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 우리에게 가져올 이점은?

2015. 5. 28.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이미지출처_마이크로소프트


모든 것은 거기서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인터넷만 없었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젊은 시절처럼 화려한 시간을 보냈겠지만 지금처럼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노배우 취급을 받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인터넷이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킨 90년 대 후반까지도 빌 게이츠는 인터넷은 쓰레기여서 조만간 망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정보는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데 누구나 만들어 올릴 수 있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것은 쓰레기장에서 보석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혹평했습니다. 그는 인터넷에 대항하기 위해 MSN 라는 별도의 네트워크를 만들었으나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결국 인터넷에 들어와 MSN.COM을 만들어 역전을 노렸으나 이미 늦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한번의 판단 실수로 이때부터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텝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계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을 잡기 위해 자신들의 장점을 이용했습니다. 당시 브라우저 1위였던 넷스케이프를 이기기 위해 윈도우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기본 프로그램으로 설치해 놓았습니다. 윈도우라는 자산을 이용하기 위해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윈도우 프로그램을 이용 할 수 있는 기술인 ‘ActiveX’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결정은 단기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영향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거대한 공룡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기본 탑재는 독과점 논란을 만들어 10년 동안 전 세계 법원에 불려 다녀야 했기에 공격적인 사업진행을 할 수 없게 했고,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지원하는 ActiveX는 인터넷 표준과 동떨어진 코드를 많이 지원했기에 매우 느린 브라우저로 악명이 높아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는 것처럼 이런 사이에 인터넷에서 핵심 노다지 땅인 검색 시장은 ‘구글’이 모두 가져가 버렸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Bing을 앞세워 검색 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구글과 차이가 큽니다. 또한, 트랜드는 자연스럽게 모바일로 넘어 갔는데 이 시장 역시 애플과 구글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자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또한, 작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를 향한 핵 펀치급 소식도 하나 있었습니다. 세계 최대 PC게임 마켓인 ‘스팀(http://store.steampowered.com)’을 운영하고 있는 ‘밸브 코퍼레이션(Valve Corporation)이 콘솔 게임 전용 OS인 ‘스팀 OS(stream OS)를 무료로 공개하며 리눅스를 지원한 것입니다. 리눅스 커뮤니티에서 떠도는 오래 된 농담이 리눅스 관련 가장 큰 거짓말은 ‘이번 년도가 리눅스가 데스크탑에 진출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매년 반복 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리눅스는 대부분 기업에서 서버를 운영하기 위해 사용하지 개인들이 집에서 PC에 설치 해 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적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리눅스에서 지원하는 게임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대부분의 일들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세상에서 집에서 PC를 열어보는 경우는 대부분 게임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리눅스는 무료입니다. 뿐만 아니라 윈도우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리눅스에서 유사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로 사용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에서 리눅스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리눅스에서 실행가능한 완성도 높은 게임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밸브 코퍼레이션이 리눅스를 지원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게임을 하기 위해서 꼭 윈도우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대부분의 매출이 윈도우와 오피스에서 나오는 현실에서 앞으로 리눅스가 대중화 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변할 수 밖에 없는 이유


화석이 되어가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변하고 있습니다. 우선 그들의 가장 큰 자산이며 유료 프로그램의 대명사인 윈도우가 점점 무료화 되고 있습니다. 윈도우 8.1 with Bing은 스마트폰과 태플릿에서는 무료입니다. 저가형 노트북에서는 2만원 미만으로 공급합니다. 심지어 출시 준비 중인 ‘윈도우 10’이 나오면 ‘윈도우 7’과 ‘윈도우 8’ 사용자에게는 무료로 업그레이드를 해 준다고 합니다. 참고로, 윈도우 9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정확한 이유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윈도우 95’ 때문에 ‘윈도우 9’가 프로그램적으로 충돌이 일어 날 수 있어 건너 뛰었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속 터지게 느린 속도 때문에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대신하기 위해 ‘엣지’도 출시 준비 중입니다. 인터넷 표준 이외 다양한 것들을 지원하기 위해 덕지덕지 붙여 너덜너덜해진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버리고 인터넷 표준만 지원해 속도를 빠르게 하고 대신 편리성을 개선했습니다. 느린 속도와 차별성 없는 기능으로 인해 점점 크롬과 파이어폭스에 사용자를 빼앗기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그대로 두고만 보고 있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딸이 보고 있는 화면을 패드로 통해 손가락으로 그려 가면서 설명. 이미지출처_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를 통해 아버지가 패드에서 설명해 주는 화면이 눈 앞에 가상으로 뜨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수리. 이미지출처_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의 혁신제품 ‘홀로렌즈’


무엇보다도 마이크로소프트를 다시 보게 만든 제품은 ‘홀로렌즈’입니다. 홀로렌즈는 워싱턴 레드먼드 본사 사옥에서 윈도우 10 이벤트 현장에서 공개 되었습니다. 최근 20년간 인상적인 신제품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윈도우가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자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초대 된 기자 중 많은 수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별 기대 없이 참석한 행사에서 나타난 ‘홀로렌즈’는 영화에서나 가능 할 줄 알았던 먼 미래를 현실로 당겨서 눈 앞에 놓이게 했습니다. 


‘홀로렌즈’는 HMD (Head Mounted Display) 형태의 증강현실 기기입니다. HMD는 머리에 쓰면 바로 눈 앞에 화면을 보이게 하는 기기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기기는 소니의 HMZ와 오큘러스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증강현실이 아닙니다. 컴퓨터 모니터와 TV 화면에서 볼 수 있는 화면을 단순히 눈 앞에서 보여주기 때문에 크게 볼 수 있다는 것에 불가합니다. 귀에 이어폰을 꼽으면 작은 소리지만 크게 들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증강현실은 그 동안 스마트폰 앱에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HMD가 아니기 때문에 현실감이 크지 않았습니다. 앱 대부분의 완성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가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밀해야 하는데 그런 앱은 찾아 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홀로렌즈는 아이언맨 같은 영화에서 등장하는 가상현실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수한 스카이프를 통해 대화를 하다가 박스, 건물 같은 가상 제품을 만들어 멀리 떨어져 있는 상대방에서 전달 해 주면 상대방은 그 제품을 받아 공중에서 돌려 보거나 확대 해 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처럼 공중에 손을 움직여 제품을 돌려 보거나 확대/축소를 할 수 있으며, 손가락을 움직여 컴퓨터에서 클릭과 유사한 기능을 해 추가 정보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도면을 이용 해 건물을 만든 다음에 고개를 돌려서 옆을 보니 내가 방금 전에 도면을 이용해 그린 건물이 현실 속 건물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현실의 건물과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서 있고 이 건물을 손가락을 이용해 위치를 바꾸거나 색상 혹은 타일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음성 인식도 가능해 복사 (Copy) 와 같은 음성 명령어를 통해 건물을 똑같이 하나 더 만든 후 바로 3D 프린터로 뽑을 수 있습니다. 건물 같은 사물만 가상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 나에게 와서 말을 걸어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모습에 깜짝 놀라 확인 해 보니 현실 속에 사람이 아니라 가상의 사람입니다. 


국내 외 언론에서 홀로렌즈를 사용 해 보고 쓴 리뷰는 칭찬 일색입니다. ‘와우’라는 감탄사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정말 오랜만에 깜짝 놀랄만한 혁신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홀로렌즈 활용 범위가 어떻게 될지, 그리고 우리 삶과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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