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프로야구야, 반갑다!

2015.04.03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스포츠경향



누군가는 일찍 핀 벚꽃으로, 다른 누군가는 얇아진 옷차림으로 봄이 왔음을 눈치 챈다면, 야구의 시작으로 봄이 왔음을 예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2015 프로야구의 개막. 유독 올 시즌을 기다린 야구팬들. 그 이유는 다양합니다. 올해는 새로 생긴 KT 구단까지 합세해 10개 구단이 경기를 치릅니다. 종전에는 한 팀당 128경기를 치렀다면 이번 시즌에는 144경기를 치러야합니다. 야구팬의 입장에선 반길만한 일이지만,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하는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 입장에선 극심한 체력소모가 예상됩니다. 이번 시즌 가장 큰 화두는 KT가 작년의 NC와 같이 기존 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칠지, 야신 김성근 감독의 조련으로 거듭난 한화의 경기는 어떨지, 삼성의 5년 연속 시리즈 우승의 여부입니다.





출처_경기일보







기록이 없다면 야구가 무슨 의미일까


흔히 야구를 기록의 스포츠라고 말합니다. 경기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초시계로 시간을 재고 있거나 무언가를 끊임없이 적고 있는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야구는 경기 중에 벌어지는 사소한 상황 하나하나까지 모두 기록지에 남겨지는 유일한 종목입니다. 타수를 예로 들면 출루율은 어떤지 몇 프로의 확률로 장타를 칠 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갖은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합니다. 


야구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가 더 많은 게임입니다. 투수가 타자에게 공을 던지기 전까지 그날 투수의 제구력, 타자의 강점과 약점, 주자의 위치, 점수 차이 등 경기의 모든 상황이 투수의 공 하나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경기 외의 지략 싸움이 더욱 더 흥미진진한 경우가 많습니다. 봄이 오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까지 경기 시간만 되면 야구 중계를 하는 티비나 모니터 앞에 홀린 듯 모여드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야구가 기록의 스포츠임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영화가 있습니다. 2011년에 개봉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머니볼’입니다. 메이저리그 만년 최하위 구단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가 영입되면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선수를 선발합니다. 현재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경기 데이터에만 의존해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를 합류시키는 겁니다. 마침내는 기록에 기반한 선수의 영입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고 피터를 영입한 단장 빌리 빈 (브래드 피트)도 다른 구단에서 거액으로 스카웃 제의를 받게됩니다. 야구 기록은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며 기록이 없었다면 실력을 가늠하는 일도 야구를 보는 재미도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출처_한겨레



야구경기는 단편 소설 한 권을 보는 것과 같다


상대방의 골대에 공을 넣기 위해 쉴새 없이 움직이는 축구와 농구를 보다 보면 스포츠의 매력은 이런 박진감때문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 야구를 보면 대체 어디서 매력을 찾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투수는 한참 동안 멀뚱히 서서 엉거주춤 앉아 있는 포수를 바라보고, 타자는 헬멧을 벗었다 썼다, 장갑의 밴드를 풀었다 조였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조용한 흐름 가운데 묘한 신경이 느껴집니다. 삼성 박한이 선수의 타격자세는 아주 느리기로 유명한데요. 박한이 선수는 타격 전에 자신이 정한 일련의 행동을 취하고 나서야 제대로 타격할 준비를 합니다. 이걸 루틴이라고 하는데 꽤나 답답해 보이지만 각 선수마다 준비자세가 다르고 각자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하나의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박한이 선수의 준비 자세 단계가 많이 줄었습니다. 올 시즌부터는 타석에 들어설 때 BGM이 10초로 제한되고 타석에 들어선 뒤에 한 발은 타석에 둬야합니다. 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스트라이크가 선언됩니다. 






박한이 타격 준비자세



관객들은 치맥 없는 야구를 즐길 수 있을까


빈손으로 야구장에 입장 한다면 뭔가 좀 허전합니다. 기차 탈 때 계란과 사이다가 문화로 자리 잡았듯, 야구장에 갈 때는 맥주와 치킨이 필수가 되었습니다. 시야가 확 트인 경기장에 앉아 각 팀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마시는 맥주는 장외 홈런을 친 야구선수의 기분과 맞먹습니다. 선수들은 구슬땀 흘려가며 뛰고 있는데 나는 훈수나 두며 음주를 하고 있자면 좀 미안하고 부끄러운 감도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야구장에 주류반입이 금지돼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KBO에서는 쾌적한 야구장 환경조성과 성숙한 관람 문화의 정책 때문이라고 하지만 야구장 내 매점의 이용률을 높여 구단의 수익성을 키우기 위한 상술인 것 같아 의심스럽습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가족단위나 여성 관람객이 늘어나고 시민의식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기를 관람하며 다같이 열띤 응원을 펼치다보면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립니다.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관람이 아닌 즐기는 오락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흥미로운 일들로 시즌이 풍성해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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