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신서체는 국내 신문 사상 처음으로 조선일보가 가로쓰기 신문을 위해 개발한 글자체입니다. 모든 글자가 날렵한 느낌을 주는 홀쭉한 모양으로, 가로로 쓴 글을 읽기 편하게 만들어줍니다. 활자 전문가 10여명의 자문으로 글자 하나하나의 활자체제를 고려해 그렸으며, 한글과 한자, 영문, 숫자, 부호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디자인했습니다.




감동을 주는 신문사별 서체 개발


신문사별 서체의 진실. 재미있으셨나요? 서체를 잘 보면, 신문사별 특성도 얼핏 예측해볼 수 있을 것 같죠? 꼼꼼하게 살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금세, 서체만 살짝 보고도 어느 신문사의 지면인지 단번에 구분할 수 있는 재능이 생길 것 같군요.^^ 


조선일보에 따르면, 활자 개발에 노력한 것은 “독자들이 읽기 쉽고 아름다운 글자를 만드는 것이 활자 매체를 주도하는 신문의 의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의 구미에 맞도록, 서체까지 신경 쓰고 있는 신문사들. 이 정성을, 갈수록 신문 읽는 이를 찾기 힘든 요즘, 여러분은 잊지 말고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다독다독이 종이 내음을 잊지 않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다독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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