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거주자 175만 시대, 비정상(非頂上) 이방인이 바라보는 한국은?

2014. 11. 24. 13: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JTBC ‘비정상회담’ 홈페이지



요즘 인기 있는 예능을 꼽으라면 단연 JTBC의 ‘비정상회담’을 꼽을 수 있습니다. ‘비정상회담’은 국적이 다른 외국인들이 연애, 취업, 대인관계 등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합니다. 이 중에서 한국 문화에 대해 찬반을 다루기도 하고, 한국 문화와 자신의 나라에 문화를 비교하기도 하며 때론 언쟁이 불거지기도 하죠. 물론 이는 모두 예능일 뿐입니다. 이들은 정상(頂上)이 아닌 비정상(非頂上)일 뿐이니까요. 


 

출처_TVN ‘비정상회담’ 홈페이지



 외국인 전성시대, 대학생 비정상회담이 말하는 한국


지금은 종영한 KBS2의 ‘미녀들의 수다’, 현재 방영 중인 MBC의 ‘헬로 이방인’ 등 외국인이 중심이 된 예능은 또 하나의 예능 트렌드로 잡은 거 같습니다. 시청자들이 외국인이 출연하는 예능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러한 예능들의 공통점은 모두 한국말을 잘하고,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외국인’이 출연한다는 것입니다. 시청자들은 외국인이 바라 본 ‘한국’의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때론 공감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출처_16만 요우커에 환전상 급증, 아주경제



올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연말까지 1400만 명에 육박하는 외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출처-‘외국인 관광객 1400만 명 시대, 명동이 뜨겁다’ 동아일보>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175만 명에 육박한다고 하니 바야흐로 외국인 전성시대라는 말이 맞겠습니다. 그럼 실제로 주변에 있는 외국인은 어떠할까요? 대학생이다 보니 아무래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외국인은 유학생입니다. 그들은 한국 생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강원대학교에서 공부 중인 유학생들을 만나봤습니다. 이들은 모두 한국어로 인터뷰하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한국어 실력이 유창했습니다.



 중국 대표, 군대 다녀오면 철든다는 말이 재밌어요!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원래 화장품과 패션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류 때문에 한국의 화장품과 패션에 관심을 갖게 돼 자연스럽게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대학원 과정뿐만 아니라 중국인을 상대로 한국에서 웨딩 촬영을 해주고, 한국의 성형외과를 소개하는 작은 사업 중입니다.


 한국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한국의 거리는 깨끗해요. 지금 중국은 스모그 때문에 공기가 좋지 않은데 한국의 공기는 정말 좋아요. 


 고향에서 친구가 오면 소개해주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정말 많지만 제주도, 부산의 해운대, 서울, 남이섬, 평창의 목장 등을 소개해주고 싶어요. 


 한국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친절해요. 근데 외모 관심이 남자이든 여자이든 많은 거 같아요. 한국 친구들과 술도 먹고 여행도 다니고 노래방도 갑니다. 


 한국어 공부할 때는 어렵지 않았나요?

 공부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발음이 어려웠어요. 중국어는 발음할 때 받침이 없는데 한국어는 ‘냉면’과 같이 발음이 있는 단어는 너무 어렵습니다.





 K-POP, 한국 드라마, 한국 영화 등 한류 문화에 관심이 있나요?

 ‘해를 품은 달’, ‘별에서 온 그대’,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등을 재밌게 봤어요. 중국 드라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데 비해, 한국 드라마는 조금 비현실적이지만 환상 같은 걸 다뤄서 좋았어요. 특히 부자 남자 주인공-가난한 여자 주인공, 불륜 등이 자주 나오는 소재이고 결과가 다 예상 되지만 재밌게 만들어져서 끝까지 보게 돼요. 


 한국의 음식이나 문화 등 한국 생활 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나요?

 음식은 너무 맛이 없지 않으면 그냥 먹었어요. 근데 홍어는 아직도 먹기가 힘들어요. 김치 만드는 법도 배워 직접 만들 줄 알아요. 

한국의 직장 문화나 시집 가면 명절에 며느리가 일을 많이 하고, 시어머니와의 관계 등은 굉장히 낯설었어요. 남자 친구들이 군대에 갔다 오면 철이 든다는 말이 재밌었어요.


 한국에 와서 낯설어 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은 없나요?

 외국에 왔으면 외국의 언어와 문화를 열심히 배워야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자기 나라 친구를 만나는 것보다 외국인 친구를 많이 만나는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폴란드 대표, 취업 준비로 바빠 보이는 모습이 아쉽다!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폴란드에서 한국어를 전공했어요. 외국어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 보던 중 한국어를 공부하게 됐고 여기까지 유학을 오게 됐어요.


 한국어 공부할 때는 어렵지 않았나요?

 폴란드어나 유럽권 언어와 많이 달라서 재밌었어요. 처음에는 배우기 쉬웠지만 점점 어려웠어요. 말하기가 가장 어려워요. 확실히 한국에 있으면 더 빨리 말하게 되는 거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한국에 있을 예정인가요?

 석사 끝나고 박사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취직은 아직 생각을 안 해봤지만 폴란드에서 한국계 회사나 대학교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한국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 사람들은 친절하고 자기 나라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해요. 어떤 일에 대해 다 같이 노력을 하니 개발하기 쉬운 거 같아요. 근데 그만큼 취업 준비나 일, 공부 등으로 굉장히 바빠 보여서 아쉬워요.




 고향에서 친구가 오면 소개해주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제가 있는 춘천이나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경주나 서울, 제주도, 울릉도 등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마 유럽에서 온 친구들은 어디를 가도 다 좋아할 거 같습니다.


 K-POP, 한국 드라마, 한국 영화 등 한류 문화에 관심이 있나요?

 한국 영화 중에 ‘집으로’를 가장 감명 깊게 봤습니다. 손자와 할머니의 관계를 감동적으로 그려내서 정말 좋았어요. 드라마 중에는 ‘대장금’을 처음 봤어요. 옛날 한국 문화가 정말 신기했어요. 아쉽게도 폴란드에서는 한류 열풍이 아직 불고 있지 않아요.


 한국의 음식이나 문화 등 한국 생활 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나요?

 음식은 아주 잘 맞아요. 닭갈비, 삼계탕, 뚝배기 불고기 등을 좋아해요. 가끔 한국 사람들이 외국인을 보면 수근 거리기도 하는데 제가 한국어를 잘 하는 거 보면 놀래요.


 한국에 와서 낯설어 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은 없나요?

 한국 사람이랑 사귀면 문화에 대해 쉽게 배우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쉽게 해결할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문화 교류뿐만 아니라 그 친구들과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두들 한국 친구 많이 사귀세요~


처음에는 낯선 나라에서 적응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제가 만난 예함 씨와, 보이텍 씨는 막장 드라마, 고부 갈등, 한국의 군대, 한국어 사랑, 한국 여행지 등 어떻게 보면 우리보다 더 한국인 같다고 할 수 있는데요. 160만 외국인 시대! 이제는 외국인을 마주친다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주위에 있는 외국인을 향해 눈을 돌려 ‘정상(頂上)’ 외교 사절단이 아닌 ‘비정상(非頂上)’ 외교 사절단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요? 더 이상은 외국인이라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