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봄이 오면 어떤 책이 떠오르나요?

2014. 4. 22. 10:55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최근 봄은 알쏭달쏭한 문제를 푸는 것 같이 매번 모습이 바뀝니다. 어떤 때는 아직 지나가지 않은 겨울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어떤 때는 무더운 여름을 미리 선보이기도 하죠. 그래도 이런 봄은 꽃도 피고 바람이 향기를 옮겨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차분하게 가라앉힐 필요도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자꾸 나가 거리를 걷고 싶은 충동을 누르는 데 책만큼 좋은 것이 없는데요. 봄이 다 지나가기 전에 소리 없이 다가와 마음에 꽃을 피울 그런 책이 있어서 다독다독이 소개해드립니다. 함께 만나보실래요?




대학로에서 ‘심야 식당’이라는 연극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연극을 보면서 직장이 어디라도 집에 돌아가는 길에 저렇게 소박한 식당에서 술 한 잔에 고민을 털어놓는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런 소박한 맥주 가게를 중심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요리사가 손님들이 얘기하는 일상의 미스터리를 해결해주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 있답니다. 바로『벚꽃 흩날리는 밤』인데요. 작가인 기타모리 고의 담담하면서도 봄밤의 기운을 담은 서체는 다섯 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책의 곳곳에서 빛을 내죠.


‘15주년’, ‘벚꽃 흩날리는 밤’, ‘개의 통보’, ‘나그네의 진실’, ‘약속’이란 5개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며 생각에 빠지게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고립감에 관한 이야기, 사랑과 용서의 이야기, 아내에게 복수하는 남자의 이야기, 의존증을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 한 남녀의 10년에 걸친 이별 이야기가 한 맥주가게의 요리사가 건내는 말과 요리로 사람에게 여운을 남기죠.


이 책은 벚꽃이 활짝 피었다가 하나하나 꽃잎을 떨어뜨리며 지는 것처럼 인생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많이 찾아오기도 하면서 천천히 찾아오기도 하는 만남과 이별이 담겨 있죠.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별하는 동안에는 몰랐던 수수께끼 같은 일상의 단면이 녹아 사랑이라는 최고의 재료를 찾아냅니다. 그러면서 가만히 질문을 던지죠. ‘우리는 자신의 삶을 어떤 맛으로 요리하고 있을까?’라는.

 


이미지 출처: 네이버 책 




두 번째로 소개할 책은 다소 딱딱한 느낌의 책일 수 있습니다. 생물학자의 관점에서 환경과 자연, 그리고 사람이 만들어놓은 복잡한 질서와 구조를 통틀어서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흔히 행동하는 일들이 자연에 어떤 영향을 주고 다시 자신에게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는지를 보여주죠. 


『침묵의 봄』의 저자 레이첼 카슨은 처음에 작가가 되는 꿈을 갖고 있었지만, 대학에서 생물학을 만나면서 그녀의 삶을 모두 생물학에 쏟게 했답니다. 그 결과 생물학자의 전문적인 지식에 작가로의 능력을 더해서 1960년 대 세상을 향해서 경종을 울리죠. 살충제의 무분별한 사용이라는 주제가 낳는 자연환경의 파괴의 실질적인 모습을 자세하게 그립니다. 생태계 오염으로 발생되는 여러 가지 현상과 정부와 살충제 제조업체의 행태를 지적하는 부분은 대중들이 얼마나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금까지의 생각을 환기해야 하는지 일깨워주죠. 



이미지 출처: 인터파크 도서 미리보기



봄을 맞아 아름답게 피는 꽃을 일상생활의 행동으로 미래의 자손에게 보여줄 수 없다면, 지금의 행동을 고치는 것이 맞겠죠? 조금은 딱딱할 수 있지만, 아름다운 봄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잊고 있던 환경과 자연에 대한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해보면 좋겠네요.




『외딴방』, 『엄마를 부탁해』등의 소설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작가가 있습니다. 바로 신경숙 씨인데요. 그녀가 소박하면서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을 꺼내 놓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한번쯤 환하게 웃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하죠. 바로『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서입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책



이 책은 우리에게 산다는 것,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일상의 순간들에 스며들어 꿈이 되고 사랑이 되는 것들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유머로 풀어냅니다. 그저 명랑한 느낌으로 던지는 유머가 아닌 끝에는 코끝을 찡하게 하는 스물여섯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이야기를 꺼내 놓고 싶을 때가 있는 것처럼 잔잔하게 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작가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죠. 


마치 봄뿐만 아니라 인생의 어느 순간에 만나게 될 이야기를 모두 선물 받은 느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꽃향기 가득한 봄을 노래하기에는 이보다 좋은 책은 없을 것 같네요. 잔잔하게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는 선물을 만나시면 어떨까요?



이미지 출처: flickr by enneafive



꽃은 피어서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책은 읽어서 사람의 마음에 꽃을 피웁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사실은 책이 주는 선물이겠죠. 사랑하는 가족과 혹은 연인과 달콤한 봄의 향기를 느끼면서 서로 책을 읽어주면 어떨까요? 그들의 마음에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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