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없는 축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솔직한 생각

2014. 11. 10.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가을이 되면 대학가에서는 학생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집니다. 바로 대학생들의 행사 중에서 가장 큰 행사인 ‘대학 축제’ 때문이죠. 일 년 중에 가장 큰 행사이고,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본교생과 다른 학교 학생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이기 때문에 더욱 큰 의미가 있는 행사인데요. 대학교 축제 하면 빠질 수 없는게 ‘술’이에요. 대학교축제에 놀러 가보신 분들은 꼭 한번씩 ‘주점’을 이용해 보셨을 텐데요. 그만큼 기존의 대학축제는 마시고 즐기는 문화 중에서도 술 문화에 치우쳐서 축제가 진행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몇 대학교들에서 새로운 대학축제문화를 만들고 있는데요. 바로 ‘술 없는 축제’입니다. ‘술’이 없는 축제가 과연 재미있을까? 대학교축제에 술이 없으면 어떤 것들이 진행되는 것일까? 하는 많은 궁금증이 생기는데요, 다독다독에서 술 없이 축제가 진행되는 몇 개의 대학에 다녀왔습니다. 



 술, 주점이 없다면? 


술과 안주의 판매가 주를 이루던 것들이 다른 메뉴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빙수나 커피, 케익 등 간단한 먹거리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짜장면, 피자, 떡볶이, 고기 등 많은 선택권이 생기면서 학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졌는데요.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드는 에코백 그리고 페이스 페인팅 등 평소에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체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고, 학생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초청하여 대화를 나누는 강연프로그램, 학생들이 수제작으로 만든 것들을 저렴한 가격에 파는 플리마켓도 생겨나고, 이것들이 기존에 존재하던 학교들에서는 그 규모가 더욱 커져서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버스킹 공연, 본교 학생들이 직접 참석하고 상품을 타가는 여러 가지 게임들, 에어바운스 등 술만 먹는 기존 축제와 달리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배울거리가 늘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술 없는 축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렇게 좋은 취지로 시작된 ‘술 없는 축제’ 이지만, 축제에 참석한 학생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호불호를 보였습니다. 술이 없는 만큼 본교 학생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었지만 그에 대한 반응도 다양했습니다.





“술 때문에 일어나는 사고에 대한 걱정이 없어서 좋았어요.”

S대 김양은 “다른 학교에서는 분위기를 타서 평소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시는 사람들 때문에 사건사고가 많다고 하는데, 술이 없다 보니 걱정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었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술에 취한사람들이 없다 보니, 공연 같은 것을 볼 때도 콘서트처럼 좋은 분위기에 관람 할 수 있었다.”고 말을 이었습니다. 

옆에 있던 이양은 “낮에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술이 있을 때보다 유익한 축제였던 것 같아요.”라며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술을 팔지 않으니 손님이 오질 않아요.”

W대 손양은 “축제 때 과비로 주점이나 상점을 열게 되는데 술을 팔지 않으면 축제의 분위기가 나지 않고, 선배님들이나 교수님들도 오래 머물지 못하시고 가신다. 다른 손님들도 이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흑자는 바랄 수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양도 “술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들이 놀러 오지 않겠다고 했어요. 저도 별로 기대 안하고 축제에 갔었어요.” 라며 술 없는 축제를 평가했습니다.





“본교 학생을 위한 축제,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축제를 위해 술을 금지했습니다.”

술 없는 축제를 기획한 총학생회 측에서는 “기존 술 문화에 젖어있던 대학 축제들의 문제점을 바로 잡고 진정으로 학생들이 건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술 있는 축제는 선후배와 본교 학생들의 화합이 아닌, 불건전한 유흥문화가 만연했었습니다. 과 부스에서는 학교 학생들을 위하기보다는 타학교 학생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모습들이 보였고, 다양한 축제 콘텐츠 보다는 대부분 주점들로만 구성되어있었습니다. 술 없는 축제로 ‘주점’이 아닌 다른 차원의 건전하고 많은 콘텐츠들을 가지고 부스운영을 하고, 이에 따라 다양한 것을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 질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D대학 박양은 “술 없는 축제가 된지 2년밖에 안됐지만, 분명 작년보다 재미있어졌고 더 재미있게 하려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학생들은 꼭 술이 있어야 재미있다는 고정관념에 아직 사로잡혀있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버리고 재미없는 축제라고 배척하지 않고 참가하려고 노력하면 축제를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라고 학생들의 의식 개선을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술이 있든 없든 축제를 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좀더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본교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그 속에서 재미를 찾고 즐기는 것에 있습니다. 술이나 음식과 같은 부수적인 것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학생들이 느끼는 학교의 소속감이나 자발적으로 축제 참여하는 등의 태도가 우선시 바뀐다면, 앞으로의 축제가 더 나아지고, 학생들이 자긍심을 갖는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