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8. 09:14ㆍ다독다독, 다시보기/기획연재
대전의 목원대학교에는 학생들을 섬기고, 진정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도록 돌봐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목원대 무역학과 교수로 시작해서 현재의 총장까지 반평생을 목원대학교에 몸담은, 자타가 공인하는 목원인 김원배 총장입니다.
올바른 인성과 폭넓은 사고를 쌓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이라 말하는 그는 학생들에게 인문학의 중요성과 신문읽기를 통한 세상보기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런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섬기는 ‘학생중심 대학’을 내세우며 살아있는 교육을 수행하는 목원대 김원배 총장을 만나봤습니다.
인문학에 힘쓰는 학생중심의 대학
총장님이 강조하는 학생중심 대학이란 어떤 대학인가요?
이런 학생을 위한, 학생에 의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경영방침도 개정했죠. 입학에서 취업까지 학생들을 책임지고 아버지같이 지도하는 것이 대학의 참다운 본분이라 생각하기에 제가 생각하는 학생중심 대학이란 바로 학생을 섬기는 대학이라고 할 수 있죠.
디지털 문화가 발달하면서 인문학은 마치 구시대의 학문이란 인식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학문의 기초는 인문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목원대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이를 바탕으로 교양 교육의 철학 기반을 조성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능력을 키우도록 르네상스 교양 특강, 교양독서 많이 읽기 프로젝트, 신문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인문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학교에서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저의 경험으로 느낀 것은 스스로 읽기 습관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특히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세상을 똑바로 보는 눈이 필요한데 그런 안목을 키우는 데 신문만한 것이 없죠. 그래서 학생들에게 신문의 중요성을 알리고, 신문 읽는 대학을 만들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학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8일 한남대에 방문해 ‘지금이 중요하다 신문을 읽자’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었는데요. 타 대학에 방문해 특강까지 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요? 원래 두 대학 간 왕래가 많은 편이었나요?
원래 신문에 대한 관심이 많고 신문을 통한 교육을 꼭 해보고 싶던 중 한남대와 뜻이 맞아 함께 신문읽기 강좌를 개설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한남대와 목원대는 건학 이념도 동일하고, 교명은 다르지만 같은 기독교 정신을 갖고 있는 대학이라서 예전부터 교류가 많았었죠. 그래서 이런 지속적인 관계를 계기로 서로의 학교에서 신문과 인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면 좀 더 색다르고 학생들에게도 많은 흥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된 것이죠.
한남대 총장과 저는 이전부터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다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이렇게 쉽게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강의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반응도 저희가 생각한 것 이상이었고 강의를 취재했던 기자들로부터도 정말 유익한 강의였다는 말에 힘을 얻어 매 학기마다 이런 강의를 할 예정입니다.
세상의 흐름과 나아갈 방향 제시하는 신문
대학생이 되면 사회와 주변에 대한 다양한 간접 경험도 중요한데요. 간접 경험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읽기에 있고, 읽기 능력을 기르는데 신문은 정말 좋은 매체가 아닐까 합니다. 총장님이 생각하기에 신문은 어떤 장점이 있고 취업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신문을 보며 알게 된 건 신문을 보면 모든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읽는 것 뿐만 아니라, 스크랩도 하면서 신문을 읽음으로써 내가 사는 사회를 읽을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된다는 거죠.
젊은 학생들이 신문을 잘 읽으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방향도 스스로 정할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신문을 보거나 책을 봐도 부분적으로만 보는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아요. 바로 인터넷 매체에 익숙해서 그런거죠.
인터넷 신문도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신문은 제대로 읽지 않고 빨리빨리 넘어가기 때문에 기억에 저장이 안돼요. 하지만 종이신문은 어떻습니까? 천천히 하나하나 보다보면 조금 시간은 걸리더라도 기억에 남게 되죠. 또 인터넷 신문은 화면 크기의 한계 때문에 광고를 잘 볼 수 없지만, 종이신문은 광고를 잘 볼 수 있죠. 광고도 하나의 뉴스입니다.
광고를 보면 기업의 흐름도 알 수 있고, 그에 맞춰 앞으로의 꿈과 가고자 하는 기업에 맞춰 나갈 수 있죠. 이렇게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매체가 바로 신문입니다. 참 유익하죠. 저는 그래서 아무리 바쁘더라도 신문은 무조건 읽어요. 그래야 세상이 보이거든요.
저는 신문의 뉴스를 예로 들면서 자주 인용도 하는데요. 그만큼 하루에 주는 신문 속 정보는 무궁무진합니다. 이런 신문을 우리는 만물박사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젊은 세대들도 신문을 통해 세상을 읽고 꿈을 키워야 해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문을 음미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먼 미래를 볼 줄 아는 눈을 길러야
요즘은 20대와 대학생들을 나약한 20대, 사회에 무관심한 세대라며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또한 '88만원 세대'로 경제적으로도 풍요롭지 못해 연애, 결혼, 출산에 대해 미리 포기한다 하여 '삼포세대'라는 말까지 생겼는데요. 이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는 젊은 학생들을 보는 총장님도 많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합니다.
88만원 세대, 삼포세대 용어 자체가 저에게도 답답함을 느끼게 하네요. 요즘 젊은 세대는 마음 뿐 아니라 실제 생활이 어렵다는 것,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점이 인생의 선배로서 미안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인생이란 짧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20년 정도의 세월은 뒤에 보면 정말 짧은 세월이죠. 앞에 겪은 아픔으로 긴 미래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길게 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물론, 지금의 고통이 힘들고 어려워 미래를 생각해 볼 여유가 없을지도 모르겠죠. 하지만 먼 미래를 보면 지금의 답답함을 덜어낼 수 있는 길이 보일거예요.
지금 등록금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문제가 되고 있죠. 등록금 정말 비싼 것은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만 해도 등록금에 보탤 수 있을 만큼의 급여를 받았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한 현실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 문제는 서로의 의견만 고집한다고 해결 될 일은 아니겠죠. 소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신문을 읽도록 권하는 거예요. 다같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는 토론 문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신문이 가장 큰 힘이 되거든요. 이렇게 생각하는 힘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무리 힘든 일이 있더라도 해결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큰 꿈을 갖고 미래를 볼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읽기는 근원적으로 사람을 사고하게 한다고 말하는 그는 신문을 통해 읽는 읽기야말로 세상을 바로 보게 만들 수 있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목원대 교양 강좌에 신문 강좌를 추가하게 된 거죠.
물을 마실 때 물의 근원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인 ‘음수사원(飮水思原)’이라는 구절을 평소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그는 위의 구절처럼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 주신 분들께 늘 감사하며 겸손한 자세로 사는 것이 지혜롭고 현명한 삶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가장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지혜를 배우는 인문학은 그 중심에 항상 책과 신문이 있습니다. 좋은 읽기 습관은 결국 교양을 쌓고 세상을 배우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김원배 총장과의 뜻깊은 만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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