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한 장으로 책을 깨끗이 보관하는 노하우

2013. 10. 30. 14:03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맑은 하늘 아래서 책 읽기 참 좋은 계절 가을이 돌아왔습니다. 울긋불긋 물든 나뭇잎을 따서 책갈피로 쓰는 일은 가을 독서에 또 하나의 재미인데요. 가을이면 우수수 쏟아지는 이 나뭇잎이 책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 받은 책, 슬럼프에서 나를 구해 준 소중한 책. 두고두고 볼 수 있도록 제대로 보관하는 방법에 대해 한 번 알아볼까요?




나뭇잎 한 장으로 습기는 안녕!


습기에 장시간 노출 된 책은 종이의 코팅이 벗겨지며 누렇게 변색됩니다. 책을 눅눅하게 해 변형시키는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신문지로 싸서 보관하고 주위에 제습제를 놓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습도가 높은 곳에 보관하던 책은 파우더를 이용해서 책이 머금은 습기를 제거할 수 있는데요. 책 장 사이에 파우더를 뿌리고 무거운 책으로 눌러 하루정도 보관한 뒤 브러시로 털어주면 습기가 제거된다고 해요. 혹시 습도관리를 잘하지 못해 곰팡이가 생긴 책이 있다면 칼로 살짝 긁어낸 후 알코올로 닦아주면 없앨 수 있습니다.


나뭇잎도 습기를 잡는 유용한 재료입니다. 나뭇잎 책갈피를 사용하면 책에 침투한 습기를 흡수하고 공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 책을 깨끗하게 유지해줍니다. 특히 푸른 은행잎은 벌레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까지 있다고 하니 완벽한 책 지킴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은행잎의 효능은?


은행잎 특유의 냄새엔 벌레들이 꺼리는 향이 포함돼 천연 살충제로써의 효능이 뛰어나다고 하는데요. 바로 은행잎에 포함된 성분인 '프라보노이드'와 '터페노이드'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성분이 서로 복합 작용해 살충 · 살균 효과를 낸다고 하는데요. 복합작용의 결과로 은행잎에서 벌레들이 꺼리는 향이 나 사계절 내내 유해 곤충을 막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인간은 은행잎의 향을 감지하지 못해 이런 사실을 모르지만요. 최근 들어 은행잎은 친환경 천연 살충제로 각광 받으며 일반 가정집은 물론이고 정부의 보건 사업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세워서 보관하기보다 뉘어서 보관하자!




보통 책장에 빈틈없이 책을 꽂아두기보다 새로 들여올 책들을 위해 공간을 남겨두고 꽂아두는데요. 처음 꽂아둘 땐 반듯이 서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스듬해 지면서 휘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장시간 보관하며 휘어진 책은 원상태로 복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선반에 눕혀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세워서 보관 할 경우에는 자주 살펴보고 위치를 바로잡아주거나 양장본의 경우 책의 위, 아래를 뒤집어가며 보관해야 합니다.




▲ 왼쪽 사진보다 오른쪽 사진처럼 책 중간 부분을 잡고 책을 빼 내는 것이 더 좋습니다.


책꽂이에서 책을 빼 낼 때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책의 윗부분을 잡고 빼내면 모양이 변형되기 쉬우므로 책등의 중간부분을 잡고 살짝 흔들어 빼내는 것이 좋습니다.




책도 깨끗한 공기가 필요하다


종이는 공기와 만나면서 그 힘이 약해지고 퀴퀴한 냄새를 풍기게 됩니다. 탁한 공기와 장시간 보관하게 되면 먼지가 쌓이면서 부패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되는데요. 그만큼 책장의 통풍이 중요합니다. 책장마다 책을 빽빽이 꽂아서 보관 할 경우에는 선반 끝까지 밀어 넣지 않고 뒤에 공간을 남겨 공기의 순환을 원활히 해주어야 합니다. 또 틈나는 대로 책에 쌓인 먼지를 털어주고 상쾌한 바람이 불 때면 책을 꺼내 바람을 쏘여 먼지와 냄새가 책에 머물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오랜만에 꺼낸 책에서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베이킹소다’를 이용해 간단히 제거할 수 있습니다. 냄새가 나는 책 사이사이에 베이킹소다를 뿌려주고 하루정도 두었다가 브러시로 깨끗이 털어 내 주면 냄새가 제거된다고 합니다.



만능 백색가루 ‘베이킹소다’, 탈취에도 으뜸


빵을 만들 때 흔히 쓰이는 베이킹소다는 약알칼리성의 천연물질로 살림 좀 한다는 주부 사이에서는 이미 소문난 청소 아이템이다. 다양한 효과로 생활 곳곳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베이킹소다는 냄새 분자를 중화시켜 없애는 탈취효과가 뛰어나다. 


냉장고 속 설치방법도 번거롭지 않다. 빈 용기에 베이킹소다를 담고 랩이나 호일로 덮은 뒤 구멍을 곳곳에 뚫어준다. 이 상태로 냉장고 안에 두고 베이킹소다가 굳어지면 새 베이킹소다로 교체해주면 된다. 사용했던 베이킹소다는 집안 청소 시 세정제로 쓸 수 있어 알뜰한 사용이 가능하다.


'숯·커피·베이킹소다' 냉장고 천연 탈취제 최강자는?, 아시아경제 2012-08-26



조선왕조실록이 500년 동안 온전하게 그 상태를 유지해 온 비결은 사고의 일정한 습도 유지와 정기적으로 실시된 ‘포쇄’라는 의례 덕분이라고 합니다. 맑은 날 사고에서 실록을 꺼내 먼지를 털어내고 맑은 공기와 적당한 햇볕으로 책을 소독한 것이지요. 한 권 한 권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내 손에 들어 온 책들. 다독다독이 알려드린 방법으로 오래오래 보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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