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노벨문학상 파트릭 모디아노, 그의 작품은?

2014. 10. 14.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출처_ worldarchitecture         



10월 9일(현지시간) 스웨덴 학술원에는 많은 기자가 모였습니다. 바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 대한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죠. 다들 발표자의 입만을 주시하던 그때! 프랑스 소설가인 ‘파트릭 모디아노’라는 이름이 거론됐습니다. “기억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붙잡으려야 붙잡을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을 환기시키고, 나치 점령 하의 파리의 생활상을 섬세하게 그렸다.”라고 선정된 이유가 밝혀졌는데요. 이렇게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그의 작품과 그의 삶을 다독다독에서 알아봤답니다.



출처_ ghidularadean   



 현대 프랑스 문학의 빛나는 성과,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파트릭 모디아노는 프랑스에서 이미 유명한 소설가랍니다. 1968년 23살의 나이로 ‘에투알 광장’으로 로제 니미에 상과 페네옹 상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데뷔했죠. 그 소설에는 2차 세계대전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을 보여주며, 인간 존재와 생의 근원을 탐구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 프랑스 사람들이 열광했고 그 후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죠.


그의 대표작을 꼽으면, 1978년에 선보인 여섯 번째 소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가 있는데요.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현대 프랑스 문학이 거둬들인 가장 빛나는 성과 중 하나라고 평가받고 있죠. 이 소설은 자신의 기억을 모두 잃은 탐정이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여정을 그린 소설인데요. ‘기억 상실’로 상징되는 프랑스의 비극적 현대사가 보여주는 한 단면을 그렸죠.


이 밖에도 그의 작품으로 1972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받은 ‘외곽도로’, 리브레리 상을 받은 ‘슬픈빌라’가 있고 그 외에도 ‘잃어버린 거리’, ‘혈통’ 등 있답니다. 최근에는 ‘당신이 그 구역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하여’를 출간하며 자신만의 매우 간결하고 단순, 명쾌한 문체로 또 다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출처_ 교보문고



그는 2차 세계대전 중에 태어났습니다. 유대계 이탈리아 출신 사업가인 아버지와 배우였던 어머니는 일 때문에 집을 자주 비웠죠. 그래서 그에게 두 살 터울이었던 남동생 루디는 각별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동생은 10살이 되던 해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죠. 이런 가족의 부재와 남동생의 죽음, 유대인 아버지에 대한 애증, 전쟁 후 남겨진 사람에게 찾아온 상처들이 그의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답니다. 


그래서 그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대신 글을 쓰는 데만 전념합니다. 대학입학자격시험에 합격을 했지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오로지 소설만 쓰기로 마음먹었죠. 그래서 그는 23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문학적 성과를 냈던 것이죠. 


그의 작품 속에는 시간의 저편으로 사라져간 기억을 되살리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전쟁 후 모든 가치가 혼란에 빠져 상실되었던 시절에 성장했기 때문에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아무 곳에도 뿌리내리지 못한 사람들이 그려지죠. 그러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근원을 찾아 헤맵니다. 그 결과, 과거 속에서 소멸된 인간의 자아를 찾는 과정이 담긴 소설이 자주 그려지죠. 앞에서 소개한 작품들도 이런 그의 생각과 느낌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출처_ japantimes  



 역사에 대한 깊이, 철학적 탐구가 담긴 시나리오 <라콤 루시앙>


유명한 소설가이지만, 그는 영화 작품의 시나리오 작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라콤 루시앙>2차 세계대전 중의 프랑스의 모습을 시골 청년의 삶을 통해서 그려냈죠. 독일 경찰에 반발했던 시골 청년이 독일 경찰이 되어 권력에 빠지고 횡포를 부리죠. 그러다 만나게 된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한 단면을 보여줬습니다.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과 철학적 탐구를 느끼게 하는 그의 소설과 닮아있었답니다.


그 외에도 그가 쓴 소설들은 많은 영화의 소재가 되었는데요. 1983년 ‘청춘시절’, 1995년 ‘가스코뉴의 아들’, 2001년 ‘테 키에로’ 등은 프랑스인이 얼마나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그의 작품들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을 만큼 깊이 있는 인간의 삶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죠.



출처_ 네이버 영화 <라콤 루시앙>  



파트릭 모디아노는 “자신이 죽는 날까지 집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의 손끝에서 어떤 작품이 탄생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지 기대되는 데요.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한국에서도 세계인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작가가 등장해서 노벨 문학상을 받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앞으로도 세계 속에 한국 문학을 알리는 작가가 나올 때까지 다독다독에서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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