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과거와 현재가 모두 있는 곳, 신문박물관 요모조모

2014. 6. 19. 09:06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최근에는 지면 신문이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터넷 신문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비중이 줄어들고 있죠. 하지만 처음 신문이 생긴 1883년부터 지금까지 지면 신문은 130년의 역사를 갖습니다. 이 긴 역사의 모습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죠? 어떻게 인쇄를 했고 어떤 흐름으로 변했는지 알 수 있는 신문의 과거와 현재가 모두 공존하는 곳이 있답니다. 바로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신문박물관’인데요. 어떤 곳인지 함께 가실까요?

 

 

 

신문박물관은 현재 동아일보 미디어센터 옆에 있는 일민미술관 5, 6층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동아일보 미디어센터에서 개관했었죠. 동아일보사에서 세기의 경계를 지나던 2000년에 한국 신문의 역사를 통해서 교훈을 찾고, 미래에는 어떤 신문이 태어나야 할지 고민하고자 개관했습니다. 이후 2012년 10월, 한국 신문의 구심점이었던 일민미술관 건축물로 이전했죠. 이 건축물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131호로 1926년에 지어졌습니다. 그리고 그해부터 1992년까지 동아일보를 발행했던 곳이죠. 역사 속 이야기까지 더해져 의미가 가득한 장소랍니다.

 

관람 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적으로 휴관이고 1월 1일, 설•추석 연휴, 3월과 9월 첫째 주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가 휴관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신문박물관은 1931년 독일 아헨시에 세워진 국제신문박물관을 비롯하여 미국 워싱턴의 뉴지엄, 일본 요코하마의 일본신문박물관 등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곳은 유구한 언론의 역사를 가진 선진 각국과 함께하는 상징적인 박물관입니다. 국내 최초의 신문박물관 상징성을 넘어 신문을 통해 우리 근현대사를 조망한다는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죠.

 

 

 

 

신문박물관은 일민미술관 입구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이동하면 환한 조명과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바닥, 그리고 정면에 보이는 단아하면서 기품 있는 로고가 새겨져 있으며 반갑게 맞이합니다. 전시관을 둘러보기 전에 티켓을 사야 하는데요. 5층의 전시관을 이용하고 6층에서 신문제작 체험을 하기 위한 비용이 모두 포함됩니다. 성인은 3,000원(단체 2,000원), 청소년은 2,000원(단체 1,500원)입니다. 다만, 가족끼리 가면 비용이 저렴해지는데요. 3인 가족은 5,000원, 4인 가족은 6,000원이죠.

 


입구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눈앞에 곡선을 이루면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신문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세기의 첫 시작을 알리는 2000년 1월 1일 자 신문을 모아 놓은 것이죠. 한국의 신문만 모았다면 그렇게 많을 수 없겠지만, 66개의 나라에서 발행한 신문을 모았답니다. 서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듯이 각각 다른 모습의 신문이 한자리에 있죠. 스웨덴의 「다겐스 뉘헤테르」, 에티오피아의 「아디스 제멘」 등 유럽, 아시아, 남미, 북미의 지역에서 골고루 선발된 신문을 볼 수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이어서 ‘신문의 역사’ 전시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처음 신문이 발행된 1883년부터 차곡차곡 신문들이 전시되어 있죠. 연도별로 어떤 흐름으로 신문이 변했는지 볼 수 있도록 설명과 함께 그 당시 신문이 진열되어 있어서 더 쉽게 이해가 됐답니다. 그 속에서 신문의 발달도 시간을 통해서 천천히 지속한 것이지 결코 한순간에 갑자기 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개화기, 일본점령기, 독재정권 시기 등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시대 속에서 신문이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일침과 잘했던 부분에 대한 언급도 있어서 신문의 역사를 공부하는 데 유용하게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신문의 역사’ 맞은편에는 ‘신문과 제작’ 영역으로 과거 신문제작에 사용된 활판과 윤전기 등 활판인쇄 시대의 다양한 유물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커다란 원형 틀에 깨알같이 신문이 찍혀있는 모습과 거대한 기계가 돌면서 종이 위에 신문을 찍어내는 모습이 상상이 됐죠. 마치 지금이라도 소리를 내면서 움직일 것 같았답니다. 지금의 디지털 인쇄방식을 사용해서 더 간편하고 다량의 신문을 찍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죠.

 

 

 

 

 

신문 지면을 구성할 때 그 안에는 이미 그 시대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됩니다. 어떤 글꼴을 선호하고 어떻게 배열을 하는지에 관한 디자인부터 기업이 올렸던 광고,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만화, 가슴 뭉클하게 시대를 얘기한 소설, 그때 그 시절을 또렷하게 추억으로 남긴 사진까지 모두 문화를 가졌죠.

 

이렇게 신문에 나왔던 광고, 소설, 만화, 사진 등을 각각의 모둠으로 묶어서 ‘신문과 문화’라는 전시실로 꾸며놨습니다. 곳곳에서 과거의 추억을 만날 수 있는 신문들이 보였습니다. 성인에게는 추억을 돋우고 아이들에게는 과거에는 그랬구나 하는 공부가 되죠. 자세한 설명도 곁들어 있기 때문에 꼼꼼히 읽으면서 지나간다면, 신문에 대한 관심과 재미가 늘어납니다.

 

 

 

 

 

5층의 전시실을 모두 돌고 나면 5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신문? 신문!’이라는 신문박물관 기획전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계단으로 가는 6층에서 체험할 수 있답니다. 아이와 함께 간다면 꼭 들리셔서 신문제작 체험을 해보시길 권하고 싶네요. 성인이 가서 봐도 웃음꽃을 저절로 피웠다면, 아이라면 더 활짝 피우게 되겠죠?

 

신문제작 체험은 6층에 담당하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순서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첫 번째로 원하는 배경을 선택하고 자동으로 촬영하는 사진기에 포즈를 취하면, 신문에 사용할 사진을 찍습니다. 녹색 배경에서 사진을 찍지만, 그곳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새로운 곳을 사진에 넣어주는 방법이죠. 그렇게 찍은 사진은 앞에 준비된 디지털 신문 제작기에 옮겨집니다.

 


두 번째로 원하는 형태의 신문 지면을 선택하고 그곳에 찍은 사진을 이동해 넣습니다. 사진 밑에는 기사 제목을 작성할 수 있죠. 글씨를 쓰고 크기를 조절해서 마침 버튼을 누르면, 뒤쪽에 프린터에서 바로 출력되어 나옵니다. 현장에서 자신만의 신문이 생기니 신기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마침 버튼을 누르면 어떤 것도 수정할 수 없으니, 버튼을 누르기 전에 꼼꼼하게 신문 문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밖에도 어린이들이 참여해서 신문을 제작하고 교육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든 작품을 ‘신문? 신문!’이란 이름의 기획전으로 전시하고 있답니다. 찬찬히 둘러보면 아이들이 만든 진지하면서도 귀엽고, 상상력 가득한 신문을 만날 수 있죠. 신문이 단지 어른만 보는 재미없는 매체가 아니라 즐겁게 다가올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되는 교육의 장이랍니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미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신문박물관 방문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신문의 역사를 배우고 그 안에서 앞으로 다가올 신문의 방향을 더 정확하게 알게 되었죠. 앞으로 시간이 계속 지나면, 신문박물관에는 또 다른 역사가 남고 새로운 미래를 보여줄 것입니다. 그때마다 신문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장소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이번 주말 청계천 광장으로 신문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만나러 가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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