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 어디까지 알고 가니?

2014. 9. 16.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 네이버 영화 <김종욱 찾기>



"거기 사람들은 어떻고, 그 냄새는 어떻고 분위기는 어떻길래 대체 못 잊겠다는 건데요?"


장유정 감독 작품인 로맨스 코미디 영화 <김종욱 찾기>의 인도에 관한 명대사 중 하나입니다. <김종욱 찾기>의 여자 주인공인 지우(임수정 역)는 인도에서의 여행 중에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집니다. 아름다운 도시에서 첫사랑을 경험한 그녀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인도에서의 기억을 지우지 못하고 항상 연애에 조심스러운 사람으로 변하죠. <김종욱 찾기>는 그녀가 첫사랑인 ‘김종욱’을 찾기 위해 첫사랑 사무소를 방문하게 되면서 로맨스가 이어지게 되는 내용으로 인도를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그린 영화랍니다.


"'인도'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라고 질문하면, 한국사람 중에는 영화 <김종욱 찾기>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만큼, 임수정과 공유가 전달하는 애틋한 로맨스와 아름다운 인도 배경의 조합이 청춘 남녀들의 감성을 자극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실제로 모 결혼 정보 회사 두 곳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혼 남녀 508명 중 95.1%가 여행지에서의 로맨스를 기대한다고 응답하였고, 또 그 중 45.5%가 실제로 여행지 로맨스를 경험했다고 하네요.


실제로 인도를 찾는 사람들도 아름답게 눈에 들어오는 풍경과 인도인들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 다시 찾게 되죠. 그래서 인도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도 많고요. 오늘은 제가 사는 인도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알려드리면서 인도 여행에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인도의 매력에 빠질 준비 되셨죠?


 

출처_ wikipedia



 제2의 김종욱 찾기? 인도를 알아야 로맨스도 


역시나 <김종욱 찾기>의 배경인 인도의 도시 조드뿌르(Jodhpur)에도 수많은 김종욱과 지우가 왔다 가죠. 유명한 힐링 명소로 주목 받는 인도는 많은 관광객이 내면의 힐링과 낭만을 경험하기 위해 방문한답니다. 필자가 인도에서 현재 거주 중인 재외국민이라 인도와 사랑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예비 관광객들에게 꼭 조언하고 싶은 것은 인도는 모르고 오면 김종욱이 아닌 '원숭이'(개그콘서트에 나오는)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인도는 흑과 백처럼 두 가지의 극과 극이 공존합니다. 카스트 제도의 영향으로 빈부의 격차가 크기 때문인데요. 한 도시에 화려한 백화점과 슬럼가가 동시에 자리잡고 있는가 하면, 차도에 소와 벤츠 (Mercedes Benz) 자동차가 동시에 다니기도 하죠. 보통은 인터넷도 연결이 잘 안 되지만, 동시에 IT기술이 상당히 발달한 IT 강국이기도 해요. 이렇듯 아이러니한 경제 구조와 기술의 분포를 지닌 인도를 방문한 관광객들의 반응은 신기하게도 대개 두 가지로 분명히 갈립니다. 인도를 사랑하거나, 인도에 금방 질리거나! 후자인 분들은 인도에 대한 정보보단 환상만으로 방문한 경우가 많죠. 


인도는 정말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나라랍니다. 하지만 인도는 끊임없이 알아가야 하는 나라이기도 하죠. 인도를 방문하고자 하는 예비 관광객들이 인도의 MUST DO 와 MUST NOT DO를 기억한다면,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김종욱 찾기’ 여행을 할 수 있답니다. 


 

출처_ flickr by Phil Snyder



 인도 여행은 힐링 여행? 모르고 가면 안티 힐링! 알고 가야 할 MUST KNOW TOP 8


1. 인디안 설사병, 델리 밸리(Delhi Belly)

여행가서 아픈 것만큼 서러운 것이 있을까요? 인도에 거주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인도를 방문하는 사람에게 처음 묻는 질문 중 하나가 ‘물갈이 안 했어?’랍니다. 다른 여행지에서도 설사병과 식중독은 여행객들이 흔히 걸리는 질병 중 하나죠. 하지만 인도에서의 식중독은 한 번 걸리면, 대개 기존의 식중독보다 치료 기간이 오래 걸려 여행 기간 내내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인도의 농촌에서는 80%가 화장실 없이 야외에서 용변을 해결할 정도로, 공중 위생 시설 상태가 열악하고, 또 많은 지역이 식수 공급 및 하수 시설이 제대로 설립되어 있지 않죠. 그렇기에 인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되도록이면 길거리 음식(포장 마차 음식)을 먹지 않기를 추천합니다. 항상 손 소독제를 들고 다니며 위생에 각별히 주의하고, 레스토랑을 가더라도 뜨겁게 요리된 음식을 먹는 것이 좋죠. 날씨가 더운 만큼 음식이 쉽게 상하기 때문에, 특히 샐러드나 과일 주스를 주문할 때는 신선하게 씻겨진 과일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해물 요리일 경우는 냄새를 맡아 보아 신선도를 살펴 보는 것이 좋답니다.


2. 미네랄 워터만 주세요!  

인도의 일반 수돗물은 외국인들이 마시기에 적합하지 않죠. 현지 인도인들은 수돗물과 인도의 일반 소위 말하는 ‘드링킹 워터’에 면역이 되어 있어 괜찮지만, 외국인들은 무조건 미네랄 워터만을 마셔야 한답니다. ‘미네랄 워터’는 여느 음식점이나 상점에서 구할 수 있으며, 한국에서 흔히 사먹는 생수의 모양과 같죠. 식당에서도 물이 따라져 있는 컵을 가져오는 경우도 많은데, 무의식 중에도 마시지 말고 생수만을 마실 것을 안전한 여행을 위해 추천합니다. 간혹 가다 마셔도 괜찮은 여행객도 보았지만, 대다수가 바로 배탈난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출처_ flickr by Ran Yaniv Hartstein



3. 관광지에서는 물건은 반값부터 흥정 시작. 

백화점이 아닌 길거리 쇼핑이나 기념품을 쇼핑할 경우에는 흥정을 하는 것이 인도 쇼핑의 재미 중 하나죠. '타지 마할' 주변이나 외국 관광객들이 많은 지역에는 외국인들을 따라다니며 가격을 제시하는 상인들도 많습니다. 사실 관광객들의 대부분은 엄청난 바가지를 쓴다고 봐야 해요. 필자의 지인들 중에는 50루피(한국 돈으로 약 1000원)만 주면 되는 관광 기념품들을 500루피나 주고 구입하며 기뻐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그렇기에 관광지에서 물건을 살 때는 반 값부터 부르고 시작하세요. 관광지가 아닌 일반 거리 상점에서는 인도를 거주하는 한국인을 안다면 미리 시장 가격을 알아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 중 하나랍니다. 흥정을 할 때는 웃는 얼굴로 흥정을 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겠죠?


4. 반바지 NO 미니스커트? NEVER

인도의 문화는 서구 문화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물론 아주 상류층의 인도인들은 서구 문화를 접하고 받아들인 경우도 많지만, 대다수의 인도인들은 전통적인 종교적 관습과 가족 단위의 문화를 따르는 경우가 많죠. 주로 인도의 여성들은 발목까지 덮는 인도 전통의상인 ‘사리’를 입고 외출하며, 길거리에서 짧은 옷을 입은 여성은 없습니다. 최근에는 인도의 주 고아(goa)의 장관이 여성이 비키니와 짧은 하의를 착용하는 것은 인도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임으로 금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답니다. 이렇듯 여성이 다리를 내보이는 것은 굉장히 성적인 의미로 해석되고는 졸지에 ‘헤픈 여자’로 인식되어 원치 않는 관심과 주목을 받기도 해요. ‘다리’가 여성의 신체 부위 중 상당히 에로틱한 느낌을 주는 부위로 인식되는 인도의 문화를 존중하여, 여성 여행객들은 안전을 위해 반바지나 미니스커트보단 가벼운 재질의 긴 하의를 입기를 추천할게요.


 

출처_ thescurvydawg



5. 인도 오면 연예인 된다? 놀라지 마세요. 

필자가 인도를 왔을 때에 가장 컸던 문화적인 충격은 바로 현지 인도인들의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었죠. 해외를 가면 어느 정도의 시선을 감안한다고 해도, 어디를 가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필자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었답니다. 필자가 사는 '푸네(pune) 도시'는 외국인 인구 숫자도 높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이 계속 응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전히 외국인을 보는 것이 흔한 경험이 아니라서 그들의 시선은 관광객에게 향한답니다. 심지어 인도의 한적한 시골 '하이드라바드'에서는 외국인을 태어나서 처음 봤다고 하는 마을 주민들도 있었죠. 그렇기에 만약 관광 중에 빤히 쳐다보는 인도인이 있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웃으며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6. 9시 이후로는 조심 또 조심.

인도를 오기 희망하는 여성 관광객들에게는 저녁 9시를 넘어서는 길거리를 돌아다니지 않을 것을 당부드립니다. 인도에는 거리마다 개들의 수가 많고, 밤에는 떼를 지어 다닙니다. 혼자 다니면 때론 공격 받을 수 있죠. 특히 여성들은 밤시간이 되면 더 위험한데요. 인도 여성들은 밤 시간이 되면 대개 남성이나 가족과 함께 움직이는 편이기에, 9시 이후 장소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꼭 콜택시나 숙소에서 불러주는 검증된 릭샤를 타는 것이 좋답니다. 


 

출처_ flickr by Ryan



7. 인도 여행은 여름은 피하자. 

인도는 넓은 면적의 국가이기에 기후 또한 지역별로 다르죠. 북인도의 히말라야 지방은 고산지대의 기후를 가지고 있고, 서부 라자스탄 지역은 사막 기후, 남서부의 열대 우림 기후까지 다양합니다. 그렇기에 여름에 인도 여행을 계획할 시엔 미리 지역별 몬순(계절풍) 기간과 기후를 미리 알아보고 오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인도의 수도인 델리(Delhi)는 3월부터 6월까지가 여름인데, 온도가 평균 42.3도랍니다. 태양이 너무 뜨겁고, 최고 50도가 넘기도 하여 견디기 힘들어 하는 관광객들도 많죠. 게다가 인도 농촌사람들이 사랑하는 몬순 시즌은 몇 개월을 걸쳐 비만 오는 기간이기도 하여서 반드시 피하는 것이 좋겠죠?


남 인도는 몬순 시즌이 5-6월인데 더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많고, 또 북인도는 7월에서부터 9월까지 지속되죠. 몬순 시즌에는 습도도 높고 또 불쾌지수도 높아지기 때문에 거리를 구경하고 관광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8. 인도에서의 약속은 변할 수 있다.

'Indian timing(인도인 타이밍)'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인도에서는 어제의 약속이 내일 변할 수 있답니다. 인도 한국인들 사이에선 “인도의 인은 참을 인자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도의 시간 약속은 굉장히 유연하고 변동되기가 쉽죠. 3시간 뒤의 약속이 3일 뒤로 바뀌고, 저녁 7시 약속이면 9시나 되어 만나기도 하니까요. 필자는 인도인 친구들과 8시에 만나기로 했다가 11시나 되어서 친구들이 나타난 경험도 있답니다. 


인도는 다양한 사회가 섞여 있고, 또 사람들의 이해 관계가 얽혀 있죠. 그런 만큼 오늘은 이해 관계가 맞아 약속을 했다 해도, 내일은 또 다른 상황이 발생하여 새로운 이해 관계가 발생하기에 약속을 상황에 맞게 변경하는 것이라고 보아도 됩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인도인 타이밍에 당황하는 관광객들도 많지만, 나중에는 여유 있고 한국인의 “빨리 빨리”가 없는 인디안 타이밍을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죠. 대신 여행이 끝난 뒤까지 인디안 타이밍을 고수하진 말아야겠죠? 



출처_ mghglobalindia



 인도, 찾아 갈 수 밖에 없는 이유


인도는 화려해 보이지만, 사실은 마음에 은은하게 스미는 나라랍니다. 필자도 처음 인도 생활을 할 때는 떠나고 싶었죠. 7년이 지난 지금은 인도를 너무나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지인이 인도 여행을 준비할 때 필자에게 ‘인도 여행, 위험하지 않아?’라는 질문을 하죠. 물론 인도는 한국인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사고와는 판이한 사고와 논리를 보유하고 있고, 위의 주의 사항에도 명시하였듯 알아야 할 사항도 조심해야 할 부분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 준비 사항에도 많은 관광객이 끊임 없이 인도를 찾는 이유는 인도는 그저 즐기기 위한 여행이기보단 배움을 얻어 가는 여행을 할 수 있고, 또 관광을 하면서도 내면을 성찰 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건축물과 색감에 시선을 빼앗길 수도 있지만, 인도의  사람들을 보고 만나며 성장하고 감사를 배우게 되어 자연스럽게 힐링을 얻게 되죠. 





인도 여행, 생각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선적으로 위의 주의 사항을 꼭 기억하고, 다음으로는 그저 인도를 향해 열린 마음과 그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온다면, 어느 상황에도 즐기고 또 배움을 얻어 갈 수 있죠. 인도만이 가지고 있는 여유를 맛보고 나면, 인도를 잊을 수 없게 될 거에요. 


'거기 사람들은 어떻고, 그 냄새는 어떻고 분위기는 어떻길래 대체 못 잊겠다는 건데요?' 라는 질문에 정해진 대답은 없지만,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러나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인도를 꼭 모두가 방문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 다독다독

위의 글은 <이운용, 내일은 인도다, 인도 코리아 센터> 참고해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