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데이는 익숙해도 우리 명절은 생소한 불편한 진실

2013. 10. 31. 09:31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10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이 ‘할로윈데이’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런데 혹시 지난 25일은 무슨 날이었는지 아시나요? 바로 ‘독도의 날’이었습니다. 지난 주말 시끌벅적하게 할로윈을 즐겼던 사람들 중에서 ‘독도의 날’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서양풍습인 할로윈은 익숙하지만 우리나라 고유 명절과 기념일은 생소한 불편한 진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우리나라 명절 ‘단오’ 챙겼어?




[출처 - 서울신문]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할로윈과 우리나라 축제 단오 이야기가 나왔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난 2012년 9월 15일 MBC ‘무한도전’ 멤버들이 태풍의 영향으로 <강남스타일> 대신 <무도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모습이 방송되었습니다. 이날 방송에선 박명수가 길에게 ‘할로윈은 챙기면서 우리나라 명절인 단오는 챙기지 않는다’며 구박을 하는 내용이 실렸는데요.



< ‘무한도전’ 할로윈 운운하는 길에게 박명수 “우리나라 축제 단오 챙겼냐” 버럭 >


이에 길은 “SNS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할로윈 복장을 하고 한강에서 만나자고 하는 것 어떠냐”라며 아이디어를 냈다. 하지만 박명수는 이런 길에게 “너 우리나라 축제 단오는 챙겼냐”라고 말하며 길에게 무안을 주었다. 축제하면 할로윈을 떠올리기 보다는 청포물에 머리를 감는 단오를 잊지 않아야 함을 말한 것이다. (중략)


 한국일보 2012.09.15



이 장면을 보면서 단오가 언제였지 갸우뚱 하신 분들이 계실 텐데요. 단오는 매년 음력 5월 5일로 올해는 6월 13일이었답니다. 무한도전에서 호통캐릭터를 맡은 박명수씨가 길에게 버럭하는 모습에서 애국자의 면모를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누구를 위한 값비싼 할로윈 복장인가


과거에 할로윈은 그저 지나가는 기념일 정도였지만 요즘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습니다. 할로윈 복장을 하고 파티를 즐긴다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기 때문인데요. 파티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할로윈 축제가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 각 가정에 경제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여는 할로윈 행사때문에 거금을 들여 의상을 구매하느라 골머리를 앓는 부모님들의 사례가 그 예입니다. 





< 할로윈데이까지 챙기는 유치원 “평소엔 입지도 않을 옷을 왜 사야하나요” >


예전에는 서울 강남 일부 영어유치원 등을 중심으로 열리던 할로윈 행사가 최근에는 일반 유치원 및 영유아를 대상으로하는 어린이집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미 유치원 엄마들 사이에서는 예쁜 할로윈의상을 구해 아이를 돋보이게 하려고 경쟁이 치열했다. 


(중략) 


정 씨와 박 씨 모두 “왜 우리나라에서 이런 외국 풍습을 따라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렇다고 우리아이만 준비를 안해갈 수도 없고 솔직히 자주 입지도 않을 옷을 사자니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제 2012.10.30



유치원 아이들끼리의 보이지 않는 경쟁에 엄마들은 애를 먹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구한 저렴한 의상을 입히면 아이가 의기소침해 할까봐 큰 맘 먹고 백설공주 의상을 풀 세트로 구매해야 하는 엄마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할로윈데이만 챙기는 게임업계 


이제 할로윈은 현실에서 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도 이슈가 되는 행사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한번쯤 해봤을 게임에서도 어김없이 할로윈 이벤트가 진행되었는데요. 우리나라 고유 명절과 기념일에는 볼 수 없던 화려한 팝업과 홍보가 줄을 이었습니다.   



< 할로윈에 열광하는 게임업계, 단오-동지는 모르쇠로 일관 >


게임업계가 할로윈데이를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 고유 기념일인 단오나 개천절, 동지 등에는 별다른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서양 기념일인 할로윈데이만 챙기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중략) 


할로윈데이와 비슷한 개념인 동지에 이벤트를 진행한 업체는 전무하다. 동지가 절기상 크리스마스와 비슷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은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국 3대 명절로 불리는 단오에 이벤트를 진행하는 업체들도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 


데일리게임 2011.10.27



우리나라 고유 명절에는 잠잠했던 게임업계가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서양 행사에 열광하는 모습은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하는데요. 이에 대해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 고유의 기념일에 이벤트를 진행하면 더 좋겠지만 이용자들의 참여도나 프로모션의 성과가 해외 기념일에 더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게임업계만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겠네요.


         



최근 충격으로 다가왔던 ‘3.1절’과 ‘신사참배’라는 키워드를 기억하시나요? 중학생들에게 “3.1절을 읽어보라”는 요구에 적지 않은 학생들이 ‘삼점일절’이라 답했고, ‘신사참배’의 ‘신사’는 ‘젠틀맨’을 뜻한다고 답했습니다. 3월 14일 화이트데이는 알지만 3.1절을 모르는 불편한 진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각종 매체와 상품들을 통해 외국 문화를 접하고, 첨단 IT기술을 이용해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서양풍습을 즐기는 문화는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전에 우리나라의 고유문화와 역사를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독립운동가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지금 어떤가요?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잊고 있지는 않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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