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지금은 캠핑(아웃도어) 문화 전성기일까?

2013. 9. 27. 09:35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비가 내린 다음날이었던 어제는 정말 하늘이 너무 예뻤죠? 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완연한 가을 하늘을 보니 대자연으로 떠나고 싶어집니다. 낙엽지는 나무 속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해먹으며 밤에는 캠프파이어도 보고요. 가을이 시작되면 떠나고 싶어지는 캠핑. 오늘은 그동안 캠핑이 신문에 어떤 식으로 소개 되었는지 살펴볼게요.




[출처 - 서울신문]




옛날 캠핑문화, 국위를 선양하는 단체활동


과거에 캠핑은 국위를 선양하는 단체활동에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특히 협동심과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서 소년소녀들의 단체활동에 활용되었다고 하는데요. 여성단체들의 여명기에 이런 청소년 단체의 캠핑활동을 지원했다는 기사도 눈에 띄는 군요.



대한소녀단


삼천 명의 소녀들을 회원으로 가지고 있는 대한 소녀단은 금년에도 서울 시내여자중고등학교를 총망라해서 소녀들의 재능과 취미를 살리는데 많은 활동을 했다. 7월에는 광나루 캠핑 싸잇에서 백여 명의 소녀들이 캠핑 생활을 하게 했고 대외적으로는 소녀단 훈련부장 양순담 여사를 호주에 파견해서 시드니, 멜버른 등지를 순회하며 소녀단 훈련을 견학가고 한편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게 했다.


넓고 깊어진 활동면 여성단체 (상) (동아일보, 1958.12.18)



캠핑은 또한 해외에서 국위선양을 위한 장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60년대 걸스카웃들은 스위스에서 한복을 입고 한국의 문화를 전했다고 하는데요. 예나 지금이나 그 중심에는 캠프 파이어가 빠지지를 않네요.




[출처 - 세계일보]



한국대표는 스위스에 도착하자 바로 치마저고리로 갈아입고 의복으로부터 코리아와 코리아의 문화를 소개했다. 오전에는 토론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오후에는 게임이나 피크닉 등 다채로운 일정을 보냈다. 대개 밤에는 알프스 산록에서 주워온 고목으로 모닥불을 피워놓고 캠프파이어를 했으며 이런 시간에는 특별히 우리 대표의 활동과 인기가 대단한 것이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주었다.


한국을 깊이 이해(경향신문, 1961-09-17)



동시에 피서철마다 남녀혼성캠핑행위가 극성을 부려 경범죄로 다스린다는 기사가 나고는 했다고 해요. 피서철 경범죄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네요.




신문, 캠핑 산업 발전을 예견하다


한편 학생들의 사교나 국위선양을 위한 단체활동에 초점이 맞춰져있던 캠핑은 곧 레저 문화로 발전합니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신문은 기사를 통해 3차 서비스 산업, 그중에서도 캠핑 산업의 발전이 지금보다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산업사회의 구조적 산물인 레저는 필연적으로 3차산업의 발전을 초래한다. 아마도 1980년대에는 새로운 레저재벌이 탄생될 것을 예고하는 것은 지나친 속단이 아닐 것이다. 현재 선진제국에서는 각종 운동기구와 요트, 겨울 운동장비와 촬영장비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레저 품목이다. 이것은 얼마전까지만해도 소수의 돈많은 경제 엘리트층만이 누렸던 승마나 요트 항해, 사파리 촬영, 스키 등이 점차 대중화 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다. 이에 비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간단한 운동기구, 낚시 도수, 등산이나 캠핑 장비 등이 페저 품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일반 대중의 생활수준이 점차 향상됨에 따라 이러한 현재의 수요현상을 좀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될 것으로 믿는다.


신산업시대의 전개와 조건 27 (매일경제, 1978-02-20)



이 기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캠핑이 항상 인기있던 레저였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경제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캠핑 문화가 더욱 넓게 퍼지고 더 수준 높은 문화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그 예측은 맞았을까요?




진격의 한국 캠핑, 화려한 궁궐이지만 주춧돌이 흔들린다


신문의 예견은 산업적으로 정확히 맞았습니다. 현재 국내 캠핑 인구는 300만 명. 불과 5년 전인 2008년 50만 명으로 추산되었던 것에 비해 무려 6배가 늘었습니다. 캠핑 산업도 이에 따라 급성장해 올해는 시장 규모가 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출처 - 이투데이]


이렇게 캠핑 산업이 급성장 한 데에는 캠핑 문화가 크게 달라진 것도 한몫했습니다. 과거에는 청소년이나 회사들의 극기훈련 같은 단체활동이 주롤 이뤘다면 최근에는 가족을 중심으로 한 가족 단위 캠핑 인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아빠 어디가 같은 가족 캠핑 TV 프로그램의 인기도 큰 영향을 끼쳤죠.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도 큽니다. 캠핑 관련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네요.



캠핑 관련주 주가가 뜨겁다. 주5일제와 레저 문화의 확산으로 캠핑족(族)이 늘어나면서 캠핑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자 관련주 주가도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부탄가스 브랜드 '썬연료'로 잘 알려진 태양의 주가는 올 들어 50.5% 상승했다. 캠핑용 난로를 생산하는 파세코도 올해 주가 상승률이 62.8%에 달한다. 캠핑용 코펠을 만드는 PN풍년의 주가는 같은 기간 18.0% 올랐다. 태양의 경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8억7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캠핑을 즐기기 위해 야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도 치솟았다. 이 덕분에 쌍용차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캠핑 열풍에 캠핑株 '후끈'(조선일보, 2013-09-25)



이렇게 캠핑이 가족 단위로 생활화 되고 시장이 5년새 6배나 커질 정도로 산업이 성장했지만 캠핑 문화는 아직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파악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쓰레기나 음식 취사 등 기본적인 캠핑 매너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하네요.




[출처 - 국민일보]



지난 6월 강원도 춘천시의 명물로 부상하던 소남이섬캠핑장이 잠정 폐쇄됐다. 캠핑명소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주말에만 400여명에 달하는 캠퍼들이 몰렸던 곳이다. 캠퍼들은 떠났지만 섬은 쓰레기와 오물로 뒤덮였고 보다 못한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캠핑장 운영자도 무책임한 캠퍼들을 상대하는 일이 가장 괴롭다.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막무가내’ 캠퍼들 때문에 캠핑장 운영을 중단한 적도 있었다”며 “밤새 음주와 고성, 댄스타임이 이어지는가 하면 ‘잘 대우해주면 홍보해주겠다’며 너스레를 늘어놓는 동호회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A씨는 “캠핑 인구가 50만명일 때의 일부와 현재 300만명일 때의 일부는 차원이 다르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캠핑장 운영자 B씨 역시 “캠핑장에서 나가는 폐수의 양이 어마어마하다”며 캠퍼들의 이기적인 행태를 꼬집었다. 계수대나 화장실 사용 실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유명 블로거로 통하는 캠퍼 C씨는 “현대적 시설을 갖춘 캠핑장은 늘어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예전보다 불편한 게 더 많아졌다”고 말한다.


진격의 한국 캠핑, 문화도 매너도 없다 (국민일보, 2013-09-16)



신문은 급격한 한국 캠핑 산업의 발전과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캠핑 문화를 화려한 궁궐에 흔들리는 주춧돌로 표현했습니다.




[출처 - 한국경제]


성숙한 캠핑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그리고 캠퍼들의 자정활동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자연을 소중히 하고 에티켓과 매너를 서로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야합니다. 전문 캠퍼들이나 협회에서 나서서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을 이끌어 주면 좋겠죠. 일본에서는 협회를 중심으로 캠핑 현장에서 체계적인 계몽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하네요. 또한 지자체에서는 법제를 정비하고 안내와 운영을 더 성실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소 먹는 것에 치중된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각 지자체의 문화재나 유적을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기획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출처 - 뉴스원]


사람들이 원하는 좋은 캠핑은 간단한 게 아닐까요?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편하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이 이상 바랄 게 뭐가 있을까요. 하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건 바로 매너와 배려입니다. 캠핑의 규모가 커져가는 지금 매너와 배려를 서로 챙길 수 없다면 캠핑은 사람들에게 안 좋은 기억만을 남기게 될테니까요. 이제 핑 산업을 넘어 캠핑 문화를 생각해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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