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블로거 추천 예비 엄마, 아빠에게 권하고 싶은 책

2014. 4. 25. 09:05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지난 4월 2일 <동아일보>는 ‘배 속에서 123… 돌잔치땐 ABC… "엄마, 난 아기라고요!'라는 기사를 통해 배 속에서부터 시작되는 엄마들의 극성 교육열풍을 꼬집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수학 태교, 영어 태교, 한자 태교, 피아노 태교, 명화 태교 등 그 이름도 방법도 다양한 태교법들이 과학적인 근거도 없이 엄마들 사이에서 속설로 떠돌며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내 아이를 최고로 키우고 싶다는 엄마들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지나친 교육에 아이들이 병들어 가고 있는 것 같은 안타까운 기사였죠. 


포유류 중 코끼리와 고래를 제외하고는 사람이 10달로 그 임신기간이 가장 길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야 다르게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누군가는 그 열 달이라는 기간을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10달이라는 기간은, 엄마가 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한 길지도 짧지도 않은 딱 적당한 기간입니다. 그 기간 동안 누군가의 딸이었던 여성은 이제 누군가의 엄마가 되기 위한 모드의 전환을 해야 합니다. 아기는 엄마에게 10달이라는 시간을 주며 기다려주는 거죠.” 


진정한 태교는 아기에게 어떤 교육을 해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어떤 엄마(아빠)가 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 엄마, 아빠가 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도와 줄 책을 준비해봤습니다. 열 달이라는 시간 동안 내내 아가 생각만 할 수는 없겠지만 잠깐이라도 틈을 내 책 한 권이라도 읽으며 그 시간만큼은 아가에 대해, 엄마 혹은 아빠가 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지 출처_알라딘 책 정보





여성학자이자 세 아들의 엄마, 그리고 가수 이적의 엄마로도 유명한 박혜란의 책입니다. 이제는 손주까지 본 할머니가 됐는데, 이 책은 세 아들을 키웠던 이야기를 담아낸 책입니다. 그녀는 '아들 셋 다 서울대에 보낸 엄마'로 알려져 많은 이들에게 육아 방식의 궁금증을 자아냈는데요 이 책을 읽어보면 참 별 것 아니지만 그럼에도 하기 힘든 육아 방식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아이들을 믿는 것'말입니다.


그녀가 세 아이를 낳았을 당시만 하더라도 그저 대학 졸업하고 기자생활 몇 년 한 평범한 여성에 불과했습니다. 난생 처음 아이를 키워보고, 그것도 아이를 셋이나 낳아 생각만해도 난리 법석일 집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아이를 키운 초보 엄마였죠. 그래서 그녀의 육아 과정을 보면 말 그대로 좌충우돌, 시끌벅적입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한 가지 소신이 있었습니다. 나 역시 성숙하지 않은 사람인데 어떻게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겠느냐, 아이들은 믿는 만큼 스스로 커가고 아이들이 크는 만큼 엄마도 같이 성숙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엄마는 스스로를 나쁜 엄마라고 생각하고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간다죠? 하지만 모두가 처음 해보는 일인데 어떻게 잘 할 수가 있으며, 나 역시 완성된 인간이 아닌데 어떻게 언제나 옳을 수 있겠어요. 지지고 볶고 복작복작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어느새 나도, 아이도 자라나 있는 것인 거죠. 아이들은 믿는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으니 절대 걱정 말고 믿고 지켜보자는 박혜란 할머니의 말씀이 큰 용기를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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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두 개의 심장을 갖고 있습니다. 당신의 몸 안에는 당신의 심장도 있고 아기의 심장도 뛰고 있습니다. 한 몸에 두 개의 심장을 지닌 당신의 몸은 매일 어떤 상상으로 움직이고 있을까요? 당신은 앞으로 9개월을 두 개의 심장으로 살아갈 텐데 내 쪽에서 서툴게 짐작해보면 산모의 예민하고 섬세한 반응들은 아마도 두 개의 심장으로 지내는 동안 생겨나는 몸의 새로운 상상력이 아닐까요?


당신의 몸은 두 개의 심장이 나누는 대화일 것입니다. 사내인 나는 그 대화를 엿들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황홀한 경이와, 때로는 두서없이 나타날 불안의 감정들 또한 두 개의 심장이 보여주는 태동일 것입니다. 두 개의 심장이 나누는 그 태동은 불현듯 우리 앞에 삶이 되어 나타날 것입니다.

_ 김경주, 「자고 있어 곁이니까」(난다, 2013)의 ‘당신은 지금 두 개의 심장을 갖고 있어’ 중에서


닭살 커플로 불리던 한 선배는 출산휴가에 다녀와 제게 그런 말을 했죠. "난 그 남자가 그런 남자인줄 몰랐어. 이혼 생각까지 했다니깐" 그만큼 육아는 힘들었다는 말이었고, 옆에서 그 힘듦을 몰라주고 도와주지 않는 남편에 대한 원망이 담겨 있던 것이었죠. 아무리 잘 해주는 남편이 있어도 임신을 하게 되면 한번쯤은 남편에 대한 서운함과 원망이 밀려오기 마련입니다. 몸이 힘든 건 나이고, 앞으로 힘들 것도 나란 생각이 크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책 <자고 있어, 곁이니까>를 읽으며 남자 역시 여자 못지않게 아내의 몸을 관찰하며 아기가 자라나는 것을 함께 느끼고, 몸이 힘든 아내에게 미안함을 품는 동시에 무언가 해주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걸 알았죠. 이 책은 시인인 김경주가 아내의 임신 소식을 알고 그 아기가 태어나기까지의 열 달 동안 쓴 출산 일기입니다. 남편의 시각으로 본 일종의 남편의 출산 일기죠. 보통의 출산 일기와는 달리 시인의 감성으로 써내려 가서 단어 하나하나가, 문장 하나하나가 다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읽다가 중간중간 눈시울이 붉어졌으니깐요.


이 책은 여자에게는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출산의 경험이 남자에게 어떻게 전해지는지 알 수 있고, 남자들에게는 같은 남자로서 아내를 지켜보는 마음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제목이 좋아 이 제목만 보고 있더라고 절로 태교가 될 수 있는 책이기도 하죠. 아내와 남편이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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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를 맞이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준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아가 그 생명 자체에 대한 공부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마 아빠가 되기 전에는 아가를 이토록 가까이서 오랜 시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죠. 그래서 아가가 어떤 행동을 보이면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됩니다. 사실 전 출산 전에는 그 중요성을 몰라 말 그대로 무지했죠. 그래서 갓 태어난 아가는 눈 마주치기를 못하며 한 달이 지나서야 흑백 정도만 겨우 볼 수 있다는 것도 몰랐답니다. 아기를 만나고 나서야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거죠.


새로운 생명을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이 책 <아기성장보고서>는 참 친절하고도 좋은 책입니다. 아기의 성장과정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그 안에 숨겨진 비밀들을 이해하며 동시에 생명의 놀라움과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책이거든요. 아기는 태어나면서부터 어떻게 스스로 성장하게 프로그래밍 되어있는지를 밝히고 그 사이 엄마의 양육태도가 아가에게 어떤 영행을 미치는지를 각종 실험 등을 통해 친절하게 설명하죠. 또 아기들은 어떻게 각기 다른 성격과 기질을 갖게 되는지, 그것을 어떻게 발견하고 키워줘야 하는지 등을 알려줍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 말은 육아에도 적용이 된답니다. 알고 보니 하루하루 커가며 달라지는 아가의 모습이 사뭇 놀랍고 신기하며 이 작은 생명체에 감사의 마음을 느끼게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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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임신을 했을 때 이렇게 아가를 키우리라 적어봤던 적이 있습니다. "공부는 못해도 책 읽기는 좋아하는 아이, 돈 보다는 친구가 더 많은 아이, 못하는 것이 많아도 늘 당당한 아이. 갖고 싶은 것 보다는 하고 싶은 것이 더 많고, 결과의 짜릿함 보다는 과정의 즐거움을 음미할 줄 알고, 성공을 바라기보단 행복을 그릴 줄 아는 아이. 자존심이 세기 보다는 자존감이 높은 어른, 남의 기대를 따르기보단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는 어른, 나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요. 바로 다이아나 루먼스의 시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이란 시를 읽고 말이죠.


이 책 <아가야, 엄마는 너를 기다리며 시를 읽는다>에는 이렇게 엄마, 아빠가 되려는 이들이 읽으면 좋을 만한 시 90편을 담고 있습니다. 잠들기 전 하루 한 편씩 읽기에 딱 좋은 책이죠. 분량도 적당하고 예쁜 일러스트도 함께 있어서 하루의 고단함을 잠시라도 잊어버리고 아가를 생각하며 하루 5분만 태교하기에 적당한 책이랍니다. 태담이 어렵다면 대신 이 시를 소리 내어 읽어줘도 좋을 만한 시들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 속의 시를 읽으면서 아기를 기다리는 설렘도 느껴보고, 앞으로 나의 아기는 어떠면 좋을지 그려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어쩌면 이런 여유로움은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일 테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