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프로그램의 어제와 오늘

2015. 3. 24. 06:26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헤럴드경제


음식이 우리 몸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건 많은 경험으로도 알고 계시죠? 기분이 꿀꿀할 땐 단 음식을, 스트레스로 화가날 땐 매운음식으로 안 좋았던 기분을 달래곤 하죠. 이러한 반응을 이용하여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고 치유하려는 요리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요리 프로그램


80년대만 해도 요리 프로그램은 교양적 목적을 띄었습니다. 마치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자신의 요리법을 전수하듯 엄숙하고 딱딱한 방송이었습니다. 여성 진행자가 한복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나와 음식을 만드는 모습에서 가사를 돌보는 것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이라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후 90년대에는 교양으로 여겨지던 요리 프로그램에 토크와 쿠킹의 요소가 더해지면서 예능프로로 탈바꿈했습니다. 단순히 레시피를 전달하던 요리프로그램은 시청률 확보를 위해 다양한 포맷과 아이템으로 제작되었습니다. 



SBS ‘이홍렬쇼’ 국민요정 SES편


지금 유행하고 있는 ‘먹방’(먹는 방송)이 기미를 보인 것은 2000년대부터라 할 수 있습니다. SBS의 ‘결정! 맛대맛’에서는 셰프들이 나와 요리 대결을 하고 맛 평가단으로 출연한 연예인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때부터 음식관련 프로그램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했고, KBS의 ‘VJ 특공대’와 MBC의 ‘찾아라! 맛있는 TV’, ‘생방송 화제집중’ 등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음식점들이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TV를 이용해 많은 문제점도 낳았습니다.



SBS '결정 맛대맛'




맛집보다 집밥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맛집 소개에 사람들은 식상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와 다른 과장된 이미지로 음식점을 홍보하는 마케팅이 많아지면서 직접 만들어 먹는 요리 프로가 속속들이 생겨났습니다. tvN의 ‘삼시세끼’, O’live의 ‘오늘 뭐 먹지’,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를 보면 친근감을 위주로 직접 만들어먹는 요리를 선보입니다. 분량을 정확하게 맞춘 요리보다는 출연자들이 서로 너스레도 떨어가며 일사분란하게 만들어 낸 음식은 만드는 재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출처_경남도민일보



여성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굴 줄 아는 남자는?


일하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외식산업이 발달하고 여성들은 점차 요리에서 멀어져갔습니다. 이에 반해 금남의 구역으로 여겨지던 요리에 많은 남자들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요리하는 남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리 프로그램을 지배했던 여성 요리 전문가는 사라지고 매력이 철철 넘치는 남성 셰프들이 방송을 달구고 있습니다. ‘네이키드 셰프’와 ‘제이미스 키친’으로 인기를 얻은 제이미 올리버는 잘생긴 외모에 요리실력까지 겸비한 모습을 보이며 여성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배우 차승원은 삼시세끼에서 마초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못하는 요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요리를 해내는 데요. 이러한 그의 모습에 여성들은 환호하고 있습니다. 사실 요리하는 남자의 원조격 인물로는 이정섭을 꼽고 싶습니다. 95년부터 시작된 KBS2 ‘이정섭의 요리쇼’에서 그는 ‘챔기름 두뱅울’이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여자 뺨치는 가녀린 손놀림으로 요리를 만들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남자가 무슨 요리냐며 볼멘소리를 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요리하는 남자가 대세가 됐을 정도니 시대가 많이 변하긴 했죠?



출처_한겨레


현실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주머니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을 때 집에서 만들어 먹는 따듯한 요리는 지친 마음을 달래줍니다. 그 때 그 시절에 먹던 음식, 눈물 젖은 빵 등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닌 당시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추억의 매개체입니다요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특색 있는 요리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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