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에 등재된 90세 송해, 그와 함께 웃었던 60년 이야기

2015. 2. 17.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 tvdaily 



“전국~~~~ 노래자랑!”


일요일 오후 1시가 되면 친근하면서도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바로 코미디언이자 MC인 송해 씨의 목소리인데요. 전국을 누비며 사람들의 노래를 듣는 ‘전국노래자랑’을 30년째 진행하고 있답니다. 올해로 90세가 되었지만, 젊은 사람 못지 않게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인데요. 2015년에는 ‘송해 빅쇼 시즌3’로 순회공연도 하고 있어서 놀라움을 더해 갑니다. 다가오는 2월 19일에도 올림픽공원에서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활약한 방송과 에피소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700회 이상 진행, 3만 여명의 출연자를 만난 ‘전국노래자랑’


송해 씨하면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바로 ‘전국노래자랑’입니다. 매주 일요일 전국 팔도를 찾아가서 지역 주민들의 신바람이 되고 있는데요. 그는 이 프로그램의 진행을 위해서 매번 촬영 전날 해당 지역에 가서 미리 자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미리 가서 목욕탕에서, 순대국밥집에 들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지역만의 특색과 재미를 찾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인다고 하네요. 그런 노력이 시민들의 정서에 크게 닿아서 흥을 돋고 재미를 더하는 것입니다. 



출처_ SBS Sport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던 송해 씨는 슬픔으로 집 밖도 나오지 않은 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당시 KBS PD에게 받은 제안으로 기분전환 겸 바람도 쐬고자 촬영을 했는데, 어느덧 30년의 시간이 흘렀다고 당시를 기억합니다. 그는 전국노래자랑을 통해서 삶의 큰 위로를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기억나는 출연자가 한 명 있다고 했는데요. 1990년 장충체육관 설 특집 생방송에 출연한 63세 맹인 노인이라고 합니다. 


“당시 연출과 작가가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내게도 상의를 했는데 ‘정월초하룻날 생방송인데 장님이 출연해서야 되겠느냐’라는 이야기였죠. 당시 시대에는 그런 면이 있었어요. 지팡이를 집고 있으면 택시도 못 탈 정도로 심각한 장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노래자랑이 성한 사람만 즐기는 게 아니라 아픈 사람도 듣고 참여해서 함께 기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연출과 작가에게 ‘그분에게 용기를 주자.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했습니다. 딸과 함께 올라오는 그분을 보면서 객석이 숙연해지더군요. 노래도 얼마나 구성지게 잘하는지 방청석에서 앙코를 요청이 계속 나왔어요. 결국 세 곡까지 부르게 됐죠. 그 뒤로 장애인들이 방송에 많이 나오게 됐어요. ‘돈 주고도 못 사는 용기를 얻었다’며 인사를 많이 받았죠.



출처_ 더 부천 



노래자랑을 통해서 만났던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실로폰을 치는 김인협 단장은 매번 출연자 중에 아이들이 나오면 만 원씩을 줬다고 하네요. 그런데 방송에 한 출연자가 세 명의 처녀를 데리고 나왔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이 아이들이 12년 전 일곱 살, 다섯 살, 세 살이었는데 그때 김단장님이 만 원씩을 주셨어요. 그 덕분에 이렇게 아무 탈 없이 컸습니다.” 하며 그때 받았던 돈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고 합니다. 눈가가 저절로 촉촉해서 한동안 손수건을 훔쳤다고 하네요.


35년 동안 참가자들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초창기에는 열 사람 중 여섯 사람이 한복을 입고 파마를 하고 나와서 무대에서 꼿꼿이 서서 수줍게 노래했는데, 지금은 활발해졌고 솔직해졌고 가식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자유롭게 흥과 멋을 낸다고 해요. 구성지게 노래하고 무대 위에서 너스레를 떠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출처_ 봉화은어축제




 지금도 활약하는 선배를 위한 후배들의 공연


90세 송해 씨의 이런 활동을 후배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용수, 이용식, 임하룡, 전유성, 남희석,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 국내 개그맨들은 ‘2015 웃자 대한민국! 송해 90 기념 헌정공연’을 연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담고 본받고 마음을 이어가는 취지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이 공연으로 생긴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여러 기부 활동으로 이어집니다.


해방 이후 전 연예사를 통틀어서 최초이자 최대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가오는 4월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다고 합니다. 송해의 사진 및 영상, 대한민국 코미디 역사가 전시됩니다. 또한, ‘개그콘서트’, ‘웃음을 찾는 사람들’, ‘코미디 빅리그’ 팀이 공연을 펼칠 예정입니다.이러한 공연 소식을 들은 송해 씨는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답니다.


“사랑하는 후배님들이 저를 위해 뜻 깊은 헌정공연을 준비했다고 들었습니다. 덕분에 제 지난 세월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여러분들과 따뜻한 가슴을 나누며 영원한 ‘송해 오빠’로 함께 하겠습니다.



출처_ 송해 헌정공연 펼친다 …'2015 웃자 대한민국' / 뉴시스 / 2015.02.12.



앞으로 일요일에도 계속해서 “전국~ 노래자랑!”이라는 우렁찬 송해 씨의 목소리를 듣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래서 지역마다 즐거운 노래자랑이 이어갔으면 좋겠네요. 건강하게 오래 우리 곁에서 즐거운 웃음 주시길 다독다독에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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