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에 읽어보는 세계 각국의 건국신화 이야기

2013. 10. 2. 13:53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내일은 4345주년을 맞이하는 개천절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민족국가인 단군조선의 건국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국경일로 알고 있는데요.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단군조선의 건국일을 뜻한다기보다, 이보다 123년 소급하여 환웅(桓雄 )이 천신(天神)인 환인(桓因)의 뜻을 받아 처음으로 하늘문을 열고 태백산(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홍익인간(弘益人間)·이화세계(理化世界)의 대업을 시작한 날로 보는 것이 더욱 타당성이 있다고도 말하네요. 나라의 창건일이자 한민족이 태어난 각별한 날이죠.




우리나라의 건국신화, 단군신화!


단군신화에 관련된 이야기는 어릴 적부터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곰과 호랑이, 마늘과 쑥은 어릴 적 그림동화 속에서 늘 등장하던 인물이었고 나라의 탄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럼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준 개천절과 단군신화에 대해 알아볼까요? 


한국 정신사 속에는 단군을 국조로 보고, 우리 민족을 단군의 자손으로 생각해 온 전통 인식은 『삼국유사』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유래를 갖고 있습니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단군의 탄생과 건국 과정을, 일연의 『삼국유사』에서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는데요.



옛날에 하느님(환인)의 아들 환웅이 인간 세상에 뜻을 두고 탐내다가 아버지에게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도록 세상에 내려가 다스리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환인은 거울, 칼, 방울의 천부인을 내주며 허락하였다. 환웅은 바람신, 비신, 구름신 등 3000여 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태백산 꼭대기의 신단수(박달나무) 아래 내려와서 그곳을 신시라 이름짓고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중략..


이때 곰과 호랑이가 찾아와 “저희들은 사람 되는 것이 소원입니다.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니 부디 인간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그러자 환웅은 곰과 호랑이에게 쑥과 마늘을 주면서 “너희들이 동굴에 들어가 이것을 먹고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는다면 사람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굴속으로 들어간 호랑이는 백일을 참지 못하고 뛰쳐나갔으나, 곰은 끝까지 견뎌 여자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나 결혼할 남자가 없던 웅녀는 항상 성황당 밑에서 아이를 가지기를 빌었다. 이것을 본 환웅은 웅녀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으니, 바로 단군왕검이다.



기원전 2333년 단군은 평양성에 서울을 정하고 나라 이름을 조선이라고 하였습니다. 이후에 도읍을 백악산 아사달로 옮기고 1500년간 나라를 다스렸다고 하는데요. 단군왕검이란 말에서 고조선이 제정일치의 사회였음이 드러나는데요. 단군은 종교의 일인자를, 왕검은 정치의 일인자를 뜻합니다. 단군왕검은 아버지 환웅에게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이념을 이어받았고, 이 이념은 지금까지도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이 되고 있습니다. 


『삼국유사』의 단군신화를 본다면 우리는 곰의 자손이란 말일까요? 곰이 사람으로 변했다는 이야기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곰을 숭배하는 부족이 호랑이를 숭배하는 부족을 이긴 상황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니 염려마세요! 


환웅이 바람, 구름, 비를 다스리는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는 내용은 농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였음을 알려주는데요. 농사에서는 기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날씨와 관련된 일을 주관하는 사람이 필요했던 거죠. 단군 신화는 단순히 꾸며진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가 생겨날 당시의 여러 가지 사회모습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알아보는 단군신화] 


단군신화 재미나는 숨어있는 이야기 | 설중환 | 2013 | 새문사




[출처 - 교보문고]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이야기가 바로 민족 신화가 아닐까? 이 책은 저자가 아이들에게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단군신화를 전하고 있다. 겉핥기식으로만 알고 있는 단군신화를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에게 아주 친숙하고 재미있게, 좀 더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알아갈 수 있도록 꾸몄다.




세계 각국의 건국신화는?!


어느 나라에나 건국신화는 있기 마련이지요.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와 비슷한 느낌을 가진 나라로 일본을 들 수가 있는데요. 이야기를 잠깐 살펴볼까요?



태초에는 광활하고 기름기 많은 혼돈의 바다밖에 없었다. 이 혼돈의 바다에 온갖 요소들이 뒤섞여 있었다. 천상계에서 이 혼돈의 바다를 살펴보던 세 신령이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남매인 이자나기와 이자나미를 비롯한 남신과 여신을 만들어 냈다. 신령들은 이자나기에게 세상을 창조하라며 보석으로 장식된 마법의 창을 주었다. 이자나기는 신령에게서 받은 창을 혼돈의 바다에 넣고 휘저었다가 다시 꺼내자 창 끝에 바닷물 몇 방울이 응결되어 있었다. 그 방울들은 도로 바다 속으로 떨어져 오오야시마가 되었다. 이것은 현재의 일본 열도가 된다.

이자나기는 이자나미와 결혼하여 혼슈·시코쿠·규슈등을 낳았다 나중에 여러 신들을 낳는데 불의 신을 낳던 중 이자나미가 죽게 된다. 


...중략...


이자나기가 왼쪽 눈을 씻을 때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라는 태양의 여신이, 오른쪽 눈을 씻을 때 츠쿠요미 노미코토라는 달의 여신이, 코를 씻을 때 스사오노 노모코토라는 바다의 남신이 생겨났다. 스사노오는 맡겨진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않아 이자나기에게 쫓겨난 뒤 누나인 태양의 여신에게 찾아가 난동을 부리다가 추방되었다. 스사노오는 이즈모노쿠니로 내려가 사람들을 괴롭히던 머리가 8개 달린 큰 뱀을 죽이고 나라를 세웠다. 그 직계 후손인 오쿠니누시 노카미는 야가미히메와 결혼하여 다른 형제들이 물려준 나라까지 다스리게 되었다. 천상계에서는 지상세계는 천상계 신의 자식이 다스리게 되어 있다고 오쿠니누시의 아들에게 나라를 요구하며 니니기 노미코토를 내려 보냈다 .니니기는 옥과 거울, 검을 가지고 내려와 여러 신을 낳았고, 그의 직계 증손자인 와카미케누 노미코토가 일본의 초대 천황인진무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와 일본의 건국신화의 공통점을 살펴보자면 첫째로 천손신화를 들 수 있는데요. 단군 왕검과 니니기노미코토는 하늘의 자손이지요. 또한 환웅은 천부인이라고 하는 세 개의 신기(바람신, 비신, 구름신), 니니기노미코토는 삼종신기라고 불리는 세 개의 신기(옥과 거울, 검)을 가지고 지상에 내려옵니다. 건국시조에 관련된 종교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종교, 일본의 경우에는 신도가 있습니다.


공통점과 함께 차이점도 볼 수 있는데, 단군 신화는 건국 만을 다루고 있고 일본 건국 신화는 세계 창조 신화 역시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군 신화에는 각 부족을 상징하는 동물들이 등장하지만 일본신화에는 등장하지 않네요. 마지막으로 단군왕검은 고조선 이래로 왕조 변천을 겪지만 일본의 천황제는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차이가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건국신화를 살펴보면 대부분 신에 의한 것들이 많죠. 로마의 건국신화를 보더라도 전쟁의 신 마르스와 인간이 낳은 쌍둥이가 강물에 떠내려 오다 늑대에게 발견돼 키워져 로마를 세웠다고 전해지고요. 중국의 건국신화에도 알을 깨고 태어난 반고가 등장하여 죽은 뒤 바람과 구름 등 자연이 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한 것들이기에 학계에서도 연구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게 신화에 관련된 이야기인가 봅니다.



[우리나라와 주변국들의 건국신화를 자세히 알아보는 책]


동아시아 건국신화의 역사와 논리 | 조현설 | 2003 | 문학과 지성사




[출처 - 예스24]


건국신화는 어떻게 형성되며, 그것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용되는지, 또 그것이 각 시대마다 수행한 기능은 무엇인지 파헤친다. 한국은 물론 티베트, 몽골, 만주 지역 등의 건국신화를 비교분석하며 현시대 권력과도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이야기 한다.



우리나라에 있어 대업이 시작된 중요한 날, 개천절!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날의 의미는 말끔히 잊은 채 국경일이다 공휴일이다 해서 단풍구경을 떠나신 경험이 있지는 않으신지요? 무심코 지나친 개천절은 민족국가의 건국을 경축하는 국가적 경축일인 동시에, 문화민족으로서의 새로운 탄생을 경축하며 하늘에 감사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적 명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경건하면서도 경축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죠. 


개천절을 맞아 여러 지역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는데요. 안전행정부는 3일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제 4345주년 개천절 경축식을 열고 오전 11시 사단법인 현정회는 서울 종로구 사직동 단군성전과 사직공원에서 ‘개천절 대제전’을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태백시는 민족의 영산 태백산 정산 천제단에서 민족의 번영과 화합을 기원하는 태백산천제를 봉행한다고 하니 가을 단풍여행으로 태백산에 올라 역사적으로 의의가 있는 행사에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론 떠나기 전 태극기 게양 잊지 마시고요!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