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讀한 배우 안미나가 1년 100권의 책을 읽는 이유는?

2014. 11. 12.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곱게 옷을 입은 단풍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책을 펴고 한 줄 읽으며 사색하기 더욱 좋아졌는데요. 독讀한 습관 강연도 명사들의 책 읽는 노하우와 경험을 전해 받으면서 깊이가 한층 더 깊어졌습니다. 지난 5일에도 그 깊이를 만날 수 있는 강연이 있었는데요. 그 현장에 다독다독에서 다녀왔답니다. 



 상실 속에 찾은 자유와 당당함


이번 강연은 11월의 새로운 사회자인 문지애 아나운서와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11월 강연자들과 함께 할 텐데요. 밝은 미소를 띠며 따뜻함이 담긴 목소리로 진행했답니다. 문지애 아나운서의 소개로 강연자인 배우 안미나 씨가 무대에 올랐는데요. 처음으로 강연을 하는 것이라 무척 떨린다며, 어제까지 준비해놓았던 원고를 과감히 포기하고 새롭게 강연 준비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책을 보며 떠올렸던 기억과 경험담을 담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밖의 풍경은 안의 풍경 없이는 있을 수 없다. 안과 밖은 하나이다. 하나는 둘을 낳고 둘은 만물을 낳는다는 말의 참뜻은 바로 그것이다."


강연 시작에 앞서서 김현 작가의 ‘말들의 풍경’ 중 한 구절을 낭독했는데요. 그 책을 통해서 상실에서 비롯된 흔적을 떠올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상실에서 오는 깨달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책과 읽기가 자신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 했답니다.





안미나 씨는 MBC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김선아씨의 파티쉐 보조역으로 데뷔하였습니다. 이후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김양 역을 맡아 훌륭히 소화해내며 많은 호평과 각광받는 연기자로써 주목을 받았죠. 어린나이에 관심과 사랑을 받았기에 일, 돈, 사람과의 관계,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항상 있는, 이런 모든 ‘있음’을 당연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있음을 상실로 바꿨던 것은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하네요. 회사의 부도와 새로 들어간 회사에서의 4년 동안 일이 없는 상황이 찾아온 것이죠. 그 때부터 많은 것을 상실했다고 하네요. 가족, 친구는 물론이고 스스로의 관계까지 무너지는 참담한 경험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가 하나 떠올랐다고 합니다. ‘어차피 죽을 건데, 지금 이 힘든 상황을 다 겪으면서 힘들게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할까? 그 이유는 뭘까?’라는 질문이 계속 맴돌았다고 하네요. 


 



그런 질문의 답을 찾고자 집에서 가출을 했고, 남아 있는 모든 것을 내다팔고 모자란 것은 빌리기도 해서 작은 단칸방 하나 마련하고 혼자 살기 시작했는데요. ‘없음의 실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TV, 컴퓨터, 휴대폰마저 없어지면서 주변과 차단된 생활을 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자존심을 비롯해 대부분을 버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기 힘들었고, 벗어나기 힘들었던 ‘연기자’라는 것마저 내려놓게 됐습니다.


‘연기자인데 이런 일을 어떻게 해.‘라는 핑계로 붙들고 있었던 마음까지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순간이 오니 포기할 수 밖에 없었죠. 3일 밤낮을 울고 연기를 포기하면서 연기 안해도 살 수 있을 거야라고 마음을 고치고 그날 바로 알바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렸다고 해요. 그리고 29살이었던 나이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롭게 출발하면서 ‘원래도 아무것도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네요.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자유로워지고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잃을 것이 없었음에도 잃지 않으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었어요. 그런 생각들을 내려놓으면서 편의점에서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생겨도 내 처지를 당당하게 밝힐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답니다.”





 책을 통해 한 발 물러서서 보기


그렇게 자유롭게 살던 어느 날, 아침드라마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고, 그 전에는 느끼지 못하던 벅차고 감사한 마음 등의 좋은 감정들을 여과 없이 만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시 연기를 시작해서도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지 못했는데요. 그것은 ‘있음’에 다시 익숙해지려는 자신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상실에서 만나는 행복함’을 느끼고 자신의 삶을 즐기기 위해서였다고 하네요. 


삶의 경험을 통해서 있는 것에 집착할수록 두려움이 커지고 내면의 고독도 심해진다는 사실은 안 배우 안미나 씨는 김현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그것은 지금 읽었을 때와 이전에 읽었을 때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인데요. 이전에는 글을 읽으면서 외면하고 싶은 자신이 떠올라 있는 그 자체로 읽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다른 영화, 글, 풍경 등을 보면서 자신의 옛날 모습을 만나게 되면, 반갑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배우 안미나 씨는 강연을 통해서 다음의 메시지를 꼭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 한 발 물러서서 볼 수 있잖아요. 대부분이 아프면 그 아픈 모습과 부분을 보기 힘든 것 같아요. 책을 통해서는 한 발 물러서서 보기 때문에 조금 더 여유롭게 볼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글쓴이의 글을, 또는 글쓴이의 풍경 너머로 보이는 나의 풍경을 볼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그 모습을 보았을 때 더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내가 살아온 흔적들을 곱씹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어요. 내가 마주친 나의 상처받은 자아를 충분히 위로해 주는 것도 꼭 필요해요.” 

  




 작가와 같은 공감대를 발견하고, 책의 첫 줄을 읽는 즐거움


마음에 가득 차 있는 쓸데없는 생각들을 발견하고 비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강연을 남긴 배우 안미나 씨는 독서를 통해서 조금 더 유연하고 부드러운 방법들을 만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 읽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죠. 그런 강연을 들어서 인지 많은 질문이 있었는데요. 미리 포스트잇으로 받았답니다. 그중에 강연과 함께 다시 되짚어 볼만한 이야기와 질문을 문지애 아나운서가 몇 가지 정리해서 배우 안미나 씨와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문지애

안미나 씨는 1년에 10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비슷한 또래의 청춘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이 많은 분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독한습관에 오셔서 강연을 해주신 분들이 직접 소설을 쓰신 작가님들이나 교수님들이 많았어요. 부담이 많이 되셨을 것 같아요.

 

안미나

사실 굉장히 많이 고사했어요. 그런데 책에서 조금 멀어지고, 책을 읽는 것이 힘들다고 느끼시는 분들께 책을 추천해드리는 목적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어요. 대중적이고 조금 더 쉽게 공감을 줄 수 있는 연사도 필요하다는 요청에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이 자리에 서니까 굉장히 부끄럽네요

 

 

문지애

안미나 씨가 들려준 방황하던 젊은 시절로 다시 돌아가 보면, 어려웠던 상황을 정면 돌파 하려는 그 느낌도 정말 멋있고 새로웠어요. 20대 시절 가장 어려웠던 그 시기에 안미나 씨가 찾게 되었던 책, 그리고 어느 구절에서 위안을 얻었는지 말씀해주시면, 여기 계신 많은 청춘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안미나

제가 처음 독파한 책은 성서(성경)였어요. 그 전까지는 관심도 없던 책이 당시에는 저한테 주는 의미가 크더라고요. 제일 중요한 메시지는 '너도 너의 것이 아니다'였어요. 그 글귀를 읽고 나서 내가 가지고 있었던 나에 대한 많은 것들이 포기가 되었어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상황이 가져다 준 가난한 마음이 저에게 굉장히 위로가 되었던 것 같아요. 유행하는 소설이나 유행하는 이야기들이 그 때는 보고 싶지 않았어요. 유한성에 부딪히는 것이 힘들다보니 오래된 고서 같은 종류의 책을 찾게 된 것 같아요. 


 

 

 

 

문지애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착각인데, 그것을 착각이라고 여기지 못해서 나중에 더 아픈 경험들을 하게 될 청춘들에게 미리 해주고 싶은 이야기나, 덜 아플 수 있는 이야기를 해준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안미나

다른 연사분과 달리 저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연기자 생활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그런 부분에서 이야기해보면 본인이 어떤 상황인지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보는 '나'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특히 타인들에게 좋게 보이는 이미지, 밝고 명랑하고 화려한 이미지들은 극히 일부분임에도 깨고 싶지 않고 벗어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게 가장 힘들죠. 하지만 그 힘든 만큼, 딱 깼을 때 자유로워지고 속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에요. 그래서 그냥 한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인생은 혼자 사는 거에요 (웃음).

 


문지애 

미리 알고 가시면 덜 아플거 같다~ 라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웃음).


같은 작가가 쓴 똑같은 책의 똑같은 구절을 읽는데, 각자가 어떤 경험을 했던 사람인가에 따라서 그 구절이 완전히 다르게 읽혀지기도 한다는 말을 하셨어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개인이 무척 힘든 시간이었을지언정, 그 경험들이 책을 읽는데 있어서는 즐거운 경험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안미나

그렇죠. 그래서 책을 읽다보니까, 처음 보다 조금 더 찾게 된 책의 즐거움들이 있어요. 원래는 책의 스토리 라인에서 재미를 느끼잖아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예전에 읽었을 때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혹은 다시 상기시켰을 때 ‘그런 내용이 있었어?’ ‘그런 구절이 있었어?’ 하며 나에게 크게 다가오는 것이 있어요. 그럴 때 새로운 눈을 떴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뿌듯하기도 하고 제가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해요. 


그 외에도 책을 읽다보니 느껴지는 책 안의 즐거움이 있어요. 예를 들어 어느 작가가 좋아서 그 작가의 책을 계속 찾아 읽게 되면, 꼭 반복되는 것이 있어요. 그런 부분을 찾으면 작가와 같은 공감대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죠. 그리고 첫 문장을 읽는 즐거움, 다른 장르를 처음 읽었을 때의 개척하는 성취감, 책을 사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에요. 

 




 

문지애 

맞아요. 실제로 주변에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분이 이런 말씀 하셨어요. '읽지 않더라도 일단 책은 사라, 그러면 반드시 언젠가  한 번은 들춰보게 되고, 시간이 지나 나의 관심 분야가 생겼을 때라도 읽게 되어있다'라며 일단 사놓은 책은 영원히 안보고 죽진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안미나 씨는 정말 책을 많이 읽는 배우로 유명한데요. 어떤 계기로 책 읽는 즐거움을 만나 1년에 100권  이상의 책을 읽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안미나

어제까지 준비한 강연내용이 그거였어요. 사람들이 저에게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한데, '어떻게 하면 너처럼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니?' 또는 '왜 그렇게 책을 많이 읽어?'라고 물어봐요. 사실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책에 관심이 있지만, 책을 고를 때 유익해도 어려운 책을 고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더 힘들겠죠? 그래서 그들에게 재미있는 책을 골라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어렸을 때 만화책을 쌓아놓고 밤새 읽곤 했는데, 어머니가 감사하게도 잔소리 대신 “아무것도 안 읽는 것보다 만화책이라도 읽는 게 났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죠. 그래서 그렇게 만화책을 읽다보니, 다음에는 추리소설을, 그 다음엔 소설도 읽으면서 읽는 습관이 저절로  생겨났던 거 같아요. ‘읽기는 재미있는 것이구나’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었어요. 


습관은 쾌감을 되찾고 싶은 행동에서 비롯된다고 해요. 학습을 할 때 보상을 주는 것이 효과적인 이유도 같은 이유죠. 어떤 행동과 보상이 반복되었을 때 습관이 되고 강화되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것도 습관이 중요해요. 이것을 무시하고 그저 유익한 책이라서 읽는 것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습관도 되지 않아요. 그러니 책으로 인생을 바꾸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재미있는 책을 읽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문지애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나 선생님들로 부터 책 읽으라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인지, 책읽기에서는 윤리적인 냄새가 난단 말이죠. 그래서 자꾸 멀리하게 되는데, 읽기는 읽어야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런데 우리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생기면, 저절로 찾게 되잖아요.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한 기사나 칼럼, 요리 레시피가 있는 블로그를 찾아서 보는 것처럼 책 읽기도 그렇게 시작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요. 


누가 어떤 책을 읽는 다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고,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가에서 시작을 해서 거기서부터 책읽기 습관을 길들이고 나면 그것이 흥미가 되고 쾌감이 되고 습관이 되고 그래서 결국 책읽기에 대한 즐거움을 알아가는 그런 과정이 아닐까 싶어요.


안미나씨 경우에는 연세대학교 철학과 출신이세요. 철학과를 가게 된 이유와 철학을 전공하고 배우의 길을 가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안미나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부모님께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연기를 못하게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다보니 열심히 공부해서 연세대 인문학부를 들어갔죠.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연극동아리였어요. 거기서 만난 동아리 선배들의 영향으로 철학과를 선택하게 됐죠.


라디오스타를 찍을 때, 박중훈 선배님과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선배님 제가 연기를 하다 보니 연극영화과가 아니기 때문에 부딪히는 벽 같은 것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너무나 상식처럼 알고 있는 영화를 저는 모르고, 심지어 용어들도 잘 모르는 것이 많아 이방인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지금이라도 연극영화과에 가야하는 것이 아닐까요?'라는 상담을 한 적이 있는데요.


저한테 그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너가 지금 다른 사람들이랑 다른 그릇을 하나 가지고 있다. 연기를 시작하면 연기라는 그릇을 갖게 되는데, 한 그릇을 크게 만드는 사람들도 다른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온다'하셨죠.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두 개의 그릇을 갖고 시작하게 되는 것인데, 이건 저에게 굉장한 복이고 저만의 장점이라고 하셨어요. 이것을 이미 갖고 있는데 버릴 생각을 하지말고 현장에서 배우는 것들로 저만의 그릇을 더 크게 만들수 있다고 조언해 주셨던 적이 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철학에 애착이 더 생기게 되었고 즐겁다는 것을 점점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철학과를 선택한 것이 언젠가는 신의 한수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순서로는 강연을 들은 청중이 직접 질문을 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역시 이번에도 많은 사람이 질문을 위해 손을 들었는데요. 그중에 몇 가지를 정리해봤답니다.



  책을 많이 읽다가 읽지 않게 된 사람이 다시 책을 읽으려 할 때, 어떤 방법이 도움이 될까요? 그리고 위로 받고 싶을 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추천해주세요.

  우선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새로운 책도 좋지만,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드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저는 조지 오웰의 ‘1984’라는 책을 어릴 적에 읽고 최근에 다시 읽었는데요. 읽고 나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으면서 또 새로운 느낌을 받았어요. 분명 조지 오웰의 ‘1984’를 보고 나서 쓴 것 같은데, 또 다른 방향에서의 접근이 있었으니까요.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 새로운 책과 만나면서 함께 떠오를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위로를 받으려면, 일단 자신의 상황과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자전적인 소설을 찾아서 읽으시면 좋을 거 같아요. 저는 신경숙의 ‘외딴방’과 무라카미 류의 ‘식스티 나인’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공감가는 철학자와 철학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미셸 푸코’를 알려드리고 싶어요. 아는 것과 권력에 대한 문제를 다룬 철학자인데요. 사람에게 누구나 진실에 대한 궁금증이 있어요. 그래서 무엇이 진실인지 파헤치고 따지려 들죠. 그런 이야기를 푸코는 자세하게 알려 주죠. 그래서 찬찬히 푸코의 책을 읽다보면,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 철학자의 책이 어디 쉽게 읽히겠어요? 그래서 저는 ‘만화로 보는 미셀 푸코’를 추천해드려요. 저도 고등학교 때 읽었던 책인데 조금 쉽게 푸고의 생각을 만날 수 있답니다. 읽고 나서 조금 자신감이 붙는다면, ‘텍스트로 철학하기 1, 2, 3’을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최근 신문과 잡지 같은 활자 매체가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언제 필요성을 느끼시나요?

  우리가 스마트폰을 만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 손이 가게 되는 시대에 살죠. 그만큼 유혹이 강해요. 그리고 SNS를 통해서 올라오는 글은 쉽게 사라져서 무책임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그에 비해 신문은 책임감이 있죠. 신문을 허위로 작성해서 쓰는 기자는 많지 않아요. 그런 기사는 언제나 진실이 나타나면 사라지니까요. 그래서 특히 지면 신문은 더 높은 가치가 있다고 봐요. 


신문을 읽는 다는 것은 ‘국민으로 알아야 할 최소한의 것’을 모두 안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신문은 흐름인 것 같아요. 연속해서 일어나는 일련의 내용을 보여주니까요. 꾸준하게 신문을 읽어야 할 필요성은 그런 연속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더하기 위해서 가치가 있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그 안에서 만났던 경험과 책을 통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는 배우 안미나 씨의 강연은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답니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안미나 씨의 이야기처럼 책 속에서 다시 한번 용기를 얻고 꿈을 단단히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

 

다음 강연은 11월 12일 오후 7시에 대구 경북대학교 효석홀에서 진행됩니다. 프로파일러 표창원 씨의 강연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11월이 끝나기 전 독讀한 습관 강연의 후끈한 열기를 함께 느껴보고 따뜻한 책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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