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10. 09: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최근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SNS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쉽게 접속해서 글을 남기고 소통하죠. 이런 매체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자신의 생각을 남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긴 글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답니다. 이런 한계를 벗어나 가치 있는 글을 모으고 생산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블로그’죠. 오늘은 다독다독에서 실제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의 이야기로 어떻게 블로그를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의 한계, 블로그로 돌파하라!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이제 낯선 미디어가 아닙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함께 성장한 이들 매체를 우리는 흔히 `사회 관계망 서비스 혹은 SNS 라 부릅니다. SNS는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라 요약할 수 있죠. 블로그는 SNS의 범주에 들어갈까요?
대표적인 SNS인 트위터나 페이스북 그리고 국산 매체인 카카오톡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문자 메세지의 단편적인 기능에서 확장된 소통 방식을 제공하죠. 그러나 블로그의 성격은 좀 다릅니다. 블로그에도 소통 기능이 없는 건 아니지만, SNS의 가장 중요한 목적인 관계망 구축보단 가치 있고 보존될만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생산하는데 특화된 미디어입니다.
우리가 소위 정보라고 부르는 것을 창조, 가공하고 구축하는데 블로그는 최적화된 웹 사이트입니다. 블로그는 1997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이래 다양한 인터넷 매체들과 경쟁하며 1인 미디어의 지존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블로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서평이나 영화평, 칼럼을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은 지극히 번거로운 일입니다. SNS가 신속성이 장점인 반면 긴 글을 쓰기엔 불편한 것은 모바일에 더 알맞게 설계돼 있는 플렛폼이기 때문이죠. 반면, 블로그에선 그 작업이 쉽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많은 작가가 블로그를 활용해 글을 쓰고 모아진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블로그의 가장 큰 장점이 호흡이 긴 글을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 말해줍니다. 소셜미디어 중에서 블로그만큼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매체는 없습니다. 이것은 앞으로도 블로그가 일시적 유행을 따르는 매체가 아닌 지속가능성을 가진 미디어로 발전할 것을 예고합니다. 블로그는 개설이 편리하고, 유지비용이 없으며 자유로운 주제 설정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차별화된 컨텐츠 입니다. 그것만 갖춘다면 블로그는 1인 미디어에게 최고의 집필실이 될 것입니다.
출처_ morquefile
블로그, 책벌레와 영화광들에게 유용한 이유
블로그는 개설이 쉽고 여러 곳에서 중복 운영이 가능하죠. 주요 포탈인 네이버와 다음 뿐만 아니라 온라인 서점도 블로그 환경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관리되는 블로그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개설보다는 추후 관리가 문제인 것이죠. 많은 블로그가 만들어지고 주제도 다양하지만 방문객이 거의 없는 블로그가 대부분입니다. 컨텐츠가 빈약한 블로그에는 사람들이 모이질 않습니다. 취미와 관심사는 블로그의 좋은 주제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은 2차적으로 창조 가공 되었을 때 이야깁니다. 방문객들에게 정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포스팅을 계속 올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맛집 블로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은 포스팅이 쉽고, 일순간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어서겠죠. 음식점에 가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사진을 찍고, 맛을 평가합니다. 그런데 이런 포스팅은 지나치게 흔하고 정보로서의 가치고 빈약합니다.
책이나 영화를 주제로 한 블로그도 흔하긴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정보로서의 가치는 맛집 블로거보단 훨씬 높고 포스팅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물론 책과 영화에 대한 평을 몇줄로 요약한 포스팅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1년이면 최소한 몇 권의 책과 몇 편의 영화를 봅니다. 책과 영화를 주제로 블로그를 꾸민다면 이제 맛집 블로그보단 훨신 이야기할 꺼리가 많을 겁니다. 책과 영화는 기본적인 문화 소비재입니다. 하지만, 맛집 포스팅처럼 쓰기가 쉽진 않습니다. 일단 책을 읽어야 하고, 발품 팔아 영화를 봐야 하죠. 그것도 힘든데 또 시간을 내 후기를 작성해야 합니다. 익숙하지 않는 서평이나 영화평을 쓴다는 것의 부담감 때문에 그저 `읽고 보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책과 영화를 보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자신만의 느낌을 정리된 글로 풀어 쓸 때 그것은 나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로 창조될 수 있습니다.
1인 미디어로 성장한 블로그도 그 시작은 미미했습니다. 그것은 특별한 사람들의 특별한 능력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블로그를 사용하는 누구든 1인 미디어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정원을 가꾸는 일과 블로그를 키워가는 일은 똑같습니다. 매일 관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훌륭한 정원은 정원사의 헌신적인 노력을 요합니다. 사철 기후와 땅의 지형에 알맞은 나무를 선정하고, 정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조건들을 생각해 정원사는 계절마다 거름을 주고 가지를 치며, 또 잔디를 정리하고 울타리와 담장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하나의 블로그를 잘 꾸려가기 위해선 좋은 주제로 특화된 카테고리를 만들고, 그곳에 맞는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포스팅하며, 이웃들과 소통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제가 블로그를 시작하던 시절 방문객은 하루 10명 이하였고, 이웃 수는 50명이 채 되지 않았죠. 포스팅 한 건 당 하루 방문객 1천명을 넘어서고, 이웃수 약 2만명에 이르는 지금에 비해 아주 소박했습니다. 책을 주제로 한 블로그가 지닌 근본적인 한계 때문인지 지금도 그렇게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유명 블로그들이 갖고 있는 영향력은 만만치 않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블로그들이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 10년 가까이 책과 영화평을 꾸준히 포스팅 해 왔습니다. 글쓰기 실력이 좋은 것도 아니고 태생적으로 창조적인 관점에서 뭔가를 보는 재주도 없습니다. 만약, 이런 문제 때문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을 주저한다면, 그것은 오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싶습니다. 출중한 작문실력과 독창적 관점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과정에서 꾸준히 계발되는 것입니다.
이제 독해력과 글쓰기 능력을 요구하는 사회가 도래했습니다. 책과 영화를 주제로 블로그를 개설할 것을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책과 영화는 글쓰기 실력과 창조적 관점을 키워가는데 훌륭한 재료가 됩니다. 한 권의 책을 읽거나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누구든 자신의 느낌이 생겨납니다. 그 느낌을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이 단편적인 표현 매체가 아닌 풍부한 생각으로 가다듬어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블로그는 제공합니다. 한 권의 책과 한 편의 영화를 보는 일에는 노력이 들어갑니다. 그렇게 정성 들여 투자한 시간은 충분히 양질의 콘텐츠로 환원될 수 있는 `생각의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출처_ morquefile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블로그에 쓰라
서평이나 영화평을 단편적인 느낌과 짧은 문장으로 블로그에 써 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치 있는 컨텐츠가 아닙니다. 이젠 서평은 서평가처럼, 영화평은 영화평론가처럼 당신은 블로그에 글을 써 올려야 합니다. 20세기를 살다간 미디어 전문가 마샬 맥루한은 "미디어는 메세지다"라는 문장으로 지금처럼 커뮤니케이션이 다중전자화 되는 시대를 예고했습니다. 그는 주제나 내용을 의미하는 메세지와 그것을 실어나르는 미디어는 똑같이 중요시되어야 하며,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자체로 새로운 메세지를 형성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블로그 세계에선 평범한 독자나 관객, 혹은 전문적인 평론가가 구별되지 않습니다. 누구든 블로그 환경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 곧 평론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출처_ morquefile
그렇다면, 한 편의 글을 쓸 때 그 형식이 내용만큼 중요하지 않을까요. 많은 개인 블로그가 낙서나 잡담 수준의 글을 포스팅합니다. 그런 형식은 흔하고 중요한 콘텐츠로 주목 받지 못합니다. 서평은 서평가처럼 책을 요약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성껏 표현하려는 형식을 갖춰야 합니다. 한 편의 영화를 봤다면, 유명 평론가처럼 그 영화를 깊이 있게 파고들어가려는 노력을 글에서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과정을 꾸준히 반복하고, 한 편의 글을 쓰더라도 제대로 쓴다는 각오와 정성을 곁들인다면 당신의 블로그는 1인 미디어로서 무게를 차츰 갖게 될 것입니다. 그곳에 사람이 모이고, 사람들의 견해가 덧붙여질 것이기 때문이죠.
4년간 네이버 책 분야 파워블로그로 활동하며 많은 우여곡절을 거쳤습니다. 파워블로그로서 `그랜드슬램'이라 할 수 있는 5년을 채울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파워블로그는 그저 감투일 뿐이고 본질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은 파워블로그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좋은 책 한 권, 좋은 영화 한 편을 읽고 본 후 제 느낌을 정돈된 형식으로 남기고 그런 과정을 통해, 문화와 예술을 보는 안목을 키워보고자 한게 첫째 목표였습니다. 그런 안목은 학교나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응용 가능한 보편적 능력으로 치환됩니다. 세상이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원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최적화된 주제와 매력적인 콘텐츠로 무장한 블로그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1인 미디어는 그 누구의 특권이 아닌,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는 당신에게 찾아올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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