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공주’ 열풍, 욕하면서도 자꾸 보게 되는 이유

2013. 11. 20. 09:37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 - MBC 공식홈페이지]

 

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유래 없는 드라마가 될 것 같습니다. 17%가 넘어가는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편 이 드라마를 쓴 임성한 작가에 대해선 퇴출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수많은 사람들이 욕 하면서도 보는 이상한 드라마 ‘오로라 공주’. 드라마 속에서 대체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졌기에 사람들이 ‘오로라 공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걸까요?




임성한 데스노트? 자꾸 죽는 출연자들

 



[출처 - 서울신문]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공주' 서우림의 하차소식에 누리꾼 사이에서 일명 '임성한 데스노트'가 화제에 오르고 있다.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임성한 데스노트, 오로라공주 현재 상황'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퍼지고 있다. 공개된 사진에는 '오로라공주'의 인물 관계도가 담겨있다. 변희봉, 박영규, 손창민, 임예진 등 극 중에서 하차한 배우들의 사진에 크게 엑스 표시가 그려져 있다. 특히 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의 가족은 단 한명도 남지 않아 눈길을 끈다. 이에 누리꾼들은 "로라네 전멸", "서바이벌 드라마", "왜 마마네는 아무도 없어지지 않은 거지", "그래도 떡대 남아있으니까", "다음 타깃은 누굴까"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로라공주 하차 공지…누리꾼 '임성한 데스노트' 제작 "로라네 전멸", 2013-11-18, 엑스포츠뉴스



임성한 작가는 드라마 인어 아가씨로 일약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다가 신기생뎐부터 막장 드라마 작가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귀신이 등장하는 등의 무리한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반감을 샀던 것입니다. 그러다 이번 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 그 반감은 절정에 다다릅니다. 처음 시작은 변희봉이었습니다. 변희봉은 지난 6월 잠을 자다 눈을 떠보니 본인이 유체이탈을 경험했다는 것을 깨달은 후 죽는 설정을 연기했습니다. 뒤이어 임예진은 지난 7일 잠을 자다 심장마비로 유체이탈을 경험해 영혼이 사라지는 듯한 장면으로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말았습니다. 또한 지난 7월 손창민과 오대규는 극중 전 부인이 미국에서 사고를 당해 갑자기 출국하는 모습으로 드라마에서 물러났습니다. 게다가 제작진이 직접 다음 사망자를 게시판에 공고한 해프닝까지 벌어지며 논란은 가중됐습니다.



<오로라 공주> 제작진은 18일 방송에 앞서 시청자게시판에 이례적으로 극 중 로라의 모친으로 등장하는 서우림의 하차를 발표했다. (중략) 제작진의 친절한 하차 소개에 시청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오로라 공주>에 시청자는 없고 죽여야 사는 여자만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드라마 게시판에도 비난 글이 줄을 이었다. ‘펜으로 살인을 즐기는 작가’, ‘메디컬 드라마도 이렇게 많이 죽이지는 않는다’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MBC <오로라 공주> 11번째 하차 공식선언…시청자 분노 폭발, 2013-11-18, 한국일보




욕하지만 본다, 욕하면서 스트레스 풀기 때문!


누리꾼들은 죽음을 예고까지 했다는 점에 더욱 분노하고 있습니다. 또한 임성한 작가가 한 회 4500만원, 일주일에 총 9000만 원 가량을 벌어들인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이런 막장 드라마 작가는 퇴출시켜야 한다는 퇴출운동까지 벌이고 있지요. 하지만 시청자들이 분노하면 할수록 오히려 시청률은 오르고 있습니다. 시간 때우기 용으로 제격인데다 ‘하도 시끄러우니 나도 한 번 볼까’ 라는 누리꾼들의 궁금증 심리까지 가세해서죠.




[출처 - 서울신문]



이 같은 현상에는 여러 배경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고정 시청자들은 ‘오로라 공주’를 완성된 작품으로 여기기보다는 그저 가벼운 볼거리로 관성적으로 반응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중략)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임 작가의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막장의 인물과 상황을 보면서 욕을 하고 ‘나는 저보다는 낫다’는 우월감을 확인하게 한다”면서 “‘오로라 공주’는 시청자들의 화풀이 대상이자 ‘씹고 버리는 껌’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분석했다.


욕하면서 또 본다 ‘임성한 막장 월드’, 2013-11-18, 서울신문



즉, 한편에서는 ‘오로라 공주’가 막장이라고 욕하고 있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호기심을 가지고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 막장 전개에 대해 손가락질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측면도 있습니다. 논란의 지점이 곧 이 드라마의 시청률 상승 요인이 되어버린 것이죠.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가 계속 편성 받을 것이라 예상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가 대중에게 호평 받는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 예측하기도 합니다.




[출처 - 서울신문]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임성한 월드’가 계속 세를 발휘할 여지는 적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윤 교수는 “드라마의 전반적인 시청률이 하락하고 방송사들이 시청률에 목매는 상황에서는 언제든 임 작가의 드라마가 다시 편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정 평론가는 “‘오로라 공주’를 통해 임 작가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는 명확해졌다”면서 “공영방송이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져 기본도 갖추지 못한 드라마를 억지로 끌고 가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욕하면서 또 본다 ‘임성한 막장 월드’, 2013-11-18, 서울신문


 

아무래도 드라마란 장르적 특성상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다 보니 이런 논란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는 시청률이란 잣대로 사람들에게 평가받으면서 동시에 시청자들이 작품에 바라는 점을 즉각적으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임성한 작가의 ‘오로라 공주’ 드라마를 보고 계신가요? 보고 계시다면 이 드라마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한번 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우리, 바로 대중에 의해 존재하고 평가받는 것이 바로 드라마입니다. 우리에겐 드라마의 수준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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